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앞당겨지는 ‘오버슈트데이’, 우리나라는 특히 더 심각하다고?

한국 오버슈트데이, 식목일보다 빨라

2022년 7월 28일은 ‘지구 생태용량 초과의 날’이라 불리는 어스 오버슈트데이(Earth Overshoot Day)입니다. 오버슈트데이는 인류가 지구의 재생산 가능 자원을 모두 소진한 날입니다. 즉, 이날을 기점으로 우리는 미래세대의 생태자원을 빌려 소진하고 있단 뜻인데요.

올해 오버슈트데이는 7월 30일이었던 지난해에 비해 이틀 당겨졌습니다. 지구의 생태자원 회복 속도에 비해 인류의 자원 소모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단 의미인데요.

지난 한해 동안 생물다양성은 감소한 반면, 대기 중 온실가스 배출량은 증가했으며 식량과 에너지에 대한 경쟁이 심화됐단 것으로 풀이됩니다.

매년 전 세계 생태발자국을 계산해 오버슈트데이를 발표하는 비영리단체 국제생태발자국네트워크(GFN). 올해 단체는 오버슈트데이를 늦추기 위해선 국제협약을 기다리는 것을 넘어 ‘순환솔루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는데요.

 

©Earth Overshoot Day

이틀 앞당겨진 오버슈트데이, 우린 지금 1.75개의 지구를 사용 중 🌎

우선 오버슈트데이가 이틀 당겨졌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오버슈트데이의 날짜는 해당 해의 지구 생태용량(지구가 그해 생성할 수 있는 생태 자원의 양)을 인류의 생태발자국(그해 인류의 수요)으로 나누고, 1년의 수인 365를 곱해 계산되는데요.

지구 생태용량은 산림, 방목지, 어장 등 생물학적으로 자원이 생산되는 육지와 바다 면적으로 계산됩니다. 반면, 생태발자국은 식품·섬유·가축·목재·사회기반시설을 위한 공간을 비롯해 이산화탄소 흡수를 위해 필요한 산림 등 인류에게 필요한 자원의 면적(글로벌헥타르·GHA)으로 측정됩니다.

지역 등의 면적으로 계산됩니다. 반면 인류의 생태발자국에는 식품 및 섬유, 가축, 목재, 도시 기반 시설을 위한 공간, 이산화탄소(CO2) 흡수를 위해 필요한 산림 등 인류에게 필요한 자원이 면적(글로벌 헥타르)으로 측정됩니다.

 

▲ 80억 인류가 지금처럼 살기 위해선 지구가 1개는 더 필요하다. ©Miriam Stumpfe, Ilka Knigge

이를 계산한 결과, GFN은 올해 총 생태용량이 전년도 대비 0.4% 증가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그에 비해 생태발자국은 전년도 대비 1.2%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이는 달리 말하면 공급(생태용량) 증가율에 비해 수요(생태발자국) 증가율이 3배에 달한단 것.

생태발자국의 60%를 차지하는 탄소발자국이 증가한 것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올해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은 2021년에 비해 1.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GFN은 그 결과, 올해 인류는 지구의 생태용량보다 75% 더 많은 자원을 사용할 것이며 올해 오버슈트데이는 1월 1일로부터 209번째 날인 7월 28일이 될 것이라 발표했습니다.

 

▲ 2022년 국가별 오버슈트데이. ©Earth Overshoot Day, 홈페이지 갈무리

한국 오버슈트데이, 이젠 식목일보다 빨라 🌲

한편, 국가별로 생태용량과 수요를 반영한 오버슈트데이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자료를 확인하면 우리나라의 오버슈트데이가 당겨지는 속도가 어스(지구 전체) 오버슈트데이보다 빠르단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사실 우리나라의 오버슈트데이는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도 매우 이른 편에 속합니다. 우리나라는 산유국인 중동의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미국을 비롯해 에너지 다소비국인 호주, 벨기에 등에 이어 8번째로 오버슈트데이가 빠른데요.

우리나라는 국토 면적이 작은 만큼 생물자원이 적을뿐더러, 석유화학·철강·시멘트 등 에너지 다소비산업이 몰려있기 때문입니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우리나라의 오버슈트데이가 해마다 앞당겨지고 있단 점입니다. 올해 우리나라의 오버슈트데이는 4월 2일. 지난해의 4월 5일에 비해 무려 사흘이나 앞당겨졌습니다. 또한, 지난 5년(2018~2022년)을 살펴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세계 공장과 운송이 멈췄던 2020년을 제외하곤 그 변화폭이 3~6일로 꽤 큰 편입니다.

 

▲ 2018부터 2022년까지 어스 오버슈트데이와 한국 오버슈트데이 추이 비교. ©greenium

그에 비해 어스 오버슈트데이는 2019년과 2020년에는 날짜가 늦춰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인 2020년에는 이례적으로 24일이 밀렸는데요. 그만큼 자원 소모 속도가 늦춰졌단 것. 물론 이는 일시적이었고 이듬해인 2021년 세계 경제가 회복되며 오버슈트데이 또한 큰 폭으로 앞당겨졌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앞당겨진 날짜(7월 30일)일 조차도 코로나19 대유행 직전 해(7월 29일)와 비교하면 늦춰진 양상을 보입니다.

또한 5년 전후를 비교하면 어스 오버슈트데이의 날짜는 7월 28일로 동일한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그새 14일이나 당겨졌습니다. 지난 5년간 우리나라의 자원 낭비가 개선되긴커녕 더 심화됐단 사실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 GFN은 오버슈트데이를 늦추자는 의미로 #MOVETHEDATE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다. ©Global Footprint Network

오버슈트데이를 늦추는 힘, ‘순환솔루션’이면 가능해! ♻️

GFN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의 1.5°C 시나리오 달성을 위해선 오버슈트데이를 매년 10일씩 늦춰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오버슈트데이를 늦추기 위해 인류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이에 GFN은 순환경제라고 답했습니다.

지난 6월 5일(현지시각), GFN은 생태용량 초과를 역전시키고 생물학적 재생을 지원하기 위한 솔루션으로써 ‘가능성의 힘(Power Of Possibility)’ 플랫폼을 출시했습니다.

해당 플랫폼에는 어스 오버슈트데이 날짜를 늦추기 위한 핵심 영역 5개를 소개했는데요. ▲건강한 행성(Healthy planet), ▲도시, ▲에너지, ▲식품, ▲인구 등 5개 핵심 영역에서 자원 안보를 개선한 각각의 솔루션 사례들이 소개됐습니다. 여기에 ‘순환기업(Circular company)’들이 주요하게 포함된 것!

이처럼 순환경제는 제품과 서비스를 재설계해 낭비를 없애고 자원 순환을 복원해 지구에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면서도 비즈니스 및 경제적 기회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순환기업이 많아질수록 경제는 성장하고 자원 순환은 개선돼 오버슈트데이를 늦출 수 있는데요.

GFN이 언급한 대표적 사례를 살펴보자면.

 

▲ 독일, 세계 및 인터제로에 대한 연간 달러 가치 추가당 글로벌 오버슈트의 변화. ©Global Footprint Network
  • 건강한 행성 🌐 : 독일 기업 인터제로(Interzero)는 플라스틱을 포함한 대규모 폐기물 분류 및 재활용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플라스틱은 화석연료를 사용할뿐더러, 자연과 인간을 포함한 행성 건강 전체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GFN은 인터제로가 1유로 가치를 생산할 때마다 28.5 글로벌 제곱미터만큼 생태 용량이 회복된다며 “인터제로 덕분에 어스 오버슈트데이는 4분 20초 더 늦춰졌다”고 밝혔습니다.
  • 도시 🏗️ : 매년 전 세계적으로 철거된 건물에서 60억 톤 이상의 폐기물이 발생합니다. 스위스 건설회사 에버하르트(Eberhard)는 혼합건설 폐기물을 회수해 새로운 순환 2차 원료인 저탄소 순환 콘크리트로 바꾸는 유럽 최초의 공장을 설립했습니다. 기존 콘크리트를 에버하르트의 콘크리트로 대체할 경우 어스 오버슈트데이를 2.4일 늦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 에너지 💡 : 세계 탄소배출량의 3분의 1 이상이 전력망과 관련됩니다. 이에 이집트 국영전력회사인 EEHC중동 최초의 전국 스마트그리드망을 구축하고 있는데요. 프랑스 다국적 에너지기업 슈나이더일렉트릭(SU)과 GFN 연구원들은 이러한 에너지 효율화 기술들이 오버슈트데이를 최소 21일 이상 늦출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Global Footprint Network

이밖에도 음식물 쓰레기를 절반으로 줄이기(13일)나 숲 재조림(8일), 채식 전환(17일) 등 익숙한 솔루션부터, 단축근무(11일)나 건조기 사용 않기(1.3일), 자동차 속도 제한 강화하기(0.6일)처럼 낯설지만 일상에서 시도 가능한 솔루션까지 다양합니다.

생태발자국 개념의 창시자이자 GFN의 최고경영자(CEO)인 매티스 웨커너겔은 ”(가능성의 힘) 플랫폼은 우리에게 필요한 미래를 구축하는 방법에 대한 사례를 제공한다”고 말했는데요.

워커너겔 CEO는 또한 “순환솔루션을 활성화하면 기업은 예측 가능한 미래에 성공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며 기업들의 순환 비즈니스 확대가 기업과 지구 모두에게 이익임을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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