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0일 치러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 범야권이 압승을 차지했습니다.
300명 당선인 중 기후환경 분야에서 주목받을 정치인도 눈에 띄긴 하나 각 정당이 기후정치인으로 영입한 인재 상당수가 낙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의하면, 지역구 개표 결과 ▲더불어민주당 161석 ▲국민의힘 90석 ▲새로운미래 1석 ▲개혁신당 1석 ▲진보당 1석을 차지했습니다.
그중 더불어민주당은 지역구 254곳 중 161곳에서 승리했습니다. 122석이 몰려 있는 수도권에서 102석을 가져가며 승기를 잡았습니다. 이는 지역구 의석수 254석 중 48%에 해당됩니다. 여기에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 비례대표 14석을 획득함에 따라 총 175석을 확보했습니다.
이 가운데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은 조국혁신당은 비례에서만 12석을 확보해 원내 제3당이 됐습니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모두 윤석열 정부를 향한 정권 심판론을 앞세워 유권자 표심을 얻는데 성공했단 평가가 나옵니다.
국민의힘 108석, 개혁신당 3석, 새로운미래 1석…녹색정의당 0석 🗳️
반면, 국민의힘은 지역구 의석에서 90석 확보에 그쳤습니다. 비례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비례대표 18석을 획득함에 따라 총 108석을 차지했습니다.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넘기긴 했으나 참패를 당했단 평가가 나옵니다.
선거 이튿날(11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총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직에서 사퇴했습니다.
과거 원내 3당으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던 녹색정의당은 22대 총선에서 0석을 얻었습니다. 5선 도전이자 경기 고양갑에 출마한 심상정 원내 대표는 18.41%의 득표율을 얻어 3위에 머물렀습니다. 비례대표 투표 역시 득표율 2.14%를 얻으며 당선 기준인 3%를 넘기지 못했습니다.
심상정 녹색정의당 원내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진보 정치의 소임을 내려놓으려 한다”며 정계 은퇴를 시사했습니다.
한편, 다른 원내 진보 정당인 진보당은 지역구에서 1석, 비례에서 2석을 얻어 총 3석을 확보했습니다. 진보당은 더불어민주당과 연합 전선을 구축해 범야권 비례위성장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 참여했습니다.
개혁신당 또한 지역구 1석과 비례 2석으로 총 3석을 안았습니다.
새로운미래는 지역구에서 1석을 확보했습니다.
22대 국회 입성 성공한 기후환경 분야 정치인은? 🤔
한편, 개표 결과 이번 22대 국회에서 눈여겨볼 기후환경 분야 정치인은 누구일까요?
22대 국회에 입성한 지역구와 비례 당선인들의 이력과 주요 공약을 살펴봤습니다.
🔵 더불어민주당|염태영, 박지혜, 박정현, 임미애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환경단체 활동가 출신의 당선인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경기도 수원무 선거구에서 당선된 염태영 당선인 수원시장과 경기도 부지사로 이름을 알렸습니다. 노무현 정권에서 국정과제비서관을 지낸 이력이 있습니다. 그는 앞서 수원환경운동센터에서 공동대표를 지낸 환경운동가입니다.
다만, 염 당선인은 주요 공약 중 하나로 경기국제공항 건립을 내세워 주요 환경단체로부터 지적받은 이력이 있습니다.
경기도 의정부갑에서 당선된 박지혜 당선인도 눈여겨볼 신인 정치인입니다. 박 당선인은 기후환경단체 플랜 1.5 출신의 기후환경 전문 변호사입니다. 지난해 12월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 1호로 영입됐습니다.
박 당선인은 주요 환경 공약으로 탄소중립 산업 경쟁력 확보 및 지원 근거가 되는 ‘한국형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제정을 내걸었습니다. 이밖에도 지역사회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재생에너지 육성 강화 등을 약속했습니다.
허나, 수도권 광역급행열차(GTX) C노선 조기 개통 등 주요 환경단체가 반(反) 기후공약으로 꼽은 개발공약을 언급한 바 있습니다.
대전 대덕구에서 당선된 박정현 당선인은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을 지낸 이력이 있습니다. 이와 별개로 첫 여성 구청장으로 대덕구청장을 역임한 바 있습니다.
또 주요 공약 중 하나로 ▲재생에너지 개발 연구지원 ▲산업단지 RE100(재생에너지 100% 달성) ▲스마트 그린혁신 산업단지 조성 등을 내세웠습니다.
비례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서 비례 13번 후보로 당선된 임미애 당선인도 주목할 신인 정치인입니다. 경북 의성군에서 농사를 지으며 선거에 출마한 임 당선인은 과거 군의원과 경북도의원을 지낸 바 있습니다.
임 의원은 경북도의원 시절 경북의 기후대응 정책이 미흡하단 점을 지적하며, ‘탄소중립 공론화를 위한 시민위원회’ 구성 등을 제안했습니다.
🔴 국민의힘|김소희, 김용태
국민의힘 비례정당인 국민의미에서 비례 7번 후보로 등록해 당선된 김소희 당선인도 주목할 만한 인물입니다.
그는 2050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위원이자, 기후변화센터 사무총장을 역임한 기후에너지 분야 전문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김 당선인은 석유화학과 철강 등 탈탄소화가 어려운 산업을 지키기 위해선 원자력발전과 수소 같은 무탄소에너지원이 필요하단 입장입니다. 나아가 석탄화력발전소 단계적 폐지와 해상풍력발전단지 보급에도 앞장설 것으로 보입니다.
경기 포천·가평에서 국회에 입성한 김용태 당선인 역시 국민의힘 내에서 기후대응에 관심이 높은 인물로 꼽힙니다. 국민의힘 최고위원 시절 탄소중립 달성 및 기후테크 산업 육성에 적극 목소리를 내왔습니다.
그 역시 재생에너지 확대에 있어선 찬성하나 동시에 원전 같은 무탄소에너지원 확대가 병행돼야 한단 입장입니다.
또 지역 주요 기후공약 중 하나로 가축분뇨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제안했습니다. 김 당선인은 기후위기포천시민행동 등 지역 시민단체와 지속적 만남을 통해 포천 내 기후대응을 이끌어간단 계획입니다.
⚫ 조국혁신당|서왕진
조국혁신당에서는 비례 12번 후보로 당선된 서왕진 당선인 또한 기후환경 전문가로 꼽힙니다.
미국 델라웨어대학에서 환경에너지정책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서 당선인은 이후 서울대 국제문제연구소에서 기후변화를 둘러싼 국제정치를 중심 주제로 연구활동을 시작한 이력이 있습니다. 10년 넘게 환경단체 환경정의연구소에서 일한 바 있습니다.
이후 2010년대 서울연구원 원장으로 재직하며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정책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탄녹위(당시 탄소중립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2050 탄소중립 구상과 2030 국가 온실가스감축목표(2030 NDC) 작성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2대 국회, 연임에 성공한 의원 4인방은? 🏛️
한편, 재선에 성공한 기후환경 분야 정치인들도 있습니다.
경기 의왕·과천에서 재선에 성공한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대표적입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변호사를 거쳐 사단법인 기후솔루션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습니다. 기후의제를 중앙정당의 주요 안건으로 올렸단 평가를 받습니다.
이 당선인은 이번 선거에서 주요 공약으로 ▲석탄발전소 2040년 폐지 위한 탈석탄법 제정 ▲공공기관 건물·철도·도로 활용 통한 재생에너지 확대 ▲2035년 신규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 등을 언급했습니다.
지난 총선에서 비례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한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번 선거에서는 경기 성남 중원구에서 당선됐습니다. 이 의원은 21대 국회에서 기후위기특별위원회(기후 특위)에서 활동한 바 있습니다.
또 작년 6월 탄소중립 이행에 필요한 정책금융 지원 근거를 마련하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이하 탄소중립기본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더불어민주당에서 기후친화적인 정치인으로 꼽힙니다. 김 의원은 이번에 서울 노원을에서 3선에 성공했습니다.
그는 2021년 7월 국회에서 분산에너지법을 처음으로 대표 발의했습니다. 나아가 기후문제 해결을 위해 히트펌프나 영농형 태양광 등도 조속히 활용될 수 있도록 관련 정책과 입법을 개선해야 한단 입장입니다.
국민의힘에서는 경북 상주·문경의 임이자 의원이 3선에 성공했습니다. 노동운동가 출신인 임 의원은 국회 입성 후 환경노동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습니다.
임 의원은 기후변화를 체계적으로 감시 및 분석을 지원하도록 개정한 ‘기후·기후변화 감시 및 예측 등에 관한 법률’을 대표 발의한 바 있습니다. 해당 법은 지난해 10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단, 46개 환경단체로 구성된 한국환경회의는 임 의원이 “경유자동차 판매 금지 유예 법안, 화학물질 관리 완화 법안, 환경영향평가 완화 법안 등 환경규제 완화를 본격화하는 환경 악법 다수를 대표발의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기후위기 시대, 녹색정치의 필요성 사라진 것 아냐” 🚨
각 정당이 총선을 위해 영입한 기후전문가 중에서도 낙선한 인물도 있습니다. 국민의힘에 영입된 정혜림 전 SK경제연구소 연구원은 비례 후보 25번에 배치돼 낙선했습니다.
기후인재를 전면에 내세운 녹색정의당에서는 당선자가 나오지 못했습니다. 녹색정의당 1호 영입인재인 조천호 전 국립기상과학원장(비례 8번)과 녹색교통 활성화를 추진해 온 허승규 후보(비례 2번)는 끝내 국회에 입성하지 못했습니다.
서울 마포갑과 마포을에 각각 출마한 김혜미 후보와 장혜영 의원 역시 당선되지 못했습니다.
총선 개표 직후 장 의원은 본인의 소셜미디어(SNS)에 “겸허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며 “지난날의 부족함을 깊이 성찰하고 다시 차근차근 시민 여러분의 삶을 지킬 수 있는 정치인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습니다.
허 후보 또한 낙선 소식을 전하면서 “기후위기 시대 녹색정치의 필요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라며 “앞으로 더 넓고 깊은 녹색정치를 위해 저부터 성찰하고, 혁신하고, 다시 시작하겠다”고 소회를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