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C 스타트업 홀로센, 구글과 역사적 가격 ‘톤당 100달러’ DAC 크레딧 구매 계약 체결

클라임웍스 출신 CEO, ‘화학’으로 비용·지속가능성 잡다

빅테크 기업 구글이 역대 최저 가격인 톤당 100달러(약 13만원)에 DAC(직접공기포집) 탄소크레딧 사전 구매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구글은 미국 DAC 스타트업 홀로센과 이러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각) 밝혔습니다. 2030년대초까지 DAC 탄소크레딧 10만 톤을 톤당 100달러 가격으로 인도받는 조건입니다.

DAC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포집·제거하는 기술입니다. 고품질로 이산화탄소를 영구 제거가 가능하나, 높은 비용이 단점으로 지적됐습니다.

이번에 구글이 계약한 100달러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DAC 기술이 상업성을 확보하기 위한 이정표로 톤당 100달러 달성을 표방해 왔기 때문입니다.

구글은 “이정표 가격에 도달하기 위한 이번 계약은 DAC의 실행 가능성을 높이는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구글 “100달러 목표? 3가지로 달성 가능” 💰

구글은 DAC 탄소크레딧 비용이 톤당 100달러까지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로 크게 3가지를 꼽았습니다.

①선불 지급 ②미국 정부 세액공제 ③홀로센 기술 등입니다.

구글은 먼저 자사가 구매 비용 대부분을 선불로 지불한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홀로센 역시 구글이 탄소크레딧 구매 비용 1,000만 달러(약 134억원)의 상당 부분을 선불로 지급했다고 밝혔습니다. 사측은 이 비용을 활용해 연간 5,000톤 포집 규모의 파일럿(시범) 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둘째로는 미국 정부의 ‘45Q’ 세액공제 정책을 꼽았습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CCS(탄소포집·저장) 활성화를 위해 포집된 탄소에 톤당 최대 180달러(약 24만원)의 세액공제를 제공합니다.

단, 세액공제를 받기 위해선 2032년 이전 건설을 시작해야 합니다. DAC 설비의 탄소포집 규모도 연간 1,000톤 이상이어야 합니다. 이에 대해 구글은 홀로센의 DAC 시설이 2030년 이전까지 세액공제 자격을 갖출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마지막 비결은 홀로센이 보유한 기술입니다.

구글은 “홀로센의 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비용을 상당히 낮출 수 있는 잠재력을 갖췄다”고 밝혔습니다.

 

▲ 왼쪽의 안카 티모프테 홀로센 최고경영자는 2021년 미 에너지부 산하 ‘오크리지국립연구소’의 이산화탄소 흡수 수용액 기술을 기반으로 2022년 홀로센을 설립했다. 오른쪽 인물이 기술을 개발한 라두 쿠스텔세안 ORNL 연구원. ©ORNL, 유튜브 캡처

홀로센 설립자 상당수 DAC 선도기업 클라임웍스 출신 🔍

구글이 이처럼 높이 평가한 홀로센은 어떤 곳일까요?

홀로센은 2022년 미국 테네시주에 설립된 기후테크 스타트업입니다. 눈여겨볼 점은 회사 공동설립자 다수가 DAC 선도기업 클라임웍스 출신이라는 것입니다.

공동설립자 중 한 명인 안카 티모프테 최고경영자(CEO)는 클라임웍스에서 8년간 엔니지어로 근무했습니다.

다른 공동설립자인 토비아스 뤼에쉬 최고기술자(CTO)도 2011년 클라임웍스 초기부터 핵심 인력으로 근무했습니다. 뤼에쉬 CTO는 본인을 클라임웍스의 2번째 직원이자 첫 엔지니어였다고 소개합니다.

이러한 배경과 기술력을 기반으로 홀로센은 활발한 활동을 보였습니다.

2022년 티모프테 CEO는 기후펀드 ‘브레이크스루에너지(BE)’의 펠로우십 프로젝트에 선정되며 이름을 알렸습니다. 브레이크스루에너지는 마이크로소프트(MS) 설립자 빌 게이츠가 청정에너지 혁신을 위해 설립했습니다.

지난 4월에는 탄소제거(CDR) 기술개발 혁신을 위한 글로벌 대회인 ‘X프라이즈 카본리무벌’에서 홀로센이 세계 상위 100곳에 올랐습니다.

회사 설립 후 현재까지 홀로센이 조달한 자금은 800만 달러(약 107억원)에 이릅니다.

 

“클라임웍스 뛰어넘은 기술, ‘화학’서 찾았다” 🧪

그런데 홀로센이 클라임웍스와 유사한 기술을 사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티모프테 CEO는 홀로센의 기술이 클라임웍스보다 더 효율적이라고 강조합니다.

이는 그가 2021년 미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재학 시절 발견한 연구에서 비롯됐습니다.

당시 그는 미 에너지부 산하 오크리지국립연구소(ORNL)에서 내놓은 새로운 화학 연구 결과를 접하게 됩니다. 이산화탄소를 쉽게 흡수하는 수용액에 대한 보고서였습니다.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흡착 역할을 하는 아미노산 수용액을 분사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수용액에 흡수시킵니다. 그리고 이산화탄소가 포집된 산성 혼합액은 염기성 촉매와 반응하면서 고체탄산염이 생성됩니다.

이후 혼합물에서 탄산염 결정체를 걸러내어 약 100℃ 저온건조를 진행합니다. 이때 탄산염 결정체에서 기화하는 이산화탄소를 고농도 상태에서 포집할 수 있습니다.

 

▲ 홀로센은 액체 흡착제를 사용해 탄소를 포집하는 기술을 사용한다. 그 덕분에 공정을 연속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Holocene, 그리니엄 번역

티모프테 CEO는 이 방식이 연속적인 포집 공정을 가능하게 만든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클라임웍스를 비롯한 DAC 기업 다수는 고체 흡착제를 사용한 필터로 탄소를 포집합니다. 포집량이 한계에 다다르면 매번 필터를 빼고 새 필터로 교체해줘야 합니다. 이 기간에는 포집이 중단됩니다.

이와 달리 액체 기반 포집은 파이프를 통해 공정을 연결·제어할 수 있어 연속적인 포집이 가능합니다.

장점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사측은 해당 공정이 촉매 화학 반응을 활용하기 때문에 적은 에너지가 투입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약 100℃ 수준의 열이 사용됩니다. 기존 액체 기반 DAC는 최대 900℃의 높은 열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것과 대조됩니다. 이는 지속가능성과 비용 절감에도 도움이 됩니다. 공장 폐열 등 비교적 저온의 재생에너지와 연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구글 탄소제거 책임자인 랜디 스포크도 “홀로센의 공정은 청정에너지를 저렴하게 확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평가했습니다.

 

홀로센, 8년간 포집 규모 1만 배 확대 목표 🏆

현재 홀로센은 미 테네시주 녹스빌에 연간 10톤급 탄소포집 파일럿(시범) 설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해당 설비는 지난 5월 가동을 시작했습니다.

홀로센이 10만 톤의 DAC 크레딧을 전달해야 하는 기간은 2032년으로 알려졌습니다. 약 8년간 탄소포집 규모를 1만 배 늘려야 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이를 위해 홀로센은 2026년에는 연간 5,000톤 규모의 파일럿 공장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그다음 50만 톤 규모의 상용화 규모에 도전할 것이라고 사측은 설명했습니다.

한편, 이번 계약은 DAC 기업이 비용 절감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나왔단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지난 8월 미 DAC 기업 헤임달은 자사의 공정으로 포집 비용을 톤당 200달러(약 26만원)까지 낮출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6월에는 클라임웍스가 자사의 탄소포집 비용을 최대 50% 절감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미 에너지부가 2021년 탄소제거 혁신을 촉구하기 위해 발표한 ‘카본 네거티브 샷’의 성과가 드러나고 있단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에너지부는 탄소제거 혁신을 촉구하기 위해 다양한 대회를 열어 왔습니다. 홀로센은 작년 12월 에너지부가 주관한 ‘DAC 사전 상용화 기술상’에서 준결승자로 선정된 곳입니다.

구글의 이번 계약도 미 에너지부 덕분입니다.

지난 3월 미 에너지부가 발표한 ‘자발적 이산화탄소 제거 구매 챌린지’의 일환으로 진행됐기 때문입니다.

당시 구글은 가장 먼저 챌린지 참여 의사를 밝혔습니다. 또 1년간 최소 3,500만 달러(약 464억원)의 탄소제거 크레딧 계약을 체결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번 계약도 해당 챌린지의 일환으로 실행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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