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에너지 선도기업 오스테드, 해상풍력·청정수소 연이은 취소에 주가 급락

“업계 미칠 영향은?”…해상풍력·청정수소 모두 낙관적

덴마크 청정에너지 기업 오스테드가 연이은 청정에너지 프로젝트 중단으로 인한 대규모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습니다.

오스테드는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52억 7,000만 크로네(약 1조원)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각) 발표했습니다. 미국 해상풍력 프로젝트 취소·지연과 유럽 청정수소 프로젝트 취소 때문이라는 것이 사측의 설명입니다.

이튿날(16일) 덴마크 증권거래소 ‘나스닥 코펜하겐’에 상장된 오스테드 주가는 422.5크로네(약 8만 4,000원)에서 392크로네(약 7만 7,000원)로 하루 사이 7% 이상 급락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한때 주가 하락 폭이 지난해 11월 이후 최대치인 9.3%를 찍었다고 보도했습니다.

26일 그리니엄이 확인한 결과, 오스테드의 해상풍력과 청정수소 프로젝트가 좌절된 이유는 각각 달랐습니다. 세계 청정에너지 확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드러낸 것이라고 주요 전문가들은 평가했습니다.

다만, 오스테드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각 업계별 전망에 대해서는 여전히 낙관적인 분석이 우세했습니다.

 

 

미국·유럽·아시아 매출 증가에도 주가 폭락 이유는? 🤔

오스테드의 2분기 실적 자체는 긍정적이란 평가를 받았습니다.

2분기 영업 이익은 7억 7,500만 달러(약 1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59% 증가했습니다. 당초 예측치인 44억 1,000만 크로네(약 8,750억원)를 훌쩍 뛰어넘은 실적입니다.

미국·유럽·아시아 등 각지의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면서 발전 가동율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올해 3월 미국 뉴욕주의 ‘사우스포크윈드’가 공식 개장했습니다. 이후 5월에 완전 가동을 시작했습니다. 132㎿(메가와트) 규모로 미국 최초의 상업 규모이자 뉴욕주 최초의 해상풍력발전단지란 상징성을 지닙니다.

또 독일과 대만의 해상풍력 프로젝트에서도 발전이 증가하며 이익이 증가했습니다.

문제는 미래의 캐시카우 역할을 할 주요 프로젝트들이 대거 취소·지연되면서 막대한 손실이 예상된다는 회사 측의 발표입니다.

먼저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해상풍력발전단지 사업인 레볼루션윈드는 1년간 사업이 연기되며 3억 600만 달러(약 4,046억원)의 손실이 예상됐습니다. 사측은 예상보다 토양오염 수준이 높아 재설계가 불가피했다고 밝혔습니다.

작년 미 뉴저지주 해상풍력 2건 철수로 인한 추가 손실도 이번 실적 발표에 포함됐습니다. 오션윈드 프로젝트 1·2입니다.

발표에 따르면, 오스테드는 1억 7,500만 달러(약 2,313억원)를 뉴저지 주정부에 배상할 예정입니다.

이는 지난해 11월 프로젝트 취소 당시 오스테드가 발표한 손실과 별도입니다. 당시 사측은 284억 크로네(약 5조 6,351억원)의 비용을 손실처리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청정에너지 프로젝트에서는 언제든 예상치 못한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위험을 보여줍니다.

 

청정수소 프로젝트 취소 발표 “유럽 수요 부족 때문” 🇪🇺

같은날 오스테드는 유럽 최대 청정수소·메탄올 프로젝트 ‘플래그십원’ 개발 중단을 발표했습니다.

플래그십원 프로젝트는 해운 부문의 탈탄소화를 목표로 했습니다. 70㎿ 규모의 전해조에서 그린수소를 생산한 다음 이산화탄소를 결합해 e-메탄올을 생산한다는 계획이었습니다.

생산시설은 스웨덴 북부 외른셸스비크에 소재해 있으며, 2022년 12월 오스테드에 인수됐습니다. 작년 5월부터 착공이 이뤄졌습니다. 2025년부터 연간 5만 5000톤 규모의 e-메탄올을 생산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던 돌연 개발을 중단한 것입니다.

매즈 니퍼 오스테드 최고경영자(CEO)는 중단 이유로 유럽 시장의 수요 부족을 지적했습니다.

“잠재 고객과 많은 대화를 나누었지만 결국 현실성 있는 가격으로 장기적인 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점을 깨달았다”는 것이 그의 말입니다.

이번 결정으로 인해 오스테드가 지불해야하는 비용은 상당합니다.

취소로 인한 직접 손실만 3억 크로네(약 600억원)에 달합니다. 감가상각으로 인한 손실도 15억 크로네(약 3,000억원)로 추산됐습니다.

 

오스테드
▲ 스페인에 위치한 브리티시페트롤리엄의 카스테욘 정유 공장. BP는 지난 7월 30일 해당 공장에 그린수소 시설 개발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BP

선도기업 부진, 업계 끼칠 영향은?…전문가 “낙관 전망” 👀

청정에너지 개발 분야의 선도기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업계 전반에 미칠 여파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오스테드의 어려움과 별개로 산업 자체의 전망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해상풍력의 경우 미국 내 상황이 긍정적이란 분석이 나왔습니다.

미국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NREL)는 지난 21일 해상풍력 시장 보고서에서 미국의 해상풍력 개발 및 운영 파이프라인이 전년 대비 53% 증가했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2023년 5월 기준, 체결된 해상풍력 계약은 15건으로 약 12GW(기가와트)에 달합니다.

NREL은 미 해상풍력 비용이 전년 대비 45% 급등했음에도 이같은 성과가 달성됐다는 점을 높이 샀습니다.

청정수소 또한 시장 상황이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니란 분석이 나옵니다.

영국 컨설팅 기업 오로라에너지리서치의 엠마 우드워드 유럽 수소시장 책임자는 “물러서는 사람이 있는 반면 실현하는데 성공한 사람들이 있다”며 시장 상황을 전했습니다.

“지난달 유럽 전역에서 청정수소 프로젝트에 투자결정이 쏟아지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말입니다.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의 ‘하이발 프로젝트’(스페인) ▲이스트웨스트에너지(EWE)의 ‘청정수소 코스트라인 프로젝트’(독일) ▲토탈에너지의 ‘오랑제윈드 그린수소 프로젝트’(네덜란드) 등을 말합니다.

모두 지난 7월 한 달간 최종투자가 결정됐습니다. 이전까지 유럽 내에서 최종투자가 확정된 청정수소 프로젝트가 단 2건이었단 점에서 확연한 진전입니다.

그레이그 볼스트리지 우드맥킨지 분석가도 “유럽의 진전은 매우 느렸지만 낙관할 만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오스테드 등 업계 선도주자들이 겪는 어려움은 시장이 성장하는데 따른 진통이라는 설명입니다.

그는 “시장이 더 현실적으로 변하기 시작했으며 수소에 대한 과장광고가 사그라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는 실행가능한 프로젝트에 집중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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