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본격 저탄소 철강 전환…“2024 상반기 신규 승인 설비, 100% 전기로”

철강 생산국 6위 韓? “정책 지원 부족 목소리도”

중국이 본격적인 저탄소 철강 전환에 나섰단 분석이 나왔습니다.

중국 지방정부가 승인한 2024년 상반기 제강(Steel making) 신규 설비가 모두 100% 전기로(EAF·Electric Arc Furnace) 기반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전기로는 철스크랩(고철)과 전기를 사용해 온실가스 배출이 더 적은 생산방식으로 평가됩니다.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각) 핀란드 싱크탱크 에너지·청정공기연구센터(CREA)는 이같은 분석이 담긴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보고서 주저자인 신이 센 CREA 연구원은 “향후 10년 동안 배출량을 줄일 중요한 기회가 생겼다”고 평가했습니다.

CREA는 이같은 변화가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적용이 임박해짐에 따른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中 제강 신규 설비, ‘전기로 100%’ 의미는? 🤔

보고서를 살펴보기에 앞서, 철강 생산 방식에 대한 설명이 필요합니다.

철강 생산은 크게 ‘제선(Iron making)’과 ‘제강’으로 나뉩니다.

철광석을 제련해 선철(조강)을 생산하는 과정이 제선입니다. 선철 속 불순물을 제거해 강철을 만드는 과정은 제강이라고 부릅니다.

기본적으로 두 과정은 각각 고로(BF)와 용광로(BOF)를 기반으로 합니다. 이 과정에서 고온의 열을 내기 위해 다량의 화석연료, 주로 석탄이 사용하기 때문에 탄소배출량이 많습니다.

이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등장한 방식이 전기로입니다. 전기로는 철스크랩을 원료로 사용하고 전기를 열원으로 활용합니다. 제선 과정은 건너뛰고, 화석연료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여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아이디어입니다.

CREA에 따르면, 전기로로 생산된 철강은 고로-용광로 기반 철강보다 탄소집약도가 3배 낮습니다.

또한 올해 상반기(1~6월) 중국 지방정부가 허가한 신규 제강 설비는 모두 전기로로 확인되었습니다. 석탄 기반의 제강 신규 설비가 허가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올해 상반기(1~6월) 중국 지방정부가 허가한 신규 제강 설비가 모두 전기로였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석탄 기반 제강 신규 설비가 허가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CREA는 보고서에서 “이러한 조치는 중국의 철강 탈탄소화 진행에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세계 철강 54% 생산 中, EU CBAM으로 탈탄소 속도전 💨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2023년 세계 철강 총생산량 중 중국이 차지한 비중은 54%에 달합니다.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중국 철강업계의 탈탄소화가 필수란 뜻입니다.

CREA는 EU의 CBAM 시행이 임박해짐에 따라 중국 정부가 철강 탈탄소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CBAM은 2026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됩니다.

중국 세계탈탄소진전연구소(iGDP)는 중국 철강업계가 치러야 할 비용이 최대 59억 위안(약 1조 1,1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중국철강협회(CISA) 또한 CBAM으로 인해 대(對)EU 중국산 철강 수출이 32%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iGDP는 석탄 기반 철강은 톤당 최대 250위안(약 4만 7,000원)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반면, 전기로 기반 철강은 CBAM으로 인한 비용 부담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중국이 전기로 설비 확장에 나선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지난 5월 중국 정부가 발표한 ‘2024-2025 에너지절약 및 탄소감축 행동계획’에도 전기로 확대가 포함됐습니다. 세부적으로는 전기로 기반 생산 비중을 ▲2025년 15% ▲2030년 이전까지 20%로 상향하는 것을 목표로 내걸었습니다.

이에 대해 CREA는 2025년 전기로 15% 비중을 달성할 시 탄소배출량을 최대 2억 톤 감축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는 EU 철강 산업의 연간 배출량에 준하는 규모입니다.

 

“저탄소 순환경제 과제는? 철스크랩 확보” 🗑️

전기로 확대를 위한 과제도 제시됐습니다. 그중 하나는 원료인 철스크랩 공급의 확대입니다.

최근 2년간(2022~2023년) 중국의 철스크랩 소비량은 약 2억 5,000만 톤입니다. 중국고철협회(CSSA)는 2025년까지는 최대 3억 2,000만 톤, 2030년에는 최대 3억 8,000만 톤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합니다.

CREA는 철스크랩 확보를 위한 중국 정부의 정책으로 ‘수요 확대’ 정책에 주목했습니다.

지난 3월 중국 중앙정부가 발표한 대규모 장비 및 설비 개선 지원 방안입니다. 철강·도시 인프라(기반시설)·교통·농업·교육·문화·의료 등 7개 부문에서 장비 교체를 지원한단 내용입니다.

저탄소·고효율 장비로 교체해 시장 활성화와 탄소감축 효과를 목표로 합니다. 당국은 연간 5조 위안(약 946조원) 규모의 수요 창출을 내다봤습니다.

CREA는 해당 정책으로 다수의 재활용 자재가 확보되면서 중국 내 철스크랩 공급이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 중국 최대 철강 기업 바오우철강그룹은 지난 1월 100만 톤 규모의 수소환원제철 시설 가동에 성공했다. ©Baowu Steel Zhanjiang

“제선 공정은 100% 석탄?”…수소·전기 ‘투 트랙’ 밟아 ⚡

진전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제선 공정은 제강과는 상황이 정반대입니다. 중국 지방정부가 올해 허용한 상반기 제선 신규 설비 모두 석탄 기반 고로 시설이며, 허용량은 802만 톤에 달합니다.

비(非) 고로 신규시설이 단 한 건도 승인받지 못한 것은 2023년 하반기에 이어 2분기 연속입니다.

CREA는 이와 관련된 별도의 분석은 내놓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리니엄이 확인한 결과 기존에 승인된 비(非) 고로 시설은 활발히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주요 중국 철강사들은 ‘수소 기반 직접환원철(H2 DRI)’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H2 DRI는 환원제로 석탄·코크스 등 화석연료 대신 수소를 사용하는 기술입니다. 대표적인 ‘녹색철강’ 기술입니다.

일례로 허베이강철그룹(HBIS)는 지난해 10월 50조 위안(약 9,460조원) 규모의 수소환원제철 프로젝트에 착수했습니다. 2025년 9월 완공돼 연간 60만 톤 규모의 수소 기반 철강이 생산될 예정입니다.

지난 1월에는 중국 최대 철강 기업 바오우철강그룹도 100만 톤 규모의 수소환원제철 시설 가동에 성공했습니다.

제선은 수소, 제강은 전기를 사용하는 ‘투 트랙’이 진행 중인 겁니다.

프랑스 싱크탱크 몽테뉴연구소의 조셉 델라테 연구원은 철강업계 탈탄소 핵심이 전기화와 수소 환원이 될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철강 생산국 6위 韓은?…“정책 지원 부족 목소리도” 🇰🇷

철강 생산국 6위인 한국도 일찍이 전기로 구축과 수소환원제철 연구개발(R&D)에 착수한 상황입니다.

한국 최대 철강사 포스코는 광양제철소에 연간 생산량 250만 톤 규모의 전기로 공장을 건설 중입니다. 6,000억 원이 투자됐으며 2026년 가동 예정입니다. 양대 철강사인 현대제철 또한 전기로·고로 복합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전기로가 당장의 저탄소 철강 생산을 뒷받침한다면, 수소환원제철은 ‘탈탄소’ 철강을 위한 핵심 기술로 꼽힙니다.

이에 포스코는 한국식 수소환원제철, 일명 ‘하이렉스(HyREX)’ 기술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하이렉스는 기존 기술과 달리 저품질 분철광석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경제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됩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기술개발의 시급성에도 한국 정부의 지원이 현저히 부족하단 지적도 나옵니다.

지난 6월 비영리단체 기후솔루션은 하이렉스 기술개발 및 설비 전환에 2050년까지 최소 20조 원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단체는 해당 분야에 확정된 정부 지원금(2023~2025년 기준)은 269억 원에 불과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마저도 모두 기술개발 지원 자금입니다. 실증 프로젝트에 책정된 지원금은 없었습니다.

단체는 생산량이 한국 절반에 불과한 독일마저도 한국의 38배에 가까운 정부 예산을 편성한 상황이라고 꼬집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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