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에너지부(DOE)가 남부 루이지애나주와 텍사스주에 12억 달러(약 1조 5,900억원)를 투자해 DAC(직접공기포집) 허브 2개를 구축하기로 한 상황.
정작 DAC 허브가 설치될 지역사회에서는 이들 시설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지난 23일(현지시각) 보도했습니다.
DAC와 같은 설비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지역사회 및 대중과의 소통에 실패하면, 그 결과는 기후테크 산업 전반에 해를 끼칠 수 있단 우려가 나옵니다.
美 DOE “DAC 허브 구축 ‘정의로운 전환’에 기반해 추진돼” ⚖️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한 미국.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연간 최대 18억 톤의 탄소를 제거해 포집 및 저장해야 할 것으로 미 행정부는 추정한 바 있습니다.
이 때문에 미 정부는 DAC 기술 상용화를 위해 35억 달러(약 4조 6,000억원)를 들여 미국 4개 지역에 연간 최소 100만 톤의 탄소제거 및 저장이 가능한 DAC 허브 구축 계획을 추진 중입니다.
이중 2개는 ‘프로젝트 사이프러스(Project Cypress)’와 ‘사우스 텍사스 DAC 허브(South Texas DAC Hub)’로 각각 루이지애나주와 텍사스주에 건설됩니다.
미 정부는 해당 프로젝트가 ‘저스티스 40 이니셔티브(Justice 40 Initiative)’에 준수한단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 이니셔티브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기후정의’와 ‘정의로운 전환’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 과정에서 이행 부담과 이익을 모든 이해관계자가 공정하게 나누어 가지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니셔티브 자체는 소외지역에 청정에너지 전환서 얻은 투자 이익의 40%를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실제로 DOE는 DAC 허브 프로젝트 선정 시 해당 시설의 기술적 장점과 부정적 영향 외에도 지역사회와의 협력 및 이익공유 등을 검토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후 DAC 허브 선정 발표에서 DOE는 2개 프로젝트 덕에 지역사회에서 5,000여개의 일자리가 생길 수 있단 점을 강조했고, 선정된 협력업체들과 함께 지역사회에서 공개 공청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DAC 허브 들어설 루이지애나·텍사스, 지역사회서 반발 움직임 관측 🚨
그러나 DAC 허브 2개가 들어서기로 한 루이지애나와 텍사스주 주민들은 시설 구축에 부정적인 반응입니다.
루이지애나주서 환경정의 활동가로 일하고 있는 로이세타 오자네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DAC 시설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기 위한 실험인형이 되고 싶지 않다”고 피력했습니다.
그는 연간 100만 톤의 탄소제거를 목표로 하는 해당 DAC 허브가 실제로 작동할지 회의적이라고 밝혔습니다. 오자네는 집 뒷마당에서 불과 2마일(약 3.2㎞) 떨어진 곳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CO₂) 수송을 위한 파이프라인 건설도 우려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스우스 클라임웍스(Climeworks) 등 3개 기관이 협력해 만드는 ‘프로젝트 사이프러스’에 대해 칼카슈군 지역주민 50여명이 회의에서 반대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편, 텍사스주 환경단체 ‘치스파 텍사스(Chispa Texas)’에서 프로그램 관리자로 일하고 있는 엘리다 카스티요도 지역사회 내 DAC 허브 건설에 우려의 뜻을 내비쳤습니다.
텍사스주에서는 에너지 기업 옥시덴탈페트롤리움(OXY, 이하 옥시덴탈)을 주축으로 DAC 시설이 구축됩니다.
카스티요는 “해당 프로젝트가 지역사회에 제공할 혜택에 대한 세부정보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하며, 재생에너지 설비에 더 많은 투자를 진행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옥시덴탈 자회사인 1포인트파이브(1PointFive)는 DAC 허브 구축을 통해 일자리 창출 및 기후교육 이니셔티브 등이 있을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美 중서부 5개주 연결할 CCS 프로젝트도 지역사회 반발 부딪혀” 🗺️
이같은 반발은 비단 DAC 허브에 한정된 것은 아닙니다.
서밋카본솔루션(Summit Carbon Solutions)이란 개발업체는 미 중서부에 ‘미드웨스트 카본 익스프레스(Midwest Carbon Express)’ 프로젝트를 추진 중입니다.
작년 10월 우리나라 SK E&S가 서밋카본솔루션의 지분 10%를 1억 1,000만 달러(약 1,300억원)에 매입한 바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미 중서부 5개주(노스다코타·사우스다코타·미네소타·네브래스카·아이오와) 내 32개 옥수수 에탄올 생산설비에서 발생하는 연간 1,200만 톤의 CO₂를 포집해 저장하는 사업입니다.
즉, 대규모 CCS(탄소포집·저장) 프로젝트인 것.
포집된 CO₂는 노스다코타주에 지하 저장설비에 탄소가 격리되며, 이를 운송할 파이프라인이 5개주에 걸쳐 건설될 예정입니다. 이를 위해 서밋카본솔루션은 아이오와주에서만 약 2,000마일(약 3,218㎞)에 달하는 파이프라인을 건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문제는 이 파이프라인이 미 중서부 주요 곡창지대를 지나간단 것.
파이프라인이 지나가는 지역주민들은 생계를 걱정하며 서밋 측에 토지 양도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5개주 농가는 파이프라인 설치 전후로 발생할 농작물 피해 및 CO₂ 노출 등을 우려한 상태입니다.
실제로 이같은 우려가 잇따르자 8월초 노스다코타주 규제당국은 해당 프로젝트 허가 신청을 반려했습니다.
이는 미 지질조사국(USGS)이 파이프라인 경로에서 지질학적으로 불안정한 지역 14개 지역을 식별했기 때문이라고 주 규제당국은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현재까지도 계속 각 주에서 공청회가 진행 중인 상황입니다.
CDR 산업 지원 위한 CRA 이사 “기후테크 산업, 소통 및 설득 과정 필수” 📢
기후테크 산업이 빠르게 확장하기 위해선 지역사회 나아가 대중과의 소통과 설득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단 것.
클라임웍스 등 20여개 탄소제거(CDR) 기업들이 CDR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결성된 로비그룹 ‘클라이밋 리무버 얼라이언스(CRA)’의 공동창립자인 지아나 아마도르 이사는 기후테크 산업 확장을 위해선 지역사회와의 소통이 필수란 점을 강조합니다.
아마도르 이사는 “(DAC 허브와 같은) 프로젝트를 원하는 지역사회와 그렇지 않은 것도 있을 것”이라며 지역사회 내 다양한 정서와 환경정의를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DAC 기술이 신속하게 확장돼야 할 필요성과 해당 기술이 지역사회와 신뢰를 구축해야 할 필요성이 충돌하는 상황”이라며 “이는 (기후테크) 업계의 모든 시선이 향후 몇 년간 루이지애나와 텍사스주에 쏠릴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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