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은 ‘어스 오버슈트데이’였습니다.
우리말로는 ‘지구생태용량 초과의 날’이라고 부릅니다. 용어 그대로 인류가 한해 사용 가능한 생태자원을 모두 소진했다는 뜻입니다.
즉, 지난 1일부로 우리 모두는 미래의 자원을 끌어다 사용하고 있단 뜻이기도 합니다.
미국 비영리단체 글로벌생태발자국네트워크(GNF)는 매년 지구의 생태자원과 소비량을 산정해 그해 어스 오버슈트데이를 발표합니다.
올해 어스 오버슈트데이는 지난해 8월 2일에서 하루 당겨진 것입니다. 그만큼 인류의 자원 소모 속도가 빨라졌거나 생태용량 회복 속도가 늦춰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단, 일각에서는 생태용량 초과 양상이 안정화되는 추세란 분석도 나옵니다.
역사상 3번째 ‘8월 1일’…“행성 재앙 막아야” 📢
8월 1일은 지금까지 발표된 어스 오버슈트데이 중 가장 빠른 일자입니다.
어스 오버슈트데이는 1971년 12월 25일에서 빠르게 앞당겨졌습니다. 2005년 처음으로 8월에 들어선 이후 현재 1일까지 앞당겨진 상태입니다.
지금까지 8월 1일을 기록한 연도는 올해와 2018년, 2022년 등 3번뿐입니다.
GNF는 2022년 발표 당시 어스 오버슈트데이를 7월 28일로 산정했으나 추후 변경했습니다. 최신 데이터를 보완한 결과입니다.
이는 어스 오버슈트데이가 7월로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은 현 상황을 보여줍니다.
루이스 아켄지 GNF 이사는 이같은 위험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그는 “오버슈트는 어떻게든 끝날 것”이라며 “문제는 계획적으로 끝날지 재앙으로 끝날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GNF는 올림픽 선수들의 혁신을 언급하며 희망을 강조했습니다. ‘배면뛰기’를 창시한 올림픽 높이뛰기 챔피언 딕 포스버리, 세계 신기록을 거듭 경신한 육상선수 우사인 볼트처럼 ‘인간의 잠재력’이면 가능하다는 설명입니다.
올해 프랑스 파리 하계올림픽의 열기로 희망을 고취하겠다는 메시지가 담겨있습니다.
어스 오버슈트데이 ‘과소비 정점’ 발견돼…“韓도” 🇰🇷
한편, 생태자원 소비가 정점에 달한 것 아니냐는 희망적 분석도 나옵니다.
수십년간 빠르게 당겨졌던 어스 오버슈트데이가 점차 안정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어스 오버슈트데이는 지난 2005년 처음으로 8월에 들어선 이후 20년간 8월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9월에서 8월로 당겨지기까지 단 6년밖에 안 걸렸단 점과 비교됩니다.
독일 기후정책 분석 기관 저먼워치의 크리스토프 발스 정책 책임자는 이에 대해 세계가 자원 소비의 전환점에 도달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평가했습니다. “과소비가 곧 감소할 것이란 징후가 많이 발견된다”는 것이 그의 설명입니다.
한국의 오버슈트데이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발견됐습니다.
올해 한국 오버슈트데이는 4월 4일이었습니다. 2023년과 2022년 4월 2일과 비교해 이틀 늦춰진 것입니다. GNF의 최신 자료를 살펴보면, 한국의 생태자원 소비량은 2017년 정점을 찍고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단, 발스 정책 책임자는 “기후 티핑포인트(임계점)와 추가적인 생물다양성 손실을 피하기 위해서는 기후·환경 조치가 여전히 빠르게 가속돼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