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5년 신규 내연차 퇴출 두고 시끄러운 EU, 이유는?

11월 차기 집행위 청문회서 내연차 퇴출 다시 쟁점 부상 전망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시한을 두고 유럽연합(EU) 내부가 시끄럽습니다.

EU는 2035년부터 신규 내연차 판매를 금지하기로 했습니다. 이는 EU의 2030년까지 1990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소 55% 감축하는 목표와 연관돼 있습니다.

‘2035년’이란 시점을 두고 EU 회원국 내부에서는 말이 계속 나옵니다. 작년 3월 EU 이사회에서 투표가 진행되던 당시에도 독일을 비롯한 여러 회원국이 반대의사를 밝혔습니다. 자국 자동차 산업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유럽 내 주요 완성차업체들은 아예 금지 시한 연기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 완성차업체들과의 경쟁이 치열해진 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올해 있던 EU 선거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연임에 성공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선거 당시 내연차 퇴출 시점을 연기할 수 있단 뜻을 내비친 바 있습니다.

유럽의회 내 다수당인 유럽국민당(EPP) 역시 법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소속된 정치그룹입니다. 이 때문에 차기 집행위가 내연차 판매 금지 시한을 재고할 것이란 주장에 힘이 실렸습니다.

그러나 차기 집행위는 내연차 판매 금지 시한을 2035년을 고수할 것으로 보입니다.

 

차기 EU 집행위원, 2035년 목표 시점 후퇴 없을 것 🚗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오는 11월 열릴 유럽의회에서 열릴 차기 집행위원들의 청문회와 관련한 내용을 전했습니다.

매체는 붑커 훅스트라 EU 기후담당 집행위원(네덜란드)이 청문회용으로 작성한 답변서를 입수했습니다. 네덜란드 부총리 출신인 그는 2023년 9월 EU 집행위에 기후담당 집행위원으로 합류했습니다. 차기 집행위에서도 같은 직책을 맡을 예정입니다.

훅스트라 집행위원의 답변서에는 2035년부터 신규 내연차 판매 금지 계획을 “후퇴시킬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훅스트라 집행위원은 현재의 법안이 “투자자와 (자동차) 제조업체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만들어 낸다”며 “EU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수송 부문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감축하여 탈탄소화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단 것이 그의 말입니다.

집행위에 의하면, 수송 부문은 EU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25%를 차지합니다.

 

2035년 신규 내연차 금지 두고 엇갈린 EU 회원국 🇪🇺

EU 회원국들 내 의견은 엇갈립니다.

프랑스의 경우 법안에 있어 더 많은 유연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독일의 경우 합성연료 신차는 그대로 유지되면 시점은 무관하다는 입장입니다.

가장 거세게 반발한 국가는 이탈리아입니다. 이탈리아는 집행위에 법안 전면 재검토를 촉구한 상태입니다. 2035년 신규 내연차 판매 금지 법안이 유럽 자동차 산업에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 이탈리아 정부의 입장입니다.

지난 9월 아돌포 우르소 이탈리아 산업부 장관이 직접 나서 우려를 내비친 바 있습니다. 이에 이탈리아는 차기 집행위가 2025년 초까지 계획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폴란드는 이탈리아의 정부의 제안을 일부 긍정적으로 검토 중입니다.

반면, 오스트리아와 스페인 등은 법안 목표 시점(2035년)이 변경되는 것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산업의 미래는 내연차가 아닌 전기차일뿐더러, 합의를 통해 도출된 시점을 다시 변경할 이유가 없단 것이 이들의 입장입니다. EU 싱크탱크 유럽운송환경연맹(T&E) 관계자는 법안 목표 시점 연기 시 배터리 공장을 건설할 인센티브가 사라질 것을 우려했습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EU가 2035년 목표 시점을 두고 물밑에서 치열한 협상싸움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2035년 신규 내연차 금지 두고 산업계 입장차 🤔

이 가운데 완성차업계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BMW그룹이 대표적입니다.

BMW그룹 최고경영자(CEO)인 올리버 집세는 최근 EU의 2035년 내연차 판매 금지 법안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그는 이달 14일 프랑스 ‘파리 모터쇼 2024’에 참석해 불만을 쏟아냈습니다.

집세 CEO는 해당 법안이 유럽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뿐더러, 중국 배터리 의존 심화를 야기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2035년부터 신규 내연차 금지 이행이 더는 현실적이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궁극적으로는 목표 시점을 연기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말입니다.

행사에 참석한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텔란티스 CEO도 EU의 일련의 조치가 유럽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위축시킬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 역시 법안 목표 시점 연기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는 유럽 자동차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기를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가운데 규제 강화가 유럽 자동차 업계에 추가 부담과 수익 저하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란 불안감이 퍼지고 있습니다.

전기차업계의 입장은 다릅니다. 폴스타·일렉트라 등 47개 기업은 집행위에 2035년 목표 시점이 고수돼야 한단 공개서한을 지난 9월 전달했습니다.

볼보자동차 역시 포함돼 있습니다. 짐 로완 볼보자동차 CEO는 “(2035년부터 신규 내연차 금지)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취해야 할 조치들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FT는 차기 집행위 청문회에서 2035년 신규 내연차 금지 법안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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