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대응·무역장벽 해소 위한 CF연합 출범 “국제사회 무탄소에너지 논의 선도 나서”

‘한국형 무탄소’에 국제표준화 우려 나오는 까닭

무탄소에너지 활용과 공급을 촉진해 기업들의 탄소중립 달성을 지원하기 위한 무탄소연합(Carbon Free Alliance·이하 CF연합)이 지난달 27일 공식 출범했습니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상공회의소는 서울 중구 대한상의회관에서 CF연합 출범식을 개최했습니다.

출범식에는 한덕수 국무총리, 이회성 CF연합 회장, 방문규 산자부 장관,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과 CF연합 회원기업 대표들이 참석했습니다.

CF연합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9월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제안한 기구입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연설에서 CF연합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기후격차 해소를 위한 국제 플랫폼이 될 것이라 강조했습니다.

CF연합은 ‘무탄소에너지(CFE) 이니셔티브’ 추진을 위한 핵심기구란 것이 산자부의 설명입니다.

무탄소에너지 이니셔티브는 재생에너지와 함께 원자력발전, 청정수소, CCS(탄소포집·저장) 등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원 활용을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CF연합은 오는 11월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등에 참여해 국제사회 공감대 확산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무탄소에너지 강조한 CF연합, RE100과 차이점은? 🤔

CF연합이 나온 배경을 알기 위해선 RE100을 알아야 합니다.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 100%를 태양광·풍력·지열 같은 재생에너지로 전환하자는 자발적인 이니셔티브입니다.

주요 글로벌 기업들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RE100에 참여하고, 협력업체에도 동참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송두근 삼성전자 부사장은 2022년 RE100 참여 선언관 관련해 고객사 요구 등으로 인해 더는 늦출 수 없다고 판단했다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전체 발전원에서 재생에너지 비중이 낮은 것이 문제입니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전체 에너지 발전 실적에서 재생에너지 비중은 7.15%에 불과합니다.

산업계는 우리나라는 일조량과 바람이 부족해 비용이 높고, 국가간 계통연계가 활성화된 유럽연합(EU)과 달리 단일 국가 전력계통으로 고립돼 있어 재생에너지 확대도 어렵다고 피력해 왔습니다.

RE100이 일종의 무역장벽으로 작용한단 점도 정부가 무탄소에너지 이니셔티브를 추진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 윤 대통령은 지난 9월 21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CF연합 결성을 제안했다. 사진은 2022년 유엔총회 기조연설 모습. ©대통령실

무탄소에너지 이니셔티브란? “탄소중립, 다양한 에너지원 고려하자” ⚡

이에 구글이 2018년 처음 제시한 ‘24/7 CFE 협약’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매시간 사용 전력의 100%를 무탄소 전원으로 조달하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실시간 무탄소에너지를 수급 및 사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RE100보다 실현이 까다롭습니다.

유엔이 무탄소에너지 확산을 위해 에너지 분야 협력기구인 유엔에너지(UN – Energy) 주도로 CFE 이니셔티브를 출범시킨 바 있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140여개 기관 및 기업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허나, 이 또한 구체적인 이행체계가 마련되진 않았습니다.

실시간 수급 조건에 기업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단 우려도 나옵니다. 이에 정부는 CF연합에서 실시간 수급이 아닌 자체적인 기준을 마련한단 방침입니다.

 

CF포럼 이어 CF연합 출범, “국제사회 무탄소에너지 논의 선도할 것” 🚩

CF연합을 출범시키기 위해 정부는 지난 5월부터 작업을 진행해 왔습니다.

앞서 지난 5월 산자부와 대한상의는 ‘무탄소에너지포럼(CFE포럼)’을 출범시켰습니다. 삼성전자·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주요 에너지 수요기업과 에너지 기업, 업종별 단체, 발전사 공기업, 전문가 등이 참여했습니다.

여기에 윤 대통령이 CF연합 결성을 제안하면서 무탄소에너지 이니셔티브 논의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CFE포럼이 논의기구의 성격이 강했다면, CF연합은 사단법인 형태란 점이 다릅니다. 덕분에 안정적인 활동과 실행력을 확보할 수 있단 평가를 받습니다.

CFE포럼은 지난달 12일 창립총회를 열고 CF연합으로 전환했습니다. 창립총회에선 이회성 전(前)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의장이 CF연합 회장으로 선출됐습니다.

이후 법인 설립 절차를 마무리한 끝에 같은달 27일 정식 출범을 선포한 것입니다.

 

▲ 지난달 12일 CF연합 창립총회 기념사진. 이날 초대 회장으로 이회성 전 IPCC 의장이 선출됐다. ©대한상공회의소

이회성 회장은 출범기념사에서 “CF연합은 각국의 다양성을 존중하면서 무탄소 경제에 기여하는 모든 무탄소에너지와 관련 기술, 혁신을 포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CF연합은 미국의 ‘청정에너지 구매자연합(CEBA)’처럼 무탄소에너지의 중요성과 폭넓은 활용 필요성에 인식을 같이하는 단체와의 협력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더불어 산자부와 함께 무탄소에너지 인증기준, 가입요건, 목표 등을 포함하는 CFE프로그램을 위한 공동작업반도 꾸립니다.

 

+ ‘한국형 무탄소’에 국제표준화 우려 나오는 까닭 🤔
정부는 무탄소에너지 이니셔티브를 국제표준으로 확장해 우리 기업의 무탄소 전원 사용 실적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나설 계획입니다. 이에 주요 글로벌 기업의 CF연합 동참을 유도하고, 개발도상국의 무탄소에너지 전환 지원도 협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회의적 시각도 있습니다. 당초 구글이 ‘24/7 CFE 협약’에서 강조한 것은 실시간 수급이라는 엄격한 조건입니다. 이와 달리, ‘한국형 무탄소에너지 이니셔티브’에는 해당 조건이 빠졌습니다.

선제적인 기후대응을 펼치는 글로벌 기업이 완화된 기준을 수용하기는 어렵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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