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농작물의 25%가 수자원 부족 문제에 직면해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중에서도 세계 3대 작물(쌀·밀·옥수수)이 가장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세계자원연구소(WRI)는 최근 이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WRI는 연례적으로 수자원과 관련해 보고서를 발간합니다.
23일 연구에 따르면, 세계 작물의 4분의 1이 물 공급이 부족한 지역에서 재배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과적으로 식량안보가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 WRI의 경고입니다.
농작물 재배서 물 부족 문제 심화한 3가지 이유는? 🤔
기관은 식량 생산 과정에서 물 부족 문제가 심화하는 이유에 대해 크게 3가지를 꼽았습니다.
첫째, 인구 증가에 따른 식량수요 때문입니다. 세계 인구는 2050년 100억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를 위해서는 2010년 대비 56% 더 많은 식량(칼로리 기준)이 생산돼야 합니다.
둘째, 이 가운데 수자원이 빠르게 고갈되고 있습니다. 반도체 등 다른 산업군 역시 막대한 물을 소비하는 추세입니다. 관개농업이 이들 산업군과 물소비를 두고 경쟁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인도의 경우 관개농업을 위한 매년 막대한 양의 지하수를 퍼올리고 있습니다. WRI는 인도 북북에서만 농업을 위해 매년 지하수가 30.48㎝씩 고갈되고 있다는 점을 사례로 언급했습니다.
오늘날 세계 식량생산량의 34%는 관개농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 관개작물의 약 60%가 수자원이 부족하거나 물스트레스가 매우 높은 지역에서 재배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WRI는 중국·인도·미국·태국·브라질 등 10개국에서 세계 관개작물의 약 72%가 생산된다는 점을 언급됐습니다. 사탕수수·면화·옥수수·밀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중 3분의 2가량이 높은 수준의 물스트레스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관은 “관개작물은 종종 다른 국가로 수출되는 ‘현금 작물’이다”라며 “수자원 고갈은 식량안와 경제에 모두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마지막 셋째는 기후변화입니다. 나머지 식량생산량의 66%는 빗물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기후변화로 인해 가뭄이 빈번해지고 강수패턴이 바뀌고 있습니다.
WRI는 “물 공급의 변동이 매우 심해진다는 것을 말한다”고 우려했습니다.
기관은 빗물에 의존하는 작물들이 물부족에 직면할 가능성이 2050년까지 2020년 대비 40%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인도·미국·호주·중국·니제르 등 5개국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WRI는 덧붙였습니다.
WRI, 지속가능한 물관리 정책 필요성 강조 💧
WRI는 “농부들이 일정 수준의 물 공급 변동성에는 적응했다”면서도 “(물소비를 둘러싼) 경쟁 심화와 기후변화로 인해 가용 공급량이 점점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럼에도 WRI는 수자원 부족이 즉각적인 식량위기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물관리와 식량생산 정책을 개선함으로써 물이 부족한 세상에서도 오히려 더 많은 식량을 생산할 수 있다고 기관은 강조했습니다. ‘지속가능한 물관리’ 정책의 필요성을 역설한 겁니다.
또한, 버려지는 식량이 없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기관은 조언했습니다. WRI는 “농업에 사용되는 물소비량의 25%가 궁극적으로 먹지 않고 버려지는 식량 재배에 사용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댐이나 관개 시스템이 기존 수자원을 끼치지 않는 방향으로 관리돼야 한다는 점이 언급됐습니다. 습지 보호 등 자연기반솔루션(NBS)에 정부와 기업이 적극적으로 투자를 진행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농지를 바이오연료 생산을 위해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WRI는 “토지와 수자원에 대한 경쟁이 심화할 수 있다”며 “수질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나아가 정부와 기업이 물과 관련해 지속가능한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습니다.
2050년 물 문제로 고소득국 GDP 평균 8% ↓ 💸
한편, 같은날(16일) 세계물경제위원회(GCEW)도 수자원 문제를 지적하는 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위원회는 보고서에서 수자원 부족 문제가 가속화함에 따라 향후 25년 이내 전 세계 식량생산의 절반 이상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또 별다른 대응이 없을 경우 2050년까지 물 문제로 인해 고소득국가의 국내총생산(GDP)이 평균 8%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저소득국가의 경우 평균 15%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위원회 공동의장을 맡고 있는 타르만 샨무가라트남 싱가포르 대통령은 너무 늦기 전에 각국이 수자원 관리 협력을 시작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이날 유럽환경청(EEA) 또한 비슷한 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EEA는 기후변화로 인해 유럽 내 습한 일부 지역도 건조해지는 추세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