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소멸 대두된 지자체, 기후테크 산업 육성 해결책 될 수 있어”

소풍벤처스·카카오임팩트 '월간클라이밋' 개최…지자체 간 '협력' 강조

지역소멸 문제가 대두된 지 오래인 가운데 기후테크 산업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이미 지역별 특성에 맞춰 기후테크 산업을 미래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을뿐더러, 이제는 기술개발과 스타트업 육성에 있어 다른 지역과 협력하려는 체계로 나아가려는 움직임도 확인됐습니다.

임팩트 벤처캐피털(VC) 소풍벤처스와 카카오임팩트가 공동 주관한 ‘월간클라이밋’ 세미나에서 나온 이야기들입니다. 세미나는 지난 28일 오후 서울 성동구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열렸습니다.

‘성장하는 기후테크, 지역이 주목받는 이유’란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약 80명이 참석했습니다.

행사에서는 지역별 기후테크 산업 현황과 전략을 중심으로 스타트업들이 어떤 기회와 가능성을 가질 수 있는지가 주로 논의됐습니다.

 

지자체 탄소중립기본계획 수립 후 기후테크 관심 ↑ 📈

올해 5월 지역별 탄소중립 실천 전략인 ‘제1차 시도 탄소중립 녹색성장기본계획(이하 탄소중립기본계획)’이 발표된 이후 각 지역에서 기후테크 분야로 자금이나 정책 지원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 소풍벤처스의 말입니다.

17개 지자체의 탄소중립기본계획을 모두 살펴본 결과, 이중 7곳에서 기후테크 산업을 육성하려는 전략 또는 계획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일례로 경기도는 2026년까지 기후테크 스타트업 100개를 육성한다는 구상입니다.

부산 또한 2030년까지 기후테크 스타트업 30개 육성을 목표로 정책금융과 창업 지원을 강화한다는 계획이 담겼습니다. 전남의 경우 ‘전남형 기후테크 스타트업’을 발굴해 연구개발(R&D)부터 체계적으로 지원하려 하고 있습니다.

전북 기업유치지원실 창업지원과의 황원택 주무관은 “수소나 전기자동차의 경우 모든 지자체가 하고 있다”며 “산업 규모에 따라 다르기는 하나, 모두 열심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전북의 경우 ▲재생에너지 ▲이차전지 ▲자동차 ▲조선 등에 맞춰 기후테크 산업을 키우려 하고 있습니다. 특히, 새만금 내 국가산업단지를 중점으로 정책 지원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새만금은 ‘이차전지 특화단지’로도 지정돼 있습니다. 또 2026년까지 약 2,400억 원을 투입해 ‘핵심광물 전용 비축기지’도 건설 중입니다.

 

▲ 왼쪽부터 패널토론에 나선 전북 기업유치지원실 창업지원과의 황원택 주무관, 제주 혁신산업국 미래성장과의 김동주 팀장, 울산테크노파크 에너지기술지원단의 이한우 단장의 모습. ©소풍벤처스

“제주·울산 등 지역 맞춤형 기후테크 전략 추진 중” ⚖️

제주 역시 재생에너지와 미래 모빌리티 산업을 중점으로 기후테크 산업을 키우려 하고 있습니다.

제주 혁신산업국 미래성장과의 김동주 팀장은 “풍부한 재생에너지와 전기차를 기본으로 클린테크를 집중 육성하려 한다”며 “(도 내) 1차 산업을 기반으로 푸드테크 스타트업도 육성하려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산업계 탈탄소화를 지원하기 위해 그린수소 실증사업도 추진 중이라고 김 팀장은 덧붙였습니다.

석유화학·조선 등이 몰려 있는 울산은 아예 청정수소 산업을 육성하려 하고 있습니다.

울산테크노파크 에너지기술지원단의 이한우 단장은 울산 내 산업이 저탄소화가 가능하도록 여러 사업을 실증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울산시 핵신산업은 현재 화석연료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이는 국제 환경무역 규제에 취약하다는 뜻”이란 것이 이 단장의 설명입니다.

그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탄소세를 주요 규제로 소개했습니다. 오는 2027년부터 세계 모든 선박이 배출한 온실가스에 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이에 이 단장은 울산이 주축으로 수소선박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밖에도 지게차 등 운송장비 역시 수소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역 기업들과 협업해 규제혁신 사업도 추진 중이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이 단장은 “울산에서 (이들 실증사업이) 실패하면, 우리나라 청정수소 (전환은) 실패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기후테크 산업서 지자체 무슨 역할 맡을지 고민해야” 🤔

지자체들이 앞다퉈 기후테크 산업을 육성하려는 이유는 결국 지역소멸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김 팀장은 “지역별 산업 육성 정책은 주로 중소벤처기업부가 지역별로 중복되지 않도록 한다”면서도 “수도권과 비교해 지역들이 할 수 있는 미래 산업은 대동소이(大同小異)한 경우가 많다”고 짚었습니다.

앞서 살펴본 지역들 모두 재생에너지·이차전지·수소 산업을 키우려고 한다는 점에서 알 수 있습니다. 이는 오히려 기회일수도 있다는 것이 그의 말입니다.

김 팀장은 “(기후테크 산업 육성 과정에서) 지역 간 경쟁도 있겠지만, 결국에는 협력을 통해서 가장 큰 문제인 지방소멸을 막는 것이 핵심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린수소·그린바이오·데이터 등 다른 사업들에서 지자체 간 협력할 지점이 많다는 것이 그의 설명입니다.

이 단장 역시 지자체 간 협력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수소경제를 어떻게 건전하게 발전시킬 것인가를 늘 고민한다”며 “이는 특정 지역에서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짚었습니다.

국가 차원에서 수소경제를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 이 단장의 설명입니다. 그는 지역들이 이 과정에서 각자 어떤 역할을 맡을 수 있을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이를 ‘국가 기후테크 산업 육성 전략’에 적용해 생각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런 점에서 전북과 제주는 여러 시사점을 주는 지역이라고 그는 평가했습니다. 제주는 전력 시장에서 그간 볼 수 없던 신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전북은 해상풍력이나 태양광을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을 연구 중이기 때문입니다.

“이들 지역에서의 기술과 사업을 울산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 단장은 밝혔습니다.

 

▲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에 위치한 국내 1호 그린수소 실증단지의 전경. ©제주에너지공사

지역서 기후테크 스타트업 운영, 장점은? 🏛️

물론 지역에서 기후테크 스타트업을 운영한다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전북에서 폐태양광 패널 재활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이나믹인더스트리의 신성훈 이사는 인력문제를 호소했습니다. 신 이사는 “지역에서는 전문인력을 구하기 어려울뿐더러, 전문가들을 모시는 것도 어렵다”며 “이런 부분을 도움받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이 단장은 지역 내 중소기업 생태계가 아직 덜 구축돼 있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실증이나 연구사업을 진행할 때 핵심 역할을 맡을 중소기업을 찾는 것이 어려울 때가 많다는 것이 그의 말입니다.

또 별다른 성과나 상업화에 실패해 혁신기업들이 지방에서 다시 수도권으로 이전하는 일도 종종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그럼에도 기후테크 스타트업들이 지역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열려 있다는 것이 이 단장의 말입니다.

그는 “한국의 중소기업 지원 정책은 고속버스터미널의 분식집과 비슷하다”고 비유했습니다. 수십여가지의 메뉴가 있으나 정작 먹을 것이 없단 것이 그의 설명입니다.

여기서 중소기업과 스타트업들에게 맞춤형 지원사업을 추천하는 것이 지역의 역할이라고 이 단장은 강조했습니다.

황 주문관 역시 산업통상자원부와 중기부의 전략 산업이란 명칭 아래 전북 등 지자체가 창업 생태계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점을 피력했습니다. 그는 “특정 산업이나 기업이 우리 지역에 어떤 혜택이 돌아갈지 고민한다”며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려는 체계가 구축돼 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팀장은 지자체가 앞장서 기후테크 산업 내 개방성과 혁신성을 지원한다는 점을 내세웠습니다. 그는 제주를 사례로 언급했습니다. 에너지 부문 국내 신기술들이 제주 내 테스트베드(시험장)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좋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실제로 전자기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을 개발하는 더감의 김진욱 대표는 “혁신 기술 검증에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며 “제주도에서 이 기회를 얻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김 팀장은 이러한 개방성과 혁신성 그리고 참신성이 지역사회 활성화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지자체가 인지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이어 그는 지역에서 창업을 원하는 기후테크 스타업들에게 “광역 단위의 계획과 세부 기초자료를 모두 살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지역이 원하는 기후테크 산업과 기술에 대한 자료는 이미 공개돼 있는 만큼, 이를 참고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제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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