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공급망 병목 등으로 고전 중인 해상풍력 산업…오스테드가 美 프로젝트 취소한 이유는?

바이든 행정부 기후정책 영향 가능성

세계 1위 해상풍력업체인 덴마크 오스테드(Ørsted)가 미국 북동부 뉴저지주 앞바다에서 진행하던 사업 2건을 철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미국 내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그리고 공급망 제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단 분석이 나옵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각) 오스테드는 뉴저지주에서 진행하던 ‘오션윈드(Ocean Wind)’ 프로젝트 2개를 접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 대신 로드아일랜드주 소재 ‘레볼루션윈드(Revolution Wind)’ 프로젝트에 최종투자결정(FID)을 내렸다고 사측은 밝혔습니다.

철수 결정이 내려진 오션윈드 1·2 프로젝트는 약 2.2GW(기가와트) 규모로 최대 100만 가구에 공급할 전력을 생산할 계획이었습니다.

오스테드는 또한 프로젝트 중단에 의한 자산감소(2023년 1~9월)가 284억 덴마크 크로네(약 5조 3,000억원) 규모라고 밝혔습니다. 이날 발표 당일 오스테드 주가는 26% 급락했습니다.

앞서 지난 8월 오스테드는 미국 시장에서 해상풍력 프로젝트 지연으로 인해 최대 160억 덴마크 크로네(약 3조 1,000억원) 규모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오션윈드 1·2 프로젝트 취소, 美 바이든 행정부 기후정책 영향 주나? 🤔

오스테드의 이번 철수 결정이 미국 정부의 기후대응 정책에도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미국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30GW(기가와트) 규모의 해상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금번에 취소된 프로젝트는 바이든 행정부 목표의 약 5분의 1에 해당합니다.

실제로 지난 7월 5일(현지시각) 미 내무부 산하 해양에너지관리국(BOEM)이 오션윈드 프로젝트를 승인했을 당시 바이든 행정부는 해당 프로젝트가 역대 가장 큰 규모의 해상풍력사업이란 점을 강조했습니다.

오션윈드 프로젝트 자체는 이보다 이른 2019년 뉴저지 주정부로부터 허가받아 진행돼 왔습니다.

이번 프로젝트 취소 결정에 대해 필 머피 뉴저지 주지사는 “오스테드가 약속을 포기하기로 한 결정은 터무니없다”며 즉각 비난했습니다.

존 포데스타 미 백악관 수석고문은 지난 6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뉴욕에 건설 중인 해상풍력발전단지를 예로 들며 “오스테드가 미국 시장에 계속 전념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습니다.

 

▲ 오스테드는 미 동부 해안을 따라 남부 텍사스주까지 해상풍력발전설비를 여럿 구축한단 계획이다. ©그리니엄

 

오스테드, 美 동부 해안 따라 대규모 해상풍력발전단지 5곳 개발 중 🗺️

그렇다면 현재 오스테드는 미국 내에서 몇 개의 해상풍력발전단지를 건설 중일까요?

오스테드는 2016년 12월 로드아일랜드주와 코네티컷주 공동 해안에 30㎿(메가와트) 규모의 ‘블록아일랜드 풍력발전소(Block Island Wind Farm)’의 문을 열었습니다. 이곳은 미국 내 최초의 해상풍력발전소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니엄이 확인한 결과, 7일(현지시각) 기준 오스테드는 현재 미 동부 4개주 해안을 따라 총 4개 신규 프로젝트를 건설 또는 건설할 예정입니다.

스킵잭윈드를 제외한 모든 프로젝트는 미국 에너지 기업 에버소스에너지(EverSource Energy)와 합작 형태로 진행 중입니다.

 

① 레볼루션윈드: 로드아일랜드주, 704㎿

육상풍력발전단지는 이미 건설 중이며, 해상풍력발전단지는 2024년에 시작됩니다.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합니다. 35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② 사우스포크윈드: 뉴욕주, 132㎿

2020년 승인된 프로젝트로 뉴욕주 남동쪽 해안 롱아일랜드 해안에 건설 중입니다. 연내 또는 2024년 초까지 완공을 목표로 합니다. 최소 7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③ 선라이즈윈드: 뉴욕주, 924MW

6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을 목표로 뉴욕주 인근 앞바다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입니다.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합니다.

 

④ 스킵잭윈드 1·2: 메릴랜드주, 966MW

 

▲ 오스테드가 건설한 해상풍력발전단지의 모습. ©Ørsted U.S

오스테드, 인플레이션·공급망 병목으로 손실 악화…프로젝트 재검토 나서 📉

오스테드는 미국 동부 해안과 남부 텍사스주를 따라 5GW 규모의 해상풍력발전단지를 건설한단 목표를 내세웠습니다. 올해 6월까지만 해도 사측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오션윈드와 선라이즈윈드 프로젝트가 각각 40%의 세액공제를 받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후 발표된 미 재무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오스테드가 적용받는 혜택은 30%로 줄었습니다. 자국산 부품 일정 비중 이상 사용 의무화와 관련된 조항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오스테드는 미국산 철강이나 선박 등을 쓰고 싶어도 미국 내에 이를 만들 수 있는 제조 기반이 없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병목까지 겹치며 기존에 계획된 사업들마저 차질을 빚는 상황인 것.

메릴랜드주에서 진행되던 스킵잭윈드 프로젝트 또한 주정부 관계자들과 재협상에 나선 상황이라고 오스테드는 밝혔습니다. 해상풍력 프로젝트 지연에 따른 손실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블룸버그 “낮은 해상풍력발전 계약단가, 부메랑으로 되돌아 와” 🤔

이번 결정에 대해 오스테드 미국법인의 데이비드 하디 최고경영자(CEO)는 “높은 인플레이션과 이자율 상승, 공급망 병목 현상이 장기 자본 투자에 영향을 미치는 등 거시경제적 요인이 극적으로 변했다”고 밝혔습니다. 하디 CEO는 이어 오션윈드 1·2 프로젝트 개발 취소에 아쉬움을 내비쳤습니다.

그러나 이번 취소 결정이 예정돼 있었단 평가도 나옵니다.

오스테드가 업체들과 계약을 파기한 결정에는 낮은 해상풍력발전 계약단가가 기인했단 분석 때문입니다.

블룸버그통신에 의하면, 2021년 오스테드가 미국에서 체결한 ‘균등화발전비용(LCOE)’은 MWh(메가와트시) 당 약 77달러(약 10만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이 비용이 약 114달러(약 15만원)까지 상승했습니다.

LCOE란 발전설비 건설부터 운영하는데 들어가는 모든 비용을 고려해 산출한 전력 단위당 단가입니다. 즉, 그만큼 오스테드가 창출할 수 있는 수익이 줄어들었단 것.

이 때문에 오스테드가 미국 내에서 진행 중인 해상풍력발전단지 프로젝트가 실제로 건설될 것이란 보장은 없는 상태입니다.

뉴욕타임스(NYT)에 의하면, 오스테드는 뉴욕주와 맺은 해상풍력발전단지 프로젝트도 파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오스테드는 뉴욕 주정부에 가격 인상을 요청했으나, 주정부가 제시한 인상폭에 차이가 있어 협상이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뉴욕주 앞바다에 건설 중인 오스테드의 사우스포크윈드 해상풍력발전단지 건설에 사용될 대형 블레이드가 선박을 통해 코네티컷주 뉴런던 항구에 지난 8월 도착했다. ©Ørsted U.S

오스테드 CEO “부품 조달에 필요한 선박 확보 어려워” 🚢

한편, 부품 조달의 필수적인 선박이 줄어든 것도 프로젝트 취소 결정에 결정적이었던단 평가가 나옵니다.

오션윈즈 1·2 프로젝트 취소 후 매즈 니퍼 오스테드 CEO는 “선박 확보가 크게 지연돼 전체 해상풍력 프로젝트가 수년간 지연될 수 있다”고 발혔습니다.

블레이드(날개)나 타워(몸체) 같은 부품들이 세계 각지에서 생산되는 상황이나, 이를 운송할 선박이 부족하단 것이 니퍼 CEO의 말입니다. 대만 해상풍력발전 프로젝트인 ‘창화 해상풍력발전단지(Greater Changhua)’ 건설도 똑같은 이유로 완공이 늦어지고 있습니다.

니퍼 CEO는 이같은 지연으로 인해 오스테드가 “비용부담으로 프로젝트를 재계약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계약 파기가 되려 성공적”…BP·에퀴노르도 美 해상풍력산업서 손실 입어 💸

이 가운데 미국 내 다른 해상풍력발전 프로젝트들 또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오스테드에 앞서 에이번그리드(Avangrid)란 미 에너지 기업은 매사추세츠주와 코네티컷주와 맺은 수조 원 규모의 해상풍력발전단지 건설계획을 파기했습니다.

치솟은 건설비 탓에 당초 계약대로 전기를 공급할 경우 적자를 면치 못한다는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각) 에이번그리드는 성명을 통해 계약 파기로 인해 주정부 2곳에 모두 6,400만 달러(약 866억원)를 위약금으로 지불했다고 밝혔습니다.

페드로 아자그라 CEO는 위약금 폐기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의 비용으로 계약을 파기했다”며 성공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과 에퀴노르(Equinor) 또한 뉴욕주 앞바다에서 진행 중인 해상풍력발전단지 사업에서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BP는 올해 3분기 5억 4,000만 달러(약 7,00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고, 에퀴노르는 같은기간 3억 달러(약 4,000억원)의 손실을 입었습니다.

고금리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이자 비용이 급증했고, 재료비와 물류비 그리고 인건비 모두 올랐기 때문입니다.

 

▲ 미국 에너지 기업 도미니언에너지가 동부 버지니아주 해안에 해상풍력발전기를 건설 중인 모습. ©Dominion Energy

2030년 해상풍력 30GW 목표 → 16.4GW 예상…“계약 파기 때문” 😮

미국 내 해상풍력업계 성장세가 계속 이어질 수 있냐는 질문에 대한 답은 엇갈립니다.

기존에 투자한 업체들의 손실도 큰 것은 분명하나, 신규 프로젝트 승인 또한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 1일(현지시각) 미 내무부는 버지니아주 연안에 176개 해상풍력발전시설을 설치하는 계획을 승인했습니다.

미 에너지 기업 도미니언에너지(Dominian Energy)가 추진 중인 프로젝트로 98억 달러(약 12조 8,500억원)가 투자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계획대로 건설되면 미국 최대 풍력발전단지가 됩니다. 미 내무부는 이외에도 여러 해상풍력발전 프로젝트를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시장조사기관 블룸버그NEF(BNEF)는 계약 파기 등 프로젝트가 지연되는 점을 감안하면 2030년 16.4GW 규모의 해상풍력발전시설이 완성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는 같은기간 바이든 행정부의 30GW 목표의 절반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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