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분야를 선도하는 미국 엔비디아가 지구 전체를 디지털 트윈으로 구현한 ‘어스2(Earth-2)’를 공개했습니다.
엔비디아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지난 18일(이하 현지시각) 개최된 연례 AI 콘퍼런스 ‘GTC 2024’에서 어스2를 선보였습니다. GTC는 엔비디아의 연례 콘퍼런스입니다.
디지털 트윈은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사물들을 각종 변수와 조건까지 그대로 가상세계에 복제해 시뮬레이션을 돌리는 기술입니다. 이를 통해 각종 기상이변부터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더 빠르고 정확하게 구현할 수 있단 것이 사측의 설명입니다.
21일 그리니엄이 확인한 결과, 기후테크 스타트업 3곳은 엔비디아의 디지털 트윈 플랫폼 어스2를 활용 중이었습니다.
지구 전체 가상세계로 구현한 엔비디아 ‘어스2’, 주요 장점은? 🤔
엔비디아가 선보인 어스2의 장점은 크게 3가지입니다.
먼저 이전 기후모델과 비교해 연산 속도가 1,000배 더 빠릅니다. AI와 머신러닝(ML), 인공 신경망 등 거의 모든 기술이 총동원된 덕에 정교한 미래 기후변화 시뮬레이션이 가능합니다.
덕분에 해상도는 12.5배 더 높습니다. 통상 기존 모델은 10㎞~100㎞에 불과해 정확도가 떨어집니다. 반면, 어스2는 2㎞로 해상도가 정밀합니다. 해상도가 높단 것은 각 지역에 맞춰 세밀한 예보가 가능하단 뜻입니다.
마지막으로 엔비디아가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코르디프(Corrdiff)’가 사용자가 관심을 가질법한 지표를 만들어줍니다.
사측은 “2050년까지 기상이변으로 인해 100만 명이 목숨을 잃을 것”이라며 “연간 1조 7,000억 달러(약 2,256조원)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후시뮬레이션이 앞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디지털 트윈으로 지구 구현한 ‘어스2’ 사용 중인 기후테크 스타트업은?” 🤔
엔비디아에 따르면, 현재 어스2를 사용 중인 기후테크 스타트업은 3곳입니다.
3곳 모두 엔비디아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인셉션(Inceptation)’에 소속돼 있습니다. 인셉션은 스타트업에게 엔비디아 기술과 자원을 무료로 제공하는 프로그램입니다. 110개국 1만 7,000여개 회원이 가입돼 있다고 엔비디아는 전했습니다.
기업 규모나 성장 단계에 상관이 없을뿐더러, 궁극적으로는 투자 연계나 기술협력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합니다.
사측은 “기후과학, 디지털 트윈, 의료, 로보틱스 등 각 분야에서 여러 기업이 엔비디아 플랫폼을 통해 괄목한 성과를 이루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어스2를 사용 중인 3개 스타트업은 ①투모로우닷 아이오 ②노스닷 아이오 ③클리마센스 순입니다. 3곳 모두 어스2를 사용해 자사의 기술을 더 정밀하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 투모로우닷 아이오|세계 기상 지도 구축 목표 “군집위성 시뮬레이션 중”
2016년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설립된 투모로우닷 아이오. 올해 미국 경제전문지 패스트컴퍼니로부터 ‘2024년 가장 혁신적인 기업’에 꼽힌 곳입니다.
투모로우닷 아이오는 날씨 및 기후변화와 관련된 모든 문제를 해결하겠단 사명 아래 설립됐습니다. 델타항공, 유나이티드항공 같은 주요 항공사가 고객으로 있습니다. 구글 클라우드,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미국 공군 또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L와 ML 등 첨단기술을 사용해 일기예보 정확도 수준을 높였을뿐더러, 지난해 2차례에 걸쳐 상업용 기상위성 발사에도 성공했습니다. 이른바 ‘투모로우-R1’과 ‘투모로우-R2’ 위성입니다. 두 위성은 작년 4월과 6월에 각각 발사에 성공해 궤도에 안착했습니다.
두 위성 모두 기상레이더가 장착된 것이 특징입니다. 덕분에 빗방울로부터 반사된 전자파의 전력 밀도를 측정하여 태풍탐지·집중호우·국지적 강우량 측정 등을 할 수 있습니다.
사실 기상레이더가 장착된 위성은 극히 일부에 불과합니다. 미 항공우주국(NASA) 같은 정부 기관이 아닌 민간 기업이 상업용 기상레이더 위성을 발사한 것은 투모로우닷 아이오가 유일합니다.
중남미·태평양 도서국 등 남반구 국가 상당수가 기상정보 수집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인데,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된단 것이 사측의 설명입니다.
투모로우닷 아이오는 전 세계 기상정보를 모니터링하는 것을 목표로 20개 이상의 위성을 발사할 계획입니다. 즉, 초소형 군집위성을 기반으로 기후정보 격차를 줄인단 것. 위성은 향후 2년에 발사됩니다.
투모로우닷 아이오는 어스2를 사용해 군집위성이 어떻게 작동할지 실험 중입니다. 이른바 ‘관측망 시뮬레이션 실험(OSSE)’를 수행함으로써 최적의 관측 위치와 장비를 찾는단 것.
이같은 기술 덕에 사측은 작년 6월 시리즈 E 투자에서 8,700만 달러(약 1,150억원)를 유치했습니다. 데이터제공업체 크런치베이스를 통해 확인한 결과, 투모로우닷 아이오가 설립 후 현재까지 유치한 투자금만 2억 790만 달러(약 2,758억원)에 달합니다.
🇩🇪 노스닷 아이오|해저 지도 구축 위해 자율잠수정 훈련
투모로우 아이오가 우주에서 지구를 관찰하는 반면, 노스닷 아이오는 바다에 집중한 기업입니다.
2011년 독일에서 문을 연 노스닷 아이오. 해저 지도를 전문으로 만드는 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지구 전체 면적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바다는 최대 11㎞에 달하는 수심과 높은 수압 등 여러 환경적 여건으로 인해 탐사가 힘듭니다. 전체 바다의 약 85%가량이 지도화가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상풍력발전기 설치, 해양생태계 보호 등을 위해선 바닷속에 무엇이 있는지 먼저 파악할 필요가 있단 것이 사측의 설명입니다.
노스닷 아이오는 현재 독일 경제기후부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해양 디지털화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일명 ‘마리스페이스-X(Marispace-X)’ 프로젝트입니다. 약 70명의 전문가가 프로젝트를 수행 중입니다.
무인잠수정(AUV)이 주요 데이터를 수집한 후 이를 분석해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에 공개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어느 누구나 해양 데이터에 쉽게 접근하고 이해하기 쉽게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사측은 밝혔습니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노스닷 아이오는 현재 어스2를 사용해 무인잠수정의 운영 계획을 시뮬레이션하고 있습니다. 해류 및 대기 정보를 기반으로 어느 지점에 로봇을 투입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지 알아본단 것입니다.
디온 해리스 엔비디아 데이터센터 제품 책임자는 “해상풍력발전기, 수중케이블 등 블루경제가 급성장하며 고급 해양데이터 처리·분석 수요 또한 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노스닷 아이오가 해양데이터 처리에 필요한 확장성과 속도 그리고 효율성을 모두 갖췄다고 그는 평가했습니다.
크런치베이스를 통해 확인한 결과, 사측은 설립 후 현재까지 총 480만 유로(약 69억원) 상당의 보조금을 받았습니다.
🇦🇺 클리마센스|폭염·홍수 등 기상이변, 도시 내 기후리스크 지도화
앞선 스타트업들은 데이터 수집과 분석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와 달리 기후적응 스타트업 클리마센스는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후리스크를 식별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예컨대 홍수로 인해 도시 내 침수 위험이 가장 큰 건물이 무엇인지 파악한단 것. 이를 통해 정부는 홍수 취약지역을 미리 파악해 예방할 수 있습니다. 보험사도 기후변화 리스크 관련 대응이 가능합니다.
클리마센스는 자체 개발한 AI 기후 플랫폼 ‘클라이밋IQ(ClimateIQ)’를 통해 이를 확인한단 구상입니다. 미국 사립대인 뉴스쿨 산하 어반시스템연구소와 공동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상이변과 기후변화로 인해 도시 내 가장 취약한 지역을 시각화함으로써, 사회·경제적 손실과 인명 피해 등을 조기 예방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앞서 사측은 호주 멜버른시로부터 의뢰를 받아 도시 내 폭염 취약지역을 분석한 바 있습니다. 멜버른 시당국은 해당 정보를 기반으로 취약계층 지원 등을 진행했습니다.
현재 클리마센스는 도시 내 홍수 취약지역을 파악할 수 있는 ‘플러드센스(FloodSens)’란 플랫폼이 출시를 앞둔 상태입니다. 출시에 앞서 사측은 엔비디다의 어스2를 활용해 더 예측 정밀성을 높인단 구상입니다.
2017년 문을 연 클리마센스는 호주와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습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또한 회사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클리마센스는 지난해 구글이 진행하는 ‘임팩트 챌린지’를 통해 800만 달러(약 106억원) 상당의 지원금을 받았습니다.
대회 책임자인 케빈 브레게는 “(기후변화로 인해) 해수면 상승, 기상이변, 해안생태계 손실 등 전 세계 도시가 위협에 처했다”라며 “클리마센스를 통해 많은 도시들이 위협을 미리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엔비디아 디지털 트윈 ‘어스2’ 모아보기]
① “지구 전체를 가상세계로 구현” 엔비디아, ‘어스2’ 플랫폼 공개
② 기후리스크 시각화, 해저 지도 구축 등 ‘어스2’ 활용 중인 기후테크 기업 3곳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