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중국산 전기차에 고율 관세 5일 잠정 발효…“협의 태도 놓고 양국 간 설전”

발효 9일 전 첫 연락 받았단 주중 EU 대사, 中 “전혀 사실 아냐”

유럽연합(EU)의 중국산 전기자동차 고율 관세를 둘러싸고 양측 간 갈등이 재점화하는 모습입니다.

EU는 지난달 중국산 전기차에 최대 38.1%p(퍼센트포인트)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단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는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각) 최대 37.6%p로 조정돼 임시 발효됐습니다. 기존 10% 관세를 더하면 전체 관세는 최대 47.6%까지 적용될 수 있습니다. 중국 정부의 보조금으로 인한 불공정 경쟁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란 것이 EU 측의 주장입니다.

이 가운데 양국의 협상 태도를 둘러싸고 논쟁이 붙었습니다.

발단은 지난 7일 중국이 최근에야 협상 요청을 받아들였다는 호르헤 톨레도 중국 주재 EU 대사의 말에서 비롯됐습니다. EU는 적극 협상에 나섰지만, 중국 측이 응하지 않았단 취지로 풀이됩니다.

다음날(8일)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사실과 다르다며 즉각 반발했습니다.

 

주중 EU 대사 “수개월 협의 제안에도 9일 전 연락 받아” 🇪🇺

톨레도 대사는 몇 달간 이 사안에 대해 중국 측에 협의를 제안했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최근에야 중국 정북 협상에 응했단 것이 그의 말입니다.

불과 9일 전에야 발디스 돔브로브스키스 EU 집행위원회 수석 부집행위원장(통상 담당)이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 장관의 전화를 받았다는 것이 그의 말입니다.

이마저도 독일 측의 연락에 대응한 것이란 주장도 나왔습니다. 브루노 앙젤레 중국 주재 벨기에 대사는 최근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 겸 경제기후보호부 장관이 왕 장관에게 전화한 후 이같은 통화가 이뤄졌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톨레도 대사는 이미 4개월 전에 중국에 관세나 여타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는 서한을 보냈단 점도 언급했습니다.

그는 중국이 EU만 비판하고 있단 점도 꼬집었습니다. 중국이 미국·튀르키예 등 중국산 제품 추가 관세에는 침묵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말입니다.

톨레도 대사는 “(각국의 조치는) 사실에 기반해 객관적인 대응이지만 비판을 받는 건 우리뿐이다”고 토로했습니다.

 

“최대한 성의 표명” 中 상무부, 수차례 서한·논의 강조 🇨🇳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협의 제안과 관련된 톨레도 대사의 발언이 “사실과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고 일축했습니다.

8일 정례 브리핑에서 대변인은 작년 10월 EU의 중국산 전기차 관련 조사 이후부터 여러 채널을 통해 강한 반대를 표명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동시에 EU와 협의를 통해 무역마찰을 적절하게 해소할 것을 촉구해 왔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왕 장관이 협의를 위해 여러 차례 노력했다는 점도 구체적으로 나열했습니다.

우선 지난해 11월부터 EU에 관련 서한을 보냈습니다. 이후 2024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다보스포럼), 제10차 중국-EU 고위급 경제무역 대화 등 국제회의에서도 여러 번 대화를 제안해 왔단 것이 대변인의 설명입니다.

지난 6월부터는 중국-EU 간 화상회의를 개최하고, 실무그룹을 EU에 파견했단 사실도 언급됐습니다.

대변인은 “중국은 최대한의 성의를 표명했다”고 피력했습니다. 이어 “EU와 중국이 조속히 협의를 진행해 양측이 받아들일 수 있는 해결책을 찾길 희망한다”고 덧붙였습니다.

 

EU-中 협의 진행 중…“최종 관세 확정 11월 예정” ⚖️

EU와 중국은 현재 협상을 진행 중입니다. 추가 관세 부과가 시작됐지만 아직은 임시 조치입니다.

최종 결정은 오는 11월 확정될 예정입니다. 그때까지 27개 EU 회원국 모두가 승인할 경우 향후 5년간 추가 관세가 지속 적용됩니다.

중국은 최종 확정 전까지 EU와의 협상에 적극 나선다는 입장입니다. 최종 확정 전까지 4개월가량이 남은 만큼 양측이 납득 가능한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다는 것.

이와 함께 중국 정부는 관세 조치 시행 당일(5일) 보복성 조치도 발표했습니다. 오는 18일 EU산 브랜디에 대해 반(反)덤핑 조사 관련 청문회를 개최한다는 내용입니다.

중국 상무부는 “조사 과정의 공정성‧공평성‧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마르텔, 헤네시 등 업계 이해관계자들의 신청에 따라 관련 규정에 따른 청문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마르텔과 헤네시는 프랑스의 유명 브랜디 브랜드입니다.

그 외 EU 회원국의 주력 수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독일산 고배기량 자동차와 스페인·덴마크의 돼지고기 및 유제품 등이 거론됐습니다.

 

▲ 현지시각으로 지난 8일 왕촨푸 BYD CEO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악수하는 모습. 이날 BYD는 튀르키예에 10억 달러 규모의 공장 건설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튀르키예 통신국, Instagram

BMW CEO 등 독일 자동차 업계, EU 조치 철회 촉구 🤔

한편, EU 내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그중에서도 독일 주력 산업인 자동차 업계의 반발이 큽니다.독일 자동차산업협회(VDA)는 지난 3일 공식 성명을 통해 이번 관세 조치가 EU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단 점을 피력했습니다.

중국 공장에서 수출하는 유럽 자동차 기업이 타격을 받을 수 있고 중국의 보복 관세도 우려된다는 주장입니다. 협회는 따라서 EU가 추가 관세 조치를 철회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BMW그룹 최고경영자(CEO)인 올리버 집스 또한 별도 성명을 통해 관세는 ‘막다른 길’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EU의 접근방식이 “기업 사업모델에 해를 끼칠 뿐만 아니라 운송 부문 탈탄소화를 늦출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中 기업 BYD, 튀르키예·태국 등 우회로 공략 🚗

반면, 중국 전기차 기업들은 일찍이 EU 추가 관세 조치에 대응에 나선 상황입니다.

지난 8일 중국 전기차 기업 BYD(비야디)는 신규 공장 건설을 위해 튀르키예 산업부와 계약을 마쳤습니다. BYD는 튀르키예 공장 설립에 10억 달러(약 1조 3,800억원)를 투자할 예정입니다. BYD는 2023년 한때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전기차 점유율 1위에 올랐던 기업입니다.

서명식에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도 참석했습니다. 해당 공장은 2026년 연말 가동해 연간 15만 대를 생산할 예정입니다.

튀르키예는 EU 회원국은 아니지만 EU와 관세동맹을 맺고 있어 관세 우회가 가능합니다. 이에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은 “BYD가 유럽 시장에 진출할 또 다른 길을 얻게 됐다”고 논평했습니다.

BYD는 지난해 12월 헝가리에도 공장 건설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밖에도 멕시코·브라질·태국 등에서 현지업체 사업장을 인수하거나 신규 공장을 설립하고 있습니다.

이미 연 15만 대 전기차를 생산할 태국 공장은 지난 4일 완공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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