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에 원전 활용 의사 밝힌 구글…아마존·MS 이어 3번째

원전 부흥 기대 나오지만 “빅테크, 개발 리스크 분담 여부가 관건”

빅테크 기업 구글이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원으로 원자력발전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10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주요 외신을 확인한 결과, 복수의 구글 관계자가 구글이 데이터센터 전력원으로 원전을 고려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증설에 따른 전력소비 증가로 온실가스 배출량 문제가 부상했기 때문입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세계 전력소비량 중 데이터센터로 인한 비중이 2022년 2%에서 2030년 10.2%로 5배 가까이 증가할 것이라 전망한 바 있습니다.

구글의 2023년 온실가스 총배출량은 2019년 대비 48% 증가했습니다. 데이터센터로 인한 전력소비량 급증이 원인으로 지목됐습니다.

 

구글 “2030 탄소중립 위해 원자력 검토 중” ☢️

구글 모기업 알파벳 최고경영자(CEO)인 순다르 피차이는 203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과 관련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각)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말했습니다.

피차이 CEO는 인터뷰에서 “(2030년 탄소중립은) 매우 야심찬 목표였다”며 “AI 투자 증대로 인해 (탄소중립에) 필요한 작업의 규모가 커진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그는 “현재 태양광 등 추가 투자를 검토하고 있으며, 소형모듈원전(SMR) 등의 기술도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구체적인 투자 규모나 대상은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아만다 피터슨 코리오 구글 데이터센터 에너지 부문 책임자도 지난 8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원전 사용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코리오 책임자는 “미국처럼 직접전력구매 규제가 심한 시장에서 우리는 여러 협력사와 함께 전력 관련 신기술 도입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원전이 대안 중 하나로 고려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원전이 24시간 내내 안정적으로 전력 공급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코리오 책임자는 원전이 “(구글의) 장기적 성장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구글은 작년 9월에도 원전을 포함해 탈탄소에너지 기술에 대한 대규모 투자 의향을 밝힌 바 있습니다. 당시 투자 대상으로는 ▲첨단 원전 ▲지열▲CCS(탄소포집·저장) ▲장기에너지저장 ▲청정수소 등이 포함됐습니다.

 

데이터센터
▲ 아마존은 올해 3월 미국 전력 기업 탈렌에너지로부터 큐물러스 데이터센터 단지를 인수했다. 해당 단지는 펜실베이니아주 인근 원전인 ‘서스쿼해나 스팀 일렉트릭 스테이션’에 직접 연결돼 전력을 공급받는다. ©Talen Energy

원전 데이터센터 인수한 아마존…‘원전 직구’ 나서 🛒

구글뿐만이 아닙니다. 올해 이미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MS) 등 주요 빅테크 기업의 원전 투자 소식이 연이었습니다.

가장 먼저 행동에 나선 빅테크 기업은 아마존입니다.

지난 3월 아마존웹서비스(AWS)는 미국 전력 기업 탈렌에너지로부터 ‘큐뮬러스 데이터센터 단지’를 인수했습니다. 계약금만 6억 5,000만 달러(약 8,770억원)에 달합니다. 데이터센터는 2023년 개장 당시 48㎿(메가와트) 규모로, 향후 475㎿까지 확장이 가능합니다.

이 데이터센터는 미 펜실베이니아주 서스쿼해나 원전 인근에 위치하며, 원전에서 직접 전력을 공급받습니다.

AWS는 단지 인수와 함께 10년간 서스쿼해나 원전과 직접 전력구매계약(PPA)도 체결했습니다.

사측은 해당 계약이 2025년 재생에너지 100%와 2040년 탄소중립 목표를 모두 달성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재생에너지 확장에 따른 간헐성을 보완하기 위한 기저발전으로 탈탄소에너지인 원전에 투자했다는 것입니다.

사측은 해당 단지에 향후 10년간 12개 이상의 신규 데이터센터를 설립하겠단 계획도 뒤이어 공개했습니다.

 

MS, 전력수요 급증에 ‘스리마일섬’ 재소환 🏭

MS도 지난 9월 원전 전력구매계약을 발표했습니다.

미국 원전 기업 콘스텔레이션에너지가 재가동할 미 펜실베이니아주 스리마일섬 원전 1호기로부터 20년간 전력을 독점 공급받을 계획입니다.

해당 원전은 2022년 폐쇄됐으나, 현재 재가동 절차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2028년 상업 가동을 시작해 2054년까지 운영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해당 소식은 전 세계 외신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스리마일섬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원전 사고로 유명한 곳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사고 현장은 원전 1호기가 아닌 2호기이며 현재는 해체 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블룸버그통신은 “MS가 미국 원자력 사고 현장을 두드렸다”고 전했습니다.

원전 재가동을 추진하기 시작한 2023년초부터 MS가 관심을 표해왔다고 콘스텔레이션에너지는 밝혔습니다.

MS는 이밖에도 버지니아·오하이오주 등에서 데이터센터 확장에 원전을 활용할 계획입니다.

 

빅테크발 원전 부흥 가능할까?…“핵심은 돈” 💰

빅테크 기업의 포부와 달리 실제로 원전 사용 확대가 가능할지 의문도 제기됩니다.

결국 핵심은 돈입니다.

먼저 아마존과 탈렌에너지 간 계약은 인근 전력사의 반발에 직면해 있습니다.

전력사들은 미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에 해당 계약이 전력망 안정성 저해와 소비자의 비용부담을 초래할 수 있다고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이들은 최대 1억 4,000만 달러(약 1,890억원)의 송전 비용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원전 개발에 빅테크 기업이 얼마나 투자할 의지가 있는지도 의문입니다.

신규 원전 개발의 경우 프로젝트 기간과 비용이 당초 예상을 넘기는 일이 잦습니다. 가장 최근 완공된 조지아주 보글 원전이 대표적입니다. 이 원전은 당초 예상보다 건설 기간은 7년, 건설 비용은 43억 달러(약 5조 8,000억원)를 초과했습니다.

구글 에너지시장개발 책임자인 캐롤라인 골린은 지난 9월 뉴욕기후주간 내 행사에서 빅테크 기업이 모든 원전 프로젝트의 위험을 감당할 것으로 기대하면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MS 또한 같은달 영국 런던에서 열린 세계원자력심포지엄에서 비슷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신규 원전에 대한 빅테크 기업의 지원은 좋은 가격으로 장기 전력구매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최대한이란 입장입니다. 가격·수요를 미리 보장해 프로젝트 개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그러나 프로젝트 지연·비용 상승으로 인한 부담을 지지는 않겠다는 말입니다.

이에 새로운 비용 마련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습니다.

메타의 전(前) 에너지 전략 책임자 피터 프리드는 전력구매계약의 가격 설정 시점을 늦추는 방안을 예시로 들었습니다. 구매량만 약속하고 가격은 향후 프로젝트가 어느 정도 진행된 다음 확정해 추가 비용부담을 나누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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