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X서 분사한 280어스, 탄소포집 설비로 데이터센터 냉각 문제 해결 나서

탄소제거 기술개발 촉진 목표 ‘프런티어’ 280어스에 550억원 투자

탄소제거 기술개발 스타트업 280어스가 최근 구글 모기업 알파벳 등으로부터 4,000만 달러(약 55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해당 투자는 알파벳과 스트라이프 등이 참여 중인 ‘프런티어’가 진행했습니다. 프런티어는 탄소제거 기술에 선제적으로 투자함으로써 비용 절감 촉진을 목표로 합니다.

280어스는 구글의 혁신 연구소인 구글X(문샷 팩토리)에서 2022년 분사해 설립됐습니다.

DAC(직접공기포집) 기술을 개발 중입니다. 첫 DAC 설비는 현재 미국 북서부 오리건주에 위치해 있습니다.

2일 데이터제공업체 크런치베이스를 통해 확인한 결과, 이번 투자 유치 이전까지 사측이 모은 투자금 규모는 5,000만 달러(약 688억원)에 이릅니다.

280어스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화학 흡착제를 이용해 대기 중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합니다. 포집한 이산화탄소는 지하에 영구 격리 또는 콘크리트로 광물화될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280어스의 기술은 다른 DAC 스타트업들과 다르지 않습니다.

눈여겨볼 점은 280어스는 자사의 DAC 설비를 데이터센터와 연결하려고 한다는 점입니다.

 

▲ 구글X에 있던 시절 280어스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포집이 가능한 자체 흡착제를 개발했다. 해당 흡착제는 미국 오리건부에 소재한 DAC 설비에서 사용 중이다. ©280earth

“포집 부산물로 ‘물’ 나와…데이터센터에 냉각수로 공급” 🌊

인공지능(AI) 수요 증가에 맞춰 데이터센터 역시 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데이터센터는 24시간 서버에 전력을 공급하고 냉각시키기 위해 상당한 에너지와 물이 필요합니다.

이 때문에 전력수요와 물소비량 그리고 온실가스 배출량이 모두 늘어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오는 2026년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소비량이 연간 1,000TWh(테라와트시)를 넘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일본의 한해 전력소비량과 비슷합니다.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 같은 기업들 역시 최근 데이터센터 증가로 인해 공급망 내 배출량과 물소비량이 늘어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280어스는 이같은 문제를 자사의 DAC 설비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먼저 회사 측이 개발한 DAC 설비는 데이터센터에서 나온 폐열을 통해 일부 에너지를 충당합니다. 나머지 전력은 인근 수력발전소에서 끌어오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사측은 에너지손실 최소화를 위해 이산화탄소 포집 단계를 명확하게 구분했습니다. 통상 DAC 설비는 하나의 모듈로 구성됩니다. 이산화탄소 포집 과정에서 ▲재가열 ▲냉각 ▲압력 변화를 거치며 에너지손실량이 큽니다.

 

▲ 280어스가 개발한 흡착제는 여러 차례 재사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280earth

280어스는 이 단계를 각각의 모듈이 담당하도록 설계했습니다.

존 피멘텔 회사 최고경영자(CEO)는 자사의 DAC 설비를 피자 화덕에 비유했습니다. 가정용 오븐을 매번 켜고 끌 때마다 열과 에너지를 잃습니다. 반면, 피자 화덕은 열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는 사측이 개발한 흡착제 덕분에 가능합니다.

이 흡착제는 저온에서도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습니다. 공기 중 이산화탄소에 흡착제가 달라붙으면 가열 과정에서 둘이 분리됩니다. 분리된 흡착제는 다시 재사용이 가능합니다.

구체적인 성분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구글X에서 개발에만 5년 이상이 걸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측은 “대기 중에서 이산화탄소만 포집할 수 있는 흡착제를 개발했다”며 “수천 번 재사용되도록 설계돼 천연자원과 폐기물 사용량을 최소화했다”고 밝혔습니다.

무엇보다 이 과정에서 부산물로 물이 나온단 점이 중요합니다.

사측은 이산화탄소 포집 1톤당 2~4톤 규모의 물을 모을 수 있단 점을 앞세웠습니다. 이 물을 데이터센터에 냉각수로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 사측의 말입니다.

 

年 500톤 → 5000톤 목표 “탄소 격리 방법 논의 중” 🏛️

280어스의 첫 DAC 설비는 오리건주 댈러스에 위치해 있습니다.

구글 데이터센터 바로 근처입니다. 해당 데이터센터로부터 폐열을 받는 대신 부산물로 나온 물을 냉각수로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당 설비의 연간 이산화탄소 포집 규모는 약 500톤입니다. 지난 5월 준공돼 상업용 실증에 나섰습니다.

추후 5,000톤 규모까지 설비를 확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회사 측은 밝혔습니다. 이는 북유럽 아이슬란드에서 클라임웍스가 운영 중인 DAC 설비 ‘오르카’의 연간 포집량과 비슷합니다.

설비를 통해 포집된 이산화탄소는 지하나 광물화 형태로 영구 격리됩니다. 현재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어떻게 격리할 것인가와 관련해 마무리 계획을 수립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철도 등 육상을 활용해 미국 내 지하유정에 격리한다는 구상이 유력합니다.

 

▲ 미국 북서부 오리건주 댈러스에 소재한 280어스의 첫 DAC 설비의 모습. 올해 5월 준공돼 이산화탄소 포집에 들어갔다. ©280earth

프런티어 “AI 수요 증가 속 데이터센터·DAC 결합 필요”

그런데 회사 사명에 왜 숫자 280이 들어가 있는 걸까요? 이는 기후변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와 연관돼 있습니다. 전지구 이산화탄소 농도는 산업혁명 이전까지만 해도 약 280ppm에 불과했습니다. 2023년에는 417.9ppm까지 치솟았습니다.

DAC 기술을 사용해 지구의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280ppm 수준까지 낮추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입니다.

구글X의 수장인 아스트로 텔러 CEO 역시 280어스에 기대하는 바가 큽니다. 그는 “구글X에서 280어스가 실험을 시작했을 당시 우리(구글)의 비전은 항상 대기에서 수십억 톤 규모의 탄소를 저렴하고 확장가능한 방식으로 제거하는 것이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프런티어가 280어스에서 나온 탄소제거 크레딧을 사전구매하겠다는 계약을 맺어 매우 기쁘다고 텔러 CEO는 말했습니다.

회사 측은 프런티어와의 계약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6만 1,000톤을 제거한다는 계획입니다. 이에 상응하는 탄소제거 크레딧은 프런티어에 참여하는 기업들에게 제공됩니다.

이외에도 물론 여러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프런티어 측은 “이번 사전구매계약에는 지역사회에 혜택을 공유해야 한다는 조건도 있었다”며 “청정전력 공급 계약 체결, 저장 허가 확보 등 주요 이정표를 충족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프런티어 측은 “280어스는 산업 공정에서 나온 폐열을 사용해 DAC 설비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며 “상당한 냉각이 필요한 데이터센터와 결합할 시 더 큰 이점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AI 수요와 맞물려 데이터센터 냉각의 필요성도 많이 늘어난 가운데 280어스의 DAC 설비가 대안책이 될 수 있다고 기관은 설명했습니다.

피멘텔 CEO는 “(프런티어와의) 이번 계약이 280어스가 마침내 공식적으로 개업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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