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와 BMW그룹이 탈탄소화를 추진함에 따라 앞으로 저탄소철강 수요를 키울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이를 공급망 기업들에게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양사는 공언했습니다.
최근 벤츠와 BMW가 시민단체들이 보낸 서한에 “탄소중립 목표 의지는 확실하며, 이를 위해 철강 공급 기업들의 탈탄소 노력이 필수”라고 답신했다고 5일 기후솔루션이 전했습니다.
앞서 국제 캠페인 그룹 ‘리드 더 차지(Lead the Charge)’는 올해 7월 독일 완성차 업체들에게 “탄소중립을 목표로 한다면 한국 최대 온실가스 배출 기업인 포스코에 저탄소철강 생산을 촉구해야 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습니다.
리드 더 차지는 기후솔루션·빅웨이브·마이티어스 등 19개 세계 기후단체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완성차 업체들이 기후대응 측면에서 책임 있는 주체가 되도록 독려하는 것을 목표로 설립됐습니다.
당시 이들은 서한에서 “자동차 업계가 세계 철강 수요의 약 12%를 차지한다”며 “자동차 회사의 구매력을 통해 공급망 탈탄소화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벤츠, 2039년까지 저탄소철강 공급 약속 받는 중 ⚖️
먼저 벤츠는 답변서를 통해 “2039년까지 탄소중립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공급망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모든 철강업체로부터 늦어도 2039년까지 탄소중립 제품을 공급하겠다는 약속을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약속은 ‘야심찬 서한’이란 이름으로 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벤츠는 “이미 연간 철강 조달 물량의 84%를 차지하는 공급업체들의 서명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또 포스코와도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벤츠는 작년 4월 2030년까지 2019년 대비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80% 줄이겠다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이를 위해 스웨덴 철강 기업 사브와 계약을 체결하고 저탄소철강을 공급받기로 했습니다.
사브는 수소환원제철 기술인 ‘하이브릿(Hybrit)’이 파일럿(시범) 단계가 완료됐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현재 상업적 규모 적용 단계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BMW “철강 포트폴리오 포괄적 개선 나서” 💰
BMW 역시 공급망 전반에 걸쳐 탄소배출량을 감축할 것이란 목표는 분명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사측은 자동차 생애주기 전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배출량을 2030년까지 1990년 대비 최소 40% 감축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BMW는 답변서에서 “2026년까지 저탄소철강 사용을 3분의 1로 늘리기 위해 공급업체와 협력하고 있다”며 “철강 포트폴리오를 포괄적으로 개선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또 일부 공급업체로부터 관련 계약을 맺었다는 사실도 공개했습니다. 일례로 BMW는 스웨덴 녹색철강 스타트업 H2그린스틸(H2GS)와 협약을 맺었습니다. H2GS는 현재 스웨덴 북부에 수소환원제철소를 건설 중입니다. 2025년부터 BMW에 녹색철강을 공급한다는 계획입니다.
독일 철강사 잘츠기터도 2026년부터 저탄소철강을 BMW에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CBAM 등 탄소규제 본격화…“탈탄소화 요구 강력해져” 🤔
권영민 기후솔루션 철강팀 연구원은 “자동차 업계를 포함한 철강 소비 산업 전반에서 탈탄소화 요구가 갈수록 강력해지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는 오는 2026년부터 철강 등 고탄소 제품군 6개에 대해 본격적으로 관세를 부과합니다. 미국 역시 CBAM과 유사한 청정경쟁법(CCA) 도입을 추진 중입니다.
권 연구원은 “자동차 기업들은 이미 공급망에서의 탈탄소를 위해 저탄소철강을 공급하는 철강 공급업체와 협력기 시작했다”며 “(벤츠와 BMW의) 답장을 통해 포스코와 같은 공급업체들이 저탄소철강으로 시급히 전환해야 자사와 계약할 수 있을 것이라는 명확한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논평했습니다.
빅웨이브의 김민 대표는 그리니엄에 “수소환원제철 기술개발에 그간 정부와 기업이 느슨하게 대응해 온 결과가 현실에서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며 “(탈탄소화 기조에 따라) 철강 기업들의 수출압박이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포스코, 고객사 탄소감축 30% 요구 확인 💬
포스코 역시 아시아 최초로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할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단, 포스코의 작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7,200만 톤에 이르렀습니다. 전년 대비 180만 톤 증가한 것입니다.
포스코는 현재 한국형 수소환원제철인 ‘하이렉스(HyREX)’ 기술을 개발 중입니다. 현재 기술개발 단계로 상용화까지는 더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가운데 글로벌 자동차 기업 등 고객사가 탄소감축을 요구해 왔다는 포스코 측의 말도 나왔습니다. 포스코는 2026년부터 2030년까지 30% 이상 탄소감축을 요구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 4일 부산에서 열린 ‘한국-국제에너지기구(IEA) 포럼’에 참석한 김희 포스코홀딩스 탄소중립전략실장의 말입니다.
김 실장은 탄소감축을 위해 수소환원제철이 필수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동시에 국내 청정수소 공급량이 부족하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는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 시설 상용화를 위해서는 약 300만 톤의 청정수소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2030년 국내 청정수소 생산 목표량은 블루수소와 그린수소를 합해 100만 톤에 불과합니다.
이에 김 실장은 청정수소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핑크수소가 조기개발돼야 한다는 점을 제언했습니다. 이는 원자력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으로 수전해하여 생산한 수소를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