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총배출량 규제 시작”…中 온실가스 감축 정책 강화

15차 5개년 계획부터 ‘이중탄소배출 관리체계’ 도입

중국 정부가 처음으로 온실가스 배출량 총량 규제에 나섭니다.

지난 2일(이하 현지시각) 중국 국무원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이중탄소배출 관리체계 구축 촉진 사업계획’을 공표했습니다.

국무원은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 정점 도달을 목표로 (온실가스) 총배출량 통제를 주요 목표로 하는 이중탄소배출 규제 시스템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계획은 지난달 15일부터 18일 개최된 중국 공산당 제20기 제3차 전체회의 결과에 따른 것입니다.

새로운 규제는 제15차 5개년 계획기간에 적용됩니다. 2026년부터 2030년까지입니다.

이를 위해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배출량 측정과 회계 방법론 등을 마련한다는 방침입니다.

구체적으로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 주도로 ▲총탄소배출량 목표 설립 ▲관련 법률 개정 ▲탄소회계 표준 강화 등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中 2030 탄소배출량 정점 목표로 ‘총량 규제’ 첫 도입 🇨🇳

그간 중국 정부는 에너지소비와 국내총생산(GDP)을 기준으로 규제 목표를 설정해 왔습니다.

일례로 2025년 목표는 ▲친환경에너지 소비 비중 20% 내외 ▲GDP 단위당 에너지소비 집약도 2020년 대비 13.5% 감축 ▲GDP 단위당 탄소배출량 2020년 대비 18% 감축 등입니다.

이에 대해 국제사회는 배출 총량에 대한 절대적 감축목표가 아닌 상대적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을 지적해 왔습니다.

에너지소비·탄소배출의 집약도를 줄이더라도 수요가 증가하면 총배출량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 2월에는 중국 국가에너지관리국은 수요 증가로 인해 이중탄소(쌍탄소) 목표 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인정한 바 있습니다.

이중탄소 목표는 2030년 탄소배출량 정점·2060년 탄소중립을 말합니다.

따라서 이번 계획은 이중탄소 목표 달성을 위한 중국 정부의 신호탄으로 해석됩니다.

계획의 핵심은 크게 2가지입니다. 우선 규제 대상이 에너지소비에서 탄소배출로 전환됩니다. 또 목표에는 탄소배출집약도에 더불어 총탄소배출량이 추가됩니다.

국무원은 이를 ‘에너지소비 이중관리’에서 ‘이중탄소배출 관리로의 전환’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이중탄소배출 규제는 2026년부터 적용됩니다. 중국이 총탄소배출량 규제를 마련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기존의 에너지소비 집약도 목표는 15차 계획부터 사용되지 않습니다.

단, 국무원은 15차 5개년 계획기간에는 집약도 목표를 우선시하고 총량 목표는 보완적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후 탄소배출량이 정점에 도달하면 총량 목표에 중점을 두겠다는 전략입니다.

 

6대 과제·15개 세부 시행안…“핵심은 탄소회계” 📊

이중탄소배출 관리체계 구축 계획에는 6가지 과제와 15개 세부 시행안이 담겼습니다.

탄소배출 관련 계획 체계 개선 지역 탄소배출 목표 평가·평가 시스템 구축 기간산업 탄소배출 조기경보 및 통제 메커니즘 구축 기업 에너지절약·탄소감축 관리 시스템 개선 고정자산 투자 프로젝트 탄소배출 평가 수행 제품 탄소발자국 관리 시스템 구축 가속화 등입니다.

먼저 국가 차원에 탄소배출 지표를 국가경제사회발전계획에 반영합니다. 15차 5개년 계획에 2030년 탄소배출량 정점 실행계획도 포함할 계획입니다. 지방자치단체 단위의 탄소배출 예산 관리 시스템도 구축합니다.

기간산업에 대해서는 ▲탄소회계 ▲탄소배출 모니터링 ▲탄소배출 조기경보 메커니즘 구축 등이 계획됐습니다. 대상 산업은 전력·철강·비철금속·건축·석유화학·운송 등입니다. 국무원은 이들 산업에 “엄격한 통제를 실시할 방침”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고정자산 투자 프로젝트와 건설 프로젝트에는 탄소배출 평가가 포함됩니다.

제품의 탄소발자국 관리 시스템 구축도 가속화합니다. ▲제품 탄소발자국 회계규칙 및 표준 제정 ▲탄소발자국 데이터베이스 구축 강화 ▲제품 탄소성적표지 인증제도 확립 등의 계획이 담겼습니다.

탄소관리 시스템을 국가·지역·기간산업·기업·자산·제품에 이르는 전 분야에 구축할 계획입니다.

 

총배출량
▲ 중국 정부가 지역·산업·기업 수준으로 탄소배출 관리를 전환함에 따라 탄소배출권 시장도 확대될 전망이다. ©Shawn Koh, Worldsteel

지역·산업·기업 관리 강화에 탄소배출권 시장 확대 전망 💭

이번 계획은 중국이 탄소규제의 초점을 국가 단위의 에너지소비·강도에서 지역·산업·기업 수준의 배출량으로 옮긴다는 것을 뜻합니다. 거시적 차원의 관리에서 미시적 관리로 전환한단 뜻입니다.

그로 인해 중국 배출권 거래시장이 확대될 전망입니다.

중국의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적용 대상은 현재 전환(발전) 부문으로 국한됩니다. 중국 전체 배출량의 40%를 차지합니다. 중국 정부는 적용 대상을 철강·시멘트·석유화학·건축자재 등 다배출 산업으로 확대할 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블룸버그통신 등 경제전문매체들은 빠르면 올해부터 시멘트와 알루미늄으로 중국의 배출권거래제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이번 계획은 탄소회계와 모니터링 등으로 배출권거래제 확장을 뒷받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한편, 제품 수준의 탄소배출량 강화와 관련된 내용은 지난 5월 중국 생태환경부가 관련 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2027년까지 100개 주요 제품의 탄소발자국 측정 기준을 공개한다는 내용입니다. 우선 관리대상으로는 석탄·천연가스·알루미늄·리튬이온배터리·신에너지차량 등이 포함됐습니다.

국무원은 이번 계획안에서 더 많은 제품들을 탄소발자국 관리 시스템에 포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전기·시멘트·비료·수소·석회·유리·에틸렌·합성암모니아·메탄올 등이 언급됐습니다.

 

환경단체·싱크탱크 “야심찬 2035 NDC 기대” 📜

주요 국제환경단체와 싱크탱크는 이번 중국의 발표에 일제히 환영을 표했습니다.

야오저 그린피스 중국 정책고문은 “중국은 처음으로 엄격한 배출량 상한선을 설정했다”며 “중국은 이제 경제성장과 배출량 감축의 연계를 끊어내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호주 싱크탱크 아시아사회정책연구소(ASPI)의 리슈오 전문가는 이번 발표가 중국의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는 “2035년을 목표로 하는 절대적 (탄소배출량) 감축목표가 포함될 수 있다”고 기대를 나타냈습니다.

중국을 포함한 모든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은 내년 2월까지 2035 NDC 개정안을 제출해야 합니다.

핀란드 싱크탱크 에너지·청정공기연구센터(CREA)도 성명에서 이번 계획이 “중국이 향후 5년 동안 탄소배출을 경제 개발의 중요한 요소로 고려할 것이라는 기대를 높였다”고 밝혔습니다.

벨린다 샤페 CREA 중국 정책 담당은 “이번 계획은 중국의 기후공약을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며 “중국이 향후 NDC에서 야심찬 목표를 위한 길을 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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