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다.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3분기 실적을 두고 나오는 평가입니다.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각) 테슬라가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3분기 매출은 251억 8,200만 달러(약 35조 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한 겁니다.
이는 미국 월가가 예상한 평균 매출액 253억 7,000만 달러(약 35조 원)를 일부 밑돈 겁니다.
그럼에도 3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0.72달러를 기록해 월가의 평균 예상치(0.58달러)를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테슬라의 3분기 실적은 전반적으로 시장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로 평가됐습니다.
이외 일반회계기준 순이익은 21억 6,700만 달러(약 3조 원)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습니다.
영업이익 역시 작년보다 54% 늘어난 27억 1,700만 달러(약 3조 7,700억 원)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었던 영업이익은 증가세로 돌아섰습니다.
테슬라, 차량·에너지·서비스 등 전 사업에서 예상외 실적 💸
사업 부문별로는 자동차 부문 매출이 200억 1,600만 달러(약 27조 원)로 작년 동기 대비 2% 증가했습니다.
자동차 부문 매출은 2022년 말 이후 거의 변동이 없는 추세입니다.
테슬라는 “3분기 생산량과 인도량 모두 작년 동기 대비 성장세로 돌아섰다”며 “10월 22일에는 700만 번째 차량을 생산했다”고 밝혔습니다.
테슬라의 3분기 차량 인도량은 46만 2,890만 대입니다. 전년 동기 대비 6% 늘기는 했으나 시장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테슬라는 이번 4분기에 강력한 인도량 증가 기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거시경제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올해 차량 인도량은 소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테슬라는 덧붙였습니다.
실적 발표 직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콘퍼런스콜에서 “2025년에는 더 낮은 가격의 차량과 자율주행차가 도래할 것”이라며 “20~30%의 성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머스크 CEO는 현재 테슬라가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위한 차량 호출용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향후 서비스가 내년에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텍사스주를 시작으로 대중에게 공개될 것을 기대한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이밖에 에너지발전·저장 부문 매출 역시 같은기간 52% 증가한 23억 7,600만 달러(약 3조 원)로 집계됐습니다. 직전 분기(30억 1,400만 달러)보다는 감소하긴 했으나 에너지 부문 역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겁니다.
테슬라 역시 “에너지 산업이 기록적인 매출 총이익을 달성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서비스·기타 부문 매출은 27% 늘어난 27억 9,000만 달러(약 3조 8,750억 원)를 기록했습니다.
“수익성 개선? 생산비용 절감·규제크레딧 판매 덕분” 💸
수익성 개선의 핵심에는 전기차 생산비용 절감이 있었다고 사측은 밝혔습니다.
테슬라는 전기차 차량 1대당의 매출원가가 3만 5,100달러(약 4,875만 원)까지 떨어졌다는 점을 밝혔습니다. 역대 최저 수준입니다.
테슬라는 “더 합리적인 가격대의 모델을 포함한 새로운 차량을 제공하기 위한 준비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에 (해당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무엇보다 탄소배출권 저감에 따른 규제크레딧 판매가 수입 증진에 큰 도움을 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규제크레딧은 미국 정부가 환경오염을 낮추는데 기여한 기업들에게 주는 일종의 인센티브입니다. 순수 전기차의 경우 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은 덕에 정부로부터 규제크레딧을 받습니다.
테슬라는 규제크레딧을 탄소배출 규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다른 기업에게 판매할 수 있습니다. 최근 수요 둔화로 전기차 판매가 줄어들자 완성차 기업들의 규제크레딧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됩니다.
테슬라는 “3분기 규제크레딧 판매로만 7억 3,900만 달러(약 1,200억 원) 규모의 수입을 올렸다”고 밝혔습니다.
3분기 실적 발표 후 테슬라 주가 20% 넘게 급증 📈
실적 발표 직후 테슬라의 주가는 장중 한때 20%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테슬라의 주가는 24일 전일 대비 21.92% 상승한 260.48달러(약 36만 원)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2013년 5월 이후 최대 상승폭입니다.
덕분에 테슬라 주가는 올해 하락폭을 모두 만회하고 5% 상승으로 전환했습니다.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월가는 테슬라의 실적 발표가 당분간 주가를 밀어올릴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미국 모건스탠리는 테슬라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14%로 제시했습니다. 회사의 성장 가능성이 “저렴한 모델 도입, 금융서비스 제공과 향상된 기능을 통해 가용성을 높일 수 있는 테슬라의 능력에 달려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투자은행 파이어샌들러의 알렉산더 포터 애널리스트 역시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그는 “거의 모든 면에서 예상외로 실적이 좋은 분기였고, 무엇보다 내년 전망과 관련해 더 많은 정보를 공개했다”며 “기존 예상치였던 8%보다는 더 상승할 여지가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반면, 트루이스트증권의 애널리스트인 윌리엄 스타인은 “테슬라가 신차를 처음 공개한 지 1년 이내에 차량을 인도한 적이 없다”고 꼬집었습니다.
아직 저렴한 신차가 공개되지 않은 시점에서 내년 상반기에 20~30%대 성장을 책임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스타인 애널리스트는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