엑손모빌 CEO, 트럼프 차기 행정부에 파리협정 탈퇴 자제 촉구 나선 까닭은?

에너지전환 ‘장기 투자’ 피력…2027년까지 200억 달러 투자

에너지 기업 엑손모빌의 대런 우즈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이 파리협정에서 재탈퇴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또 메탄 배출량 규제 역시 계속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대립각을 세운 겁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백악관에 입성하는 2025년 1월에 맞춰 파리협정 재탈퇴를 예고했습니다. 나아가 온실가스 배출량 제한 등 주요 기후환경규제 역시 철폐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우즈 CEO는 13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입장을 밝혔습니다.

현재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가 열린 아제르바이잔을 찾은 우즈 CEO는 WSJ 이외에도 뉴욕타임스(NYT)·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매체와 인터뷰에서 파리협정 재탈퇴가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거듭 반복했습니다.

우즈 CEO는 트럼프 당선인이 제안한 대로 파리협정에서 미국이 재탈퇴할 시 기업경영에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습니다.

그는 파리협정 재탈퇴가 “매우 비효율적”이라며 “많은 불확실성을 야기한다”고 경고했습니다. 또 기후변화로 인한 최악의 영향을 막으려는 국제사회의 대응에도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엑손모빌 CEO, 파리협정 재탈퇴 경영 불확실성 초래 🚨

앞서 미국은 트럼프 1기 행정부(2017~2021년) 시절 파리협정에서 탈퇴한 이력이 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2021년 1월 취임하자마자 첫 조치 중 하나로 파리협정 재가입을 지시했습니다.

현재 트럼프 재집권으로 미국의 파리협정 재탈퇴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큽니다. 트럼프 당선인 취임 동시에 미국이 유엔에 파리협정 탈퇴를 요구할 경우 이번에는 1년 이내에 효력이 발생합니다.

우즈 CEO는 엑손모빌이 2015년부터 파리협정을 공개적으로 지지해 왔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는 2017년 트럼프 당선인에게 파리협정에서 탈퇴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는 사실도 언급했습니다.

또 최근 정부 당국자들을 상대로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노력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엑손모빌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2030년까지 자사 스코프1·2 부문 배출량을 2019년 대비 50% 감축하는 것이 중간목표입니다.

우즈 CEO는 WSJ에 행정부가 바뀌어도 엑손모빌은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정권이 바뀔 때마다 시계추처럼 왔다 갔다 하는 것은 기업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정치적 의제가 회사의 사업과 투자 결정을 좌우하게 두지 않을 것”이라고 피력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당선인이 1기 행정부 기간 종종 엑손모빌의 ‘충성심’에 의문을 제기했다고 전했습니다. 엑손모빌의 일부 경영진이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결정을 항상 지지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전해졌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집권 1기 첫 국무장관이자 전(前) 엑손모빌 CEO인 렉스 틸러슨과도 마찰을 빚은 바 있습니다.

 

화석연료 확대? 석유 기업 CEO가 지지 안 하는 까닭 🤔

트럼프 당선인은 대통령 선거 유세 중 바이든 행정부의 화석연료 개발 제한 정책이 물가상승을 초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그는 슬로건으로 ‘드릴, 베이비, 드릴(drill, baby, drill)’이란 전략을 내걸었습니다. 석유 시추 같은 에너지 개발을 적극적으로 허용하겠다는 뜻입니다.

에너지 전문 조사기관 샌키리서치의 애널리스트인 폴 샌키는 모든 석유 기업들이 트럼프의 화석연료 개발 전략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샌키 애널리스트는 “(석유 기업들이)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매우 열심히 노력해 왔다”며 “가장 원하지 않는 것은 모든 규칙과 규정이 다시 바뀌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우즈 CEO는 바이든 행정부에서 만들어진 메탄 배출량 규제가 철폐되어선 안 된단 입장을 역설했습니다.

물론 다른 의견도 나옵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인수위원회에서 기후환경 분야 정책을 담당했던 마이런 에벨은 ‘공급 제한’에 더 무게를 실었습니다.

에너지 대기업들이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지지하는 이유 중 하나가 공급 제한을 통해 가격을 더 높게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란 것입니다.

이 때문에 그는 “트럼프가 우즈 CEO보다 다른 석유 기업들의 의견에 더 귀 기울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엑손모빌, 에너지전환 ‘장기 투자’…올해 30억 달러 투자 💰

한편, 우즈 CEO는 에너지전환이 ‘장기 투자’라는 점을 역설했습니다.

NYT는 엑손모빌이 에너지전환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규모를 점차 늘리고 있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2022년부터 2027년까지 에너지 전환 투자 규모만 200억 달러(약 27조 원)에 이릅니다.

직접리튬추출 기술개발, 블루수소 공장 건설 등이 대표적입니다. 스위스 은행 UBS는 엑손모빌이 올해 온실가스 감축 프로젝트에 약 30억 달러(약 4조 원)를 지출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엑손모빌이 올 한해 지출의 약 11%를 차지합니다.

우즈 CEO는 “트럼프 2기에서도 엑손모빌은 청정기술 투자 계획을 그대로 이행할 것”이라며 “단, 정부가 해당 기술을 지원하는 입장을 바꿀 경우 단기적으로 투자 계획을 조금 조정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의 IRA가 여러 청정기술에 투자를 장려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현재 트럼프 당선인은 IRA에 따른 청정기술 세액공제를 철폐하거나 축소하려고 계획 중입니다.

우즈 CEO는 또 온실가스 배출량을 규제하기 위해서는 국제 표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점을 촉구했습니다.

그는 NYT에 “전 세계 배출량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피력했습니다. 해당 시스템이 각국 정부의 규제를 위한 표준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말입니다.

이와 별개로 엑손모빌은 기후환경단체들로부터 자체 기후대응이 충분하지 않다고 비판받고 있습니다. 일부 사건과 관련해 법적 분쟁에도 휘말린 상황입니다.

이에 우즈 CEO는 엑손모빌이 과학적 합의에 따라 회사의 전략이 바뀌어 왔다는 점을 피력했습니다. 그 역시 화석연료 사용이 기후변화를 일으킨 큰 원인이란 점을 인정했습니다.

우즈 CEO는 화석연료 업계 역시 기후총회에 참석해 의견을 개진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그는 작년에 이어 올해 기후총회에 참석할 정도로 관련 논의에 큰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어떤 이들은 앉아서 그것(기후변화)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 실제로 그 문제에 관여하는 이들이 있다. (이들이 합류해야) 관점이 바뀐다고 생각한다”고 우즈 CEO는 이야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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