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조스 지구 기금(BEF)’이 대체단백질 연구에 6,000만 달러(약 8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BEF는 아마존 설립자인 제프 베이조스가 2020년 기후대응을 목적으로 설립한 기금입니다.
로렌 산체스 BEF 부회장은 식량안보를 위한 약속의 일환으로 이같은 투자를 결정했다고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각) 밝혔습니다. 산체스 부회장은 베이조스의 약혼자이기도 합니다.
투자금은 향후 5년간 여러 대학 내 대체단백질 연구를 위한 센터 건립에 사용됩니다.
산체스 부회장은 “우리는 지구를 보호하는 동시에 금세기 100억 명에 달할 인구에게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식품을 공급해야 한다”며 “엄청난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식량문제’ 강조해온 베이조스 지구 기금, 새로운 약속 발표 📜
다른 곳과 달리 BEF는 학계와 비영리단체 그리고 지역공동체 지원에 중점을 둡니다.
특히, BEF는 설립 당시부터 식량문제를 강조해 왔습니다. 실제로 전체 기금 중 10억 달러(약 1조 3,380억원)를 식량 및 농업 시스템 변화에 사용할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이는 농업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온실가스 배출원이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삼림벌채와 생물다양성 손실의 주요 원인이기도 합니다.
BEF는 인구와 소득 증가를 감안할 때 식품 소비는 50% 증가하는 반면, 농식품으로 인한 배출량은 60% 감축해야 하는 상황임을 지적합니다. 이에 지구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건강한 삶을 지원할 수 있도록 식량 및 농업 시스템이 변화해야 한다고 BEF는 강조했습니다.
작년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당시 BEF 측은 5,700만 달러(약 749억원)를 미래 식량 분야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번 투자 발표 또한 이러한 약속의 일환입니다.
‘단백질 연구 센터’ 설립에 6000만 달러 지원 ⚗️
이번 투자금은 향후 5년간 대학 내 대체단백질 연구센터 건립에 사용됩니다.
각 대학에 세워진 센터들은 ▲비용 절감 ▲품질 향상 ▲영양 강화 등 대체단백질의 주요 기술 한계를 해결하는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식물성 대체육, 배양육, 발효 대체단백질 등 모든 대체단백질을 대상으로 합니다.
앤디 저비스 BEF 식품미래 책임자는 “인류가 행성경계 내에 머무르면서도 100명의 사람들에게 식량을 공급하려면 대체단백질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행성경계란 인류가 지속가능하게 생존하기 위해서 지구 환경이 어디까지 버틸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9가지 지표를 말합니다. 2023년 독일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PIK) 연구에 따르면, 이미 행성경계 9개 지표 중 6개가 기준치를 초과한 상황입니다.
베이조스 지구 기금 자금 수혈, ‘대체육 버블’ 논란 잠재울까 🫧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가 최근 침체된 대체단백질 투자를 되살릴 불씨가 될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2019년 식물성 대체육 기업 비욘드미트의 상장을 계기로 대체단백질 산업은 급속히 성장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대체육 기업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연이은 인플레이션과 소비심리 위축으로 대체육의 높은 가격이 부담됐다는 분석이 대체적입니다. 식물성 대체육의 경우 과다한 가공 처리와 불쾌한 냄새 등 부정적인 소비 경험 등도 판매 부진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배양육 또한 업사이드푸드와 잇저스트가 미국 농무부의 상업 판매를 승인 받았으나 규모화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영국 보수지 텔레그래프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비건 버블이 마침내 터졌다”며 ‘가짜고기’가 실패로 드러났다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영국 가디언과 미 시사주간지 타임 또한 대체육 버블에 대해 우려한 바 있습니다.
실제로 대체단백질 산업에 대한 투자는 2021년 정점을 찍은 후 급감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피치북에 따르면, 2023년 대체단백질 산업에 대한 전 세계 벤처캐피털(VC) 투자액은 23억 달러(약 3조원)였습니다. 2021년 68억 달러(약 9조원)와 비교하면 3분의 1로 급감한 수치입니다.
BEF가 센터 설립을 발표한 것도 이러한 어려움에 주목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와 관련해 저비스 책임자 또한 대체단백질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가격이 저렴해야 하고 맛이 더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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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BEF의 대체단백질 투자 발표와는 별개로 ‘발표 장소’를 두고 대중의 이목이 쏠렸습니다.
이번 투자는 ‘아스펜 아이디어: 기후’ 행사에서 발표됐습니다. 아이스펜 아이디어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NBC 유니버셜 뉴스그룹과 함께 여는 연례 행사입니다. 전 세계 분야별 리더들이 모여 아이디어와 혁신 및 리더십을 교환하는 행사입니다.
올해 행사는 이달 11일부터 13일까지 사흘간, 남부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렸습니다.
플로리다주는 미국 내에서 최초로 배양육 불법화 법안이 도입 중인 곳입니다.
법안명 ‘HB 1071’로, 지역 내에서 배양육 생산·판매·유통을 금지합니다. 이를 어길 시 최대 1,000달러(약 130만원)의 벌금이 부과되며 식당은 면허 정지도 가능합니다. 단, 배양육 연구는 허용됩니다.
이 법안은 지난 7일 플로리다주 하원을 통과해 주지사 서명만 남은 상황입니다. 공화당 소속의 로널드(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해당 법에 대해 지지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이에 대응해 베이조스가 새롭게 설립할 센터의 첫 소재지로 플로리다주를 선택할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옵니다.
다만, 기금 대변인은 센터 설립 지역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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