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구 페이스북)의 원자력발전 기반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난관에 부딪혔습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예정 부지에서 희귀종 꿀벌이 발견됐기 때문이라고 알려졌습니다. 해당 소식은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관계자 인터뷰를 통해 나왔습니다.
관계자에 따르면, 메타는 기존 원자력발전소 운영자와 데이터센터 전력구매계약을 맺을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데이터센터 건설 부지 바로 옆에서 희귀종 벌이 발견되며 프로젝트는 중단 위기에 처했습니다.
빅테크 기업 아마존 또한 기존 원전과 데이터센터를 연결할 계획이었으나 규제당국이 제지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기술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신규 전력원을 확보하지 않고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다”고 논평했습니다.
메타 ‘최초의 원전 기반 AI 데이터센터’ 좌초 ☢️
이번 소식은 빅테크 기업들의 원전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소식이 쏟아진 가운데 나왔습니다. 데이터센터에 원전 활용을 밝힌 기업은 아마존웹서비스(AWS)·마이크로소프트·구글 등입니다.
사실 다른 빅테크 기업과 달리 메타는 원전 기반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대한 공식적인 발표를 한 적이 없습니다. 이번 소식을 통해 메타 또한 데이터센터에 원전을 사용하려 했단 사실이 알려진 것입니다. 단, 해당 데이터센터의 구체적인 장소와 시기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상황 역시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희귀종 벌이 발견돼 원전과의 계약이 “복잡해졌다”는 것이 관계자의 말만 나왔습니다.
관계자는 지난주 메타 전체회의에서 저커버그 CEO가 해당 소식을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환경문제뿐만 아니라, 규제 절차를 포함한 여러 문제에도 직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저커버그 CEO는 회의에서 해당 프로젝트가 성사됐다면 메타는 원자력으로 가동되는 인공지능(AI)을 보유한 최초의 빅테크 기업이 됐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경우 메타가 데이터센터로서는 최대 규모의 원전을 보유하게 됐을 것이라고 저커버그 CEO가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메타는 계속해서 원전을 포함한 탈탄소에너지 프로젝트를 모색하는 상황입니다. 메타는 구체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아마존-탈렌 원전 데이터센터, 전력 승인 불발 ⛔
원전 기반 데이터센터 건설에 차질을 빚은 곳은 메타만이 아닙니다.
AWS는 지난 3월 탈렌에너지로부터 인수한 ‘큐뮬러스 데이터센터 단지’와 관련해 전력 확장이 불발됐습니다. 지난 1일 미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가 인근 전력사들의 이의제기를 받아들인 결과입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위치한 해당 단지는 인근의 ‘서스쿼해나 원전’에서 이미 직접 전력을 공급받고 있습니다.
단지 인수 계약금으로만 6억 5,000만 달러(약 9,071억 원)가 들었습니다.
AWS는 단지를 인수하면서 향후 10년간 서스쿼해나 원전에서 직접 전력을 공급받을 계획이었습니다. 이에 원전 운영사인 탈렌에너지와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할 계획이었습니다. 계약 직후 AWS는 전력 확장을 위해 서스쿼해나 원전의 발전량 일부를 데이터센터로 전환할 수 있도록 위원회에 승인을 요청했습니다.
인근 전력사들은 즉각 반발했습니다. 전력수급의 문제로 전력망 안정성이 훼손되고 소비자의 비용부담을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투표 결과, 5명의 위원 중 기권 2명에 반대 2표와 찬성 1표로 승인은 거절됐습니다.
지역 송전망 운영 기업이 송전망 부담 없이 새로운 대체 전력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는데 충분한 설명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 위원회의 설명입니다.
탈렌에너지는 해당 결정이 지역 경제 발전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즉각 반발했습니다.
‘공동 배치’ 불발, 원전-데이터센터 끼칠 영향은? 🤔
위원회 결정 직후, 탈렌에너지 주가는 1일 173.88달러(약 24만 2,660원)에서 한때 159.89달러(약 23만 3,140원)까지 급락했습니다. 같은날 173.88달러(약 24만 3,000원)까지 반등해 현재는 180달러(약 25만 원) 선까지 회복됐습니다.
여파는 탈렌에너지와 무관한 기업인 콘스텔레이션에너지에도 미쳤습니다. 스리마일섬 원전 1호기 재가동을 추진하는 기업입니다.
올해 9월 MS와 전력구매 계약을 체결해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발표 직후(1일) 콘스텔레이션에너지 주가는 258.1달러(약 36만 원)에서 243.99달러(약 34만 원)로 떨어졌습니다. 4일에는 225.95달러(약 31만 5,330원)로 최저를 찍고 230달러(약 32만 원) 선에서 답보 상태입니다.
시장의 이같은 반응은 위원회가 기존 원전과 데이터센터의 공동배치에 제동을 걸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원전은 대규모 전력을 탄소배출 없이 확보할 수 있단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원전 건설에는 10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대안으로 거론되는 소형모듈원전(SMR) 또한 상용화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예정입니다.
이에 빅테크 기업들이 선택한 것이 기존 원전에 데이터센터를 연결하는 ‘공동배치’입니다.
문제는 기존 전력망에 공급되던 전력 일부가 데이터센터로 이전됨에 따라 전력망 안정성이 위협받을 수 있단 것입니다.
위원회가 AWS-탈론에너지 간 계약을 기각한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
핵심은 전력망…“데이터센터 급성장에 대비 어려워” ⚡
결국 핵심은 전력망 확보에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미국 정책 컨설팅 기업 워싱턴애널리시스의 유틸리티 분석가 롭 레인스는 전력망 부족이 지역과 정책 전문가, 일반 고객에게도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뉴욕주 전력계통 운용사 뉴욕독립시스템(NYISO)의 재커리 스미스 부사장은 데이터센터 성장세의 불명확함으로 인해 전력수요를 파악하기가 어렵다고 호소했습니다.
그는 “(우리는) 얼마나 많은 수요가 있을지 예측할 능력이 부족하다”며 “시스템에 이를 처리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자원이 있는지 걱정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