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아이슬란드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DAC(직접공기포집) 시설이 가동을 시작했습니다.
DAC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여 영구 제거하는 기술을 말합니다.
기후테크 기업 클라임웍스는 신규 DAC 시설 ‘맘모스(Mammoth)’가 가동했다고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각) 밝혔습니다.
이 시설의 연간 탄소포집 규모는 3만 6,000톤에 이릅니다. 단일 규모로도 세계 최대 수준입니다. 이는 연간 7,800대의 내연기관차가 내뿜는 이산화탄소와 같은 양이라고 클라임웍스는 밝혔습니다.
맘모스의 포집 규모는 클라임웍스의 첫 DAC 시설 ‘오르카(Orca)’보다 약 10배 더 큰 수준입니다. 오르카의 포집 용량은 연간 4,000톤입니다.
얀 부르츠바허 클라임웍스 공동설립자 겸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맘모스 시설의 가동은 2030년 메가톤(Mt·100만 톤) 단위의 포집 능력, 나아가 2050년 기가톤(Gt·10억 톤) 규모의 포집 능력을 갖추겠다는 클라임웍스의 목표 실천을 시작하는 것과 같다”고 피력했습니다.
연간 100만 톤은 우리나라 SK텔레콤의 2021년 탄소배출량과 맞먹습니다.
클라임웍스 DAC 시설 맘모스, 모듈식 설계 덕에 확장성·포집량 ↑ 📈
맘모스는 2022년 6월부터 공사가 시작됐습니다. 이 시설은 모듈형으로 설계된 덕에 확장성이 큽니다.
현재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모듈형 설비 12개가 들어선 상태입니다. 최종적으로 72개를 설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올 연말까지 최종 준공될 예정입니다.
DAC 시설 가동에는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거대한 팬을 이용해 주변 공기를 빨아들이고, 빨아들인 공기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데 주로 에너지가 사용됩니다.
시설 운영에 필요한 에너지는 헬리셰이디 지열발전소로부터 공급받습니다. 클라임웍스의 첫 DAC 시설 오르카 역시 이 발전소 부근에 위치해 있습니다.
포집 후 화학공정을 통해 분리된 이산화탄소는 클라임웍스 협력사인 카브픽스가 맡아 처리합니다.
아이슬란드 에너지 기업인 카브픽스는 이산화탄소를 물과 함께 탄산수 형태로 지하 800~2,000m 아래 현무암 지층에 주입합니다. 2년안에 탄산수가 탄산염 광물로 전환되며 영구 격리된단 것이 양사의 설명입니다.
부르츠바허 공동 CEO는 이어 맘모스 시설이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의 모범”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클라임웍스, 톤당 포집비 1000달러 근접…“경제성 위해선 포집 비용 ↓” 💰
다만, 클라임웍스는 맘모스 공장의 톤당 포집 비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습니다.
사측은 맘모스 시설의 톤당 포집 비용이 현재 1,000달러(약 136만원)에 가깝다고 밝혔습니다. DAC 기술이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톤당 포집 비용을 100달러(약 13만원) 밑으로 떨어뜨려야 합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또한 2022년 보고서를 통해 DAC의 비용이 포집 기술개발 발전과 전력요금 등에 달려있단 점을 언급한 바 있습니다.
지열발전 등 재생에너지 잠재력이 높고 전력 요금이 비교적 저렴한 지역일수록 DAC의 톤당 포집 비용이 100달러 이하로 내려갈 잠재성이 높다고 IEA는 내다봤습니다.
이와 관련해 클라임웍스는 오는 2030년까지 톤당 포집 비용을 300~350달러(약 40만~47만원) 선까지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습니다.
궁극적으로는 2050년까지 톤당 포집 비용을 100달러 미만으로 낮출 것이라고 부르츠바허 공동 CEO는 피력했습니다.
DAC 탄소제거 크레딧 비싼 이유에도 매진되는 까닭은? 🤔
앞서 언급한대로 DAC 시설은 높은 운영비로 인해 톤당 포집 비용이 매우 높습니다.
그런데도 DAC 시설에서 나온 탄소제거 크레딧은 대부분 공개되기 전에 매진됩니다.
연간 4,000톤 규모를 포집하는 오르카 시설은 가동 3개월여만에 탄소제거 크레딧이 매진됐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보스턴컨설팅그룹(BCG)·루프트한자그룹·스위스리·JP모건체이스 등 주요 글로벌 대기업이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 기업이 비싼 DAC 크레딧에 몰린 이유는 단 하나, 크레딧이 ‘고품질’이기 때문입니다. DAC는 이산화탄소를 영구 격리가 가능합니다.
또 사측은 제거 실적을 방법론을 통해 측정하고 투명하게 모두 공개합니다. 해당 방법론은 제3자 기관을 통해 인증을 거쳤습니다.
클라임웍스로부터 탄소제거 크레딧을 구매한 쇼피파이 역시 이 점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스테이시 카우크 쇼피파이 지속가능성 책임자는 당시 “엄격한 방법론을 개발하고 공개적으로 공유하는 것은 탄소제거 구매자와 신뢰를 구축하는 중요한 단계”라고 강조했습니다.
맘모스에서 나올 탄소제거 크레딧 또한 사전구매계약 형태를 통해 판매될 것으로 보입니다.
클라임웍스 CEO “자사 DAC 시설, 전 세계 구축 위해선 100억 달러 필요” ☁️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 이하로 유지하기 위해선 DAC 등 탄소제거 기술이 빠르게 발전해야 한단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IPCC는 구체적으로 대기 중에서 제거해야 할 이산화탄소의 양을 1,000억에서 최대 1조 톤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IEA에 따르면, 현재 약 20개의 DAC 시설 건설이 각국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부르츠바허 공동 CEO 역시 맘모스 기공식에서 “2050년까지 전 세계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선 연간 최대 160억 톤의 이산화탄소가 제거돼야 한다”고 피력했습니다.
그는 탄소제거의 상당 부분은 기술적 해결잭, 즉 기후테크를 통해 해결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클라임웍스는 현재 미국과 케냐 그리고 오만에서도 DAC 시설을 건설 중입니다.
지난해부터는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프로젝트 사이프러스(Project Cypress)’란 DAC 시설 건설을 추진 중입니다. 해당 시설 건설은 미 에너지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아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캐나다와 노르웨이에서도 DAC 시설 건설을 위한 협력을 추진 중이라고 사측은 밝혔습니다.
클라임웍스 공동설립자 겸 공동 CEO인 크리스토프 게발트는 “이들 국가에 DAC 시설을 배치하기 위해선 모두 합쳐 약 100억 달러(약 13조원)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데이터제공업체 크런치베이스에 의하면, 2009년 설립 이래 클라임웍스가 현재까지 모은 투자금은 7억 3,360만 스위스프랑(약 1조 1,100억원)에 이릅니다.
미 에너지부 등 각국 정부나 공공기관이 제공한 보조금은 제외한 액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