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A 사무총장, 2050년 탄소중립 위해선 에너지안보·기후위기 동시에 해결해야

CFE 이니셔티브 공식 지지 선언…“에너지·공급망 다각화” 주문

기후·에너지 분야 국제행사인 ‘2024 기후산업국제박람회’가 4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개막했습니다.

올해로 두 번째를 맞은 박람회는 기후대응과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각국의 기후·에너지 분야 전문가와 기업들이 모여 최신 기술과 정책을 논의합니다.

이번 박람회는 ‘기후기술로 열어가는 무탄소에너지(CFE) 시대’라는 주제로 오는 6일까지 사흘간 열립니다. 한국 정부와 국제에너지기구(IEA)가 공동으로 주최한 가운데 국내외 기후·에너지 분야 540여개 기업이 참석했습니다.

개막식은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의 기조연설로 시작됐습니다. 그는 올해 ‘청정에너지 전환 과정에서의 에너지안보 확보’를 주제로 발표했습니다.

그는 “2023년은 가장 더운 한해였다”며 “홍수·폭염 등 각종 기상이변이 세계 곳곳에서 발생했다”고 서문을 열었습니다.

그럼에도 청정에너지 전환으로의 각종 지표를 살펴본 결과, 비교적 낙관적이란 것이 비롤 사무총장의 말입니다.

 

 

IEA 사무총장, 청정에너지 전환 도전과제 3가지 꼽아 🤔

IEA는 올해 2024년 세계 에너지 투자가 3조 달러(약 4,025조원)를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중 2조 달러는 재생에너지·전기자동차·히트펌프·원자력 등 청정기술에 투입됩니다. 나머지는 화석연료에 투자될 것으로 보입니다.

비롤 사무총장은 청정기술 투자가 늘어난 점을 고무적인 성과로 평가했습니다.

물론 과제도 만만치 않습니다. 비롤 사무총장은 오늘날 청정에너지 전환 시대의 도전과제로 크게 3가지를 꼽았습니다. ①청정에너지 제조 및 핵심광물 공급망 다각화 ②전력안보 ③원자력 순입니다.

그는 청정기술 제조에 필요한 핵심광물 상당수가 특정국에 집중돼 있는 현실을 짚었습니다. 일례로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리튬은 호주·칠레·중국 등 3개국의 생산량이 전체 92%를 차지합니다.

공급망 대란이 발생할 경우 세계가 함께 휘청거릴 수 있다는 것이 그의 말입니다. 이에 비롤 사무총장은 “(핵심광물) 공급망을 다각화해야 한다”며 “에너지원과 수입처 역시 다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전력안보의 중요성도 강조됐습니다.

이는 전력시스템 내에서 각종 충격을 견디고 신속히 복구함으로써 전력 공급을 상시적으로 보장하는 것을 말합니다. 인공지능(AI) 등으로 인해 최근 전력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영향도 있습니다.

그는 “더 많은 발전소를 짓고 있지만 생산된 전력을 소비자에게 전달한 전력망 건설은 무시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어 “작년에만 500GW(기가와트) 규모의 재생에너지가 전력망에 연결됐다”며 “소비자에게 전달되지 못한 재생에너지는 1만 53배나 더 많았다”고 지적했습니다.

각국 정부와 기업이 전력망 건설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 비롤 사무총장의 말입니다.

탈탄소화를 위해 원자력 에너지 역시 기술개발이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비롤 사무총장은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이후 원자력에 대한 관심이 줄었으나 현재 여러 국가가 원전 용량을 늘리고 처음 건설하려 나선 곳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원자력이 지속가능하고 안전한 방식으로 사용되면 전력안보 문제를 해결하는 일에 기여할 것”이라며 “세계적으로도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일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 지난 2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무탄소에너지와 관련한 논의를 진행했다. ©IEA

공급망 다각화 주문…“韓 청정기술 제조국 성장 기대”

비롤 사무총장은 연설 전반에서 ‘다각화’를 강조했습니다. 그는 “지질학적·지정학적·기술적 문제를 한 국가에게 전적으로 의존할 경우 에너지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그는 한국이 청정기술 제조국으로 성장하길 기대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IEA는 국가간 청정에너지 제조 다각화를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박람회의 주제인 무탄소에너지도 언급됐습니다. 비롤 사무총장은 지난 2일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관련 논의를 이어갔다는 점을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재생에너지·원자력·수소 등 무탄소에너지가 적극적으로 활용돼야 탄소배출량 감소와 에너지안보 향상에 모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에너지안보와 기후위기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한지를 선택하는 것은 어린시절 부모님 두 분 중 누구를 더 사랑하는지 묻는 것과 비슷하다고 그는 비유했습니다. 비롤 사무총장은 “에너지안보와 기후위기를 동시에 다뤄야 한다”고 피력했습니다.

 

IEA, 韓 CFE 이니셔티브 지지 의사 밝혀 ⚖️

한편, IEA는 한국이 국제사회에 제안한 CFE 이니셔티브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습니다. 비롤 사무총장은 박람회 개막식 전날(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한국-IEA 공동선언문’을 발표했습니다.

이 선언문에는 각국과 산업계가 CFE 이니셔티브의 핵심요소를 검토해 자체 탈탄소화 계획에 어떻게 이바지할 수 있는지 살펴볼 것을 권한다는 문장이 포함됐습니다.

비롤 사무총장은 “원자력·재생에너지·수소를 포함하 다양한 수단을 포괄적으로 추구하는 한국의 정책적 접근을 높이 평가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또 한국의 현재 상황으로 볼 때 에너지안보와 기후목표 달성을 위해 원전을 더 많이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밝혔습니다.

데이비드 강 블룸버그NEF(BNEF) 한일리서치 총괄은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2030년까지 2023년 대비 200% 이상 에너지 전환 투자가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탄소중립을 위한 9가지 핵심기술도 꼽았습니다. ①재생에너지 ②원자력 ③CCS(탄소포집·저장) ④전기차 ⑥에너지저장장치(ESS) ⑦지속가능항공유(SAF) ⑧히트펌프 ⑨전력망 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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