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서 올림픽 최초 ‘중고시장’ 개최…탄소발자국 ↓·자원순환 ↑

금메달리스트 국기부터 가구·전자기기까지

‘2024년 프랑스 파리 하계올림픽·패럴림픽(이하 파리 올림픽)’에서 사용된 물품들을 판매하는 중고시장이 열렸습니다.

‘그랑드 브라데리 데 쥬(Grandes Braderies Des Jeux)’입니다. 프랑스어로 ‘대규모 경기 정리판매’이란 뜻으로, 일종의 벼룩시장입니다.

지난달 14일(이하 현지시각)부터 이달 18일까지, 프랑스 24개 지역에서 개최됐습니다.

올림픽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에서 올림픽 물품을 대상으로 중고시장을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 중고시장은 탄소배출량 감축과 순환경제 전략의 일환으로 마련됐습니다. 역대 최초로 탄소배출량을 이전 올림픽 대비 50% 줄인 친환경 올림픽이란 파리 올림픽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입니다.

 

▲ 9월 14일부터 10월 18일까지, 한달여 넘게 열린 중고시장에서는 유니폼 등 의류부터 소비재, 의식용품 등 다양한 중고물품이 판매됐다. ©Magali Altounian, X

올림픽 첫 중고시장…금메달리스트 착용 국기까지 🥇

파리 올림픽에는 206개국에서 1만 명 이상의 선수가 참여했습니다. 자원봉사자만 4만 5,000명, 등록된 언론인 수도 2만 명에 달합니다.

이같은 대규모 인원을 수용하기 위해 침대·가전기기·위생용품 등에 막대한 자원이 사용됐습니다.

대회를 위해 새롭게 구매된 물품은 개수로 600만 개에 달합니다.

이에 조직위는 물질발자국 절감을 위해 다양한 전략을 채택했습니다. 그중 하나로 대회 기간 사용되고 남은 물품들에 ‘제2의 삶’을 부여하기 위해 중고시장을 기획한 겁니다.

판매 물품에는 ▲의류 ▲컵·수건 등 소비재 ▲깃발 등 의식용 물품이 포함됐습니다. 단순한 ‘중고’ 이상의 의미를 지닌 제품도 다수 포함됐습니다.

일례로 조직위는 프랑스 수영선수인 레옹 마르샹이 우승 후 두른 프랑스 국기도 판매 목록에 올랐다고 밝혔습니다. 프랑스 제5의 도시 니스에서 열린 중고시장에서는 성화 봉송 때 사용된 유니폼이 판매됐습니다.

조직위는 “(이러한) 재미있고 놀라운 제품들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중고시장의 모든 제품의 가격은 1유로(약 1,480원)에서 60유로(약 9만 원) 사이로 책정됐습니다.

무역 박람회·축제 등 지역의 주요 행사와 연계하는 식으로 더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유도했다고 조직위는 덧붙였습니다.

 

▲ 중고시장은 프랑스 24개 지역에서 개최됐다. 행사에는 많게는 수천 명의 인파가 몰렸다. ©Raphaël Leclerc

특별한 기념품 마련 위해 첫날 5000명 이상 몰려 🏆

올림픽 중고물품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은 뜨거웠습니다.

9월 14일 열린 첫 중고시장에는 5,000여명의 인파가 몰렸습니다.

조직위의 지속가능성 관리자인 캐롤라인 루이스는 “개장 직후에만 1,000명이 모였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그는 “큰 성공을 기대했지만 이정도까지는 아니었다”며 기대 이상의 성과라고 평가했습니다.

이후 안전을 위해 조직위는 2,500명 이내로 입장 인원을 제한했습니다.

그럼에도 인기가 계속되자 중고시장 개최 마지막날(18일)에서는 100여명의 사람들이 빗속에서 입장 대기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직위는 이같은 성공에 대해 접근 가능한 가격으로 파리 올림픽에 대한 향수를 기억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파리 올림픽 기념품을 저렴하면서도 의미있는 방식으로 가질 수 있는 기회였단 것입니다.

 

▲ 가구·전자기기·의료장비 등 중고제품을 도매로 판매하는 온라인 플랫폼. 2017년 설립된 프랑스 중고거래 스타트업 팩토리즈가 운영을 맡았다. ©Seconde Vie Paris 2024

온라인 도매 중고시장 개장…가구·전자기기 판매 ⚡

한편, 조직위는 중고제품 판매를 위한 온라인 플랫폼 ‘세콩드 비 파리 2024(Seconde Vie Paris 2024)’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플랫폼에 올라온 물품은 269가지에 달합니다. 그릇·컵 같은 소비재부터 가구·전자기기·의료장비까지 종류도 다양합니다. 물론 일상에서 사용되는 물품들이 주를 차지합니다.

조직위는 올림픽 뒷정리가 진행됨에 따라 진공청소기 등 다양한 품목이 추가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주요 대상은 대량구매자입니다. 오프라인 중고시장이 특별한 기념품을 찾는 대중들을 대상으로 한 것과 차별화됩니다. 플랫폼 운영은 2017년 설립된 프랑스 중고거래 스타트업 팩토리즈가 맡습니다.

독특한 점은 실물 사진·가격과 함께 해당 제품을 구매함으로써 방지되는 폐기물량을 안내한다는 것입니다.

주문이 완료된 후에는 제품으로 인한 탄소발자국 정보도 제공됩니다.

 

▲ 조직위는 파리 올림픽 경기에서 스포츠 장비를 관련 연맹과 연계해 지역 스포츠 클럽에 기부했다. 사진은 파리 18구에 위치한 탁구 클럽에 기증된 탁구대 모습. ©프랑스탁구연맹

목표는? “올림픽 물품 90% 재사용” ♻️

중고제품 판매는 순환전략의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조직위는 파리 올림픽에서 사용된 물품의 90%를 재사용한다는 목표를 이행하고자 다양한 전략을 준비했습니다.

먼저 경기에 사용된 스포츠 장비의 경우 75%는 임대로 마련됐습니다. 나머지 25%는 국가 전역의 스포츠클럽에게 기부됩니다. 배구·배트민턴·태권도 등 프랑스 현지 체육협회나 기관들이 협력할 예정입니다.

에펠탑에 임시 설치됐던 비치발리볼 경기장의 모래도 파리 근교의 공원과 경기장 조성에 재사용됩니다.

사무용품 유통사 프랑스 리레코로부터 임대한 사무용 가구 60만여개도 새 삶을 얻을 예정입니다. 사측은 회수한 가구는 신규 중고매장을 개장하는데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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