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성 대체육 스타트업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임파서블푸드(Impossible Foods). 2016년 글로벌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인 버거킹과 식물성 대체육 햄버거 ‘임파서블 와퍼’를 선보이며 그 이름을 알렸는데요.

최근 식물성 대체육 산업의 전망을 둘러싸고 미국 블룸버그와 임파서블푸드 간의 갈등이 불붙었습니다.

발단은 지난 19일(현지시각) 미디어그룹 블룸버그 산하 경제주간지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의 보도에서 시작됐습니다.

블룸버그는 “세계를 구할 것처럼 보였던 ‘가짜 고기’는 결국엔 일시적인 유행에 불과했다”며 “식물성 대체육이 세계 1조 달러의 육류 산업을 뒤엎으려 했지만, 실패로 판명됐다”고 보도했습니다. 그 사례로 임파서블푸드와 비욘드미트 등의 사례를 짚었습니다.

해당 보도에 임파서블푸드는 즉각 반발했습니다. 이에 반박하는 성명서도 발표했는데요.

블룸버그 보도 나흘 뒤인 22일(현지시각), 임파서블푸드는 미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NYT)에 전면 광고를 게재해 블룸버그가 단편적인 근거와 프레이밍(틀짓기)으로 일방적인 기사를 내보냈다고 비판했습니다.

블룸버그와 임파서블푸드의 공방이 계속되는 가운데, 현재 식물성 대체육 산업이 어떠한 상황에 처해 있는지 정리했습니다.

 

▲ 지난 19일(현지시각) 블룸버그그룹 산하 경제주간지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는 임파서블푸드와 비욘드미트를 언급하며 “그것(식물성 대체육 기업)은 단지 또 다른 일시적인 유행(Fad)이 됐다”며 식물성 대체육 산업이 하락세라고 보도했다. ©Bloomberg Businessweek, 캡처

블룸버그 “게임체인저 기대받던 식물성 대체육, 실패로 끝나” 🏳️

식물성 대체육 산업에 대한 기대감은 2009년부터 본격화됐습니다. 그해 식물성 대체육 스타트업 비욘드미트(Beyond Meat)가 ‘동물 없이 고기를 만든다’는 슬로건을 걸고 설립됐는데요. 그로부터 2년 뒤인 2011년, 임파서블푸드는 유전자변형 효모를 사용해 고기 육질을 모사하는 기술을 개발하며 경쟁사로서 이름을 알렸습니다.

식물성 대체육은 축산업의 온실가스 문제를 해결할뿐더러, 건강 문제와 자원고갈 그리고 동물복지 문제까지 모두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받았습니다.

실제로 식물성 대체육 기업을 향한 투자도 막대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 맥도날드 전 최고경영자(CEO)인 돈 톰슨, 유명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등 각계각층에서 투자가 쏟아졌습니다.

임파서블푸드는 첫 제품 출시 전인 2015년, 두 차례에 걸쳐 1억 8,300만 달러(약 2,256억원)를 투자받는 데 성공했습니다. 2021년 11월에는 5억 달러를 조달해, 당시 70억 달러(약 8조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았습니다.

그러나 블룸버그의 디나 샨커 식품전문기자는 임파서블푸드를 포함한 “식물성 대체육 기업들이 결국 한때 유행에 불과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샨커 기자는 크게 3가지 근거를 제시했습니다.

 

1️⃣ 식물성 대체육 판매 급감 📉

미국 시장조사업체 IRI에 따르면, 냉장 식물성 대체육 판매량은 지난해 12월 첫째 주까지 52주 동안 14% 하락세를 이어왔습니다. 다른 시장조사업체인 NPD에 의하면, 지난해 11월 말까지 1년 동안 음식점에서의 식물성 대체육 주문량이 3년 전에 비해 9% 감소했습니다.

판매 부진의 원인은 복합적입니다.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식료품 가격 상승으로 인한 식물성 대체육의 높은 가격 부담과 식물성 지방의 불쾌한 냄새와 같은 부정적인 소비 경험 등이 판매 부진의 원인으로 꼽혔습니다.

 

2️⃣ 패스트푸드 기업의 결별 👋

버거킹, 맥도날드 등 패스트푸드 프렌차이즈 업체들이 식물성 대체육과 결별한 것도 판매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됐습니다. 가령 비욘드미트는 2021년 맥도날드, 타코벨 등 유명 패스트푸드 업체들과 파트너십을 맺어 주목받았습니다.

그러나 판매 부진이 계속되며 타코벨은 식물성 대체육 제품의 판매를 중단했는데요. 맥도날드 또한 대체육 버거인 ‘맥플란트 버거’의 미국 내 판매를 중단했습니다.

버거킹과 협력한 임파서블푸드의 경우 치킨너겟·치킨샌드위키·소시지 패티 등 다양한 식물성 대체육 제품을 선보였으나, 실제 정규 판매로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3️⃣ 과다한 가공처리로 이미지 하락 📉

한편, 식물성 대체육의 과다한 가공처리가 판매 급락의 원인으로 꼽혔습니다. 식물성 대체육 상당수는 고기와 비슷한 맛을 내기 위해 나트륨·지방·방부제가 많이 들어갑니다. 개발을 거듭할수록 가공처리와 첨가제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는데요.

이 때문에 ‘건강한 먹거리’를 기대했던 소비자들이 식물성 대체육을 외면하게 됐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습니다.

 

▲ 2011년 설립된 임파서블푸드는 지난 10여년간 세계 식물성 대체육 시장이 70억 달러로 성장했다며 블룸버그의 보도를 반박했다. ©Impossible Foods

임파서블푸드 “실패? 10년간 식물성 대체육 시장 70억 달러로 성장함!” 📢

블룸버그 보도 직후 임파서블푸드는 즉각 맞대응에 나섰습니다.

임파서블푸드는 반박 성명서를 내고 블룸버그 보도에 대해 주장의 근거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임파서블푸드는 블룸버그가 인용한 미 시장조사업체 IRI의 냉장 식물성 대체육 판매량 14% 감소 부분을 문제 삼았습니다. 임파서블푸드는 “전체 시장에서 냉동 식물성 대체육의 판매 비율이 증가했다는 언급은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아울러 “고객의 90% 이상이 육류도 먹는다고 답했다”며 식물성 대체육 제품의 소비층이 채식주의자에 국한되지 않고 기존 육류 소비층도 끌어들이고 있단 점을 강조했습니다.

무엇보다 식물성 대체육 시장이 불과 10년 만에 70억 달러(약 8조 6,000억원)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했단 점을 역설했습니다.

한편, 전면 광고 게재 이틀 뒤인 지난 24일(현지시각) 임파서블푸드는 트위터에 미국 뉴미디어 복스(VOX)의 2015년 기사를 인용하며 식물성 대체육을 ‘유행’으로 치부한 블룸버그를 다시 한번 비판했습니다.

인용된 기사에는 자동차, 영화, 자동응답기, 노트북 등 우리 사회를 바꾼 많은 발명품이 초기에 의심을 받고 유행으로 치부됐단 내용이 담겼습니다.

 

▲ 2019년 임파서블푸드는 ‘CES 2019’에 참여해 버거킹과 개발한 ‘임파서블 와퍼 2.0’을 선보였다. 대체육 기업이 CES에 참여한 것은 임파서블푸드가 최초였다. ©Impossible Foods

거듭된 악재에 CES 참가도 취소…반등 위해선 가격패리티 필요해!” 🤔

임파서블푸드의 반박에도 식물성 대체육 산업에 적신호가 켜졌단 점은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당장 업계 선두주자인 비욘드미트만 해도 지난 2022년 주가가 계속 떨어져, 최고점 대비 80% 이상 하락했습니다. 또 지난해 3분기 비욘드미트의 순이익은 8,250만 달러(약 1,000억원)로 전년 동기대비 22.5% 감소했습니다.

이와 같은 실적 악화는 인력 감축으로 이어졌습니다. 비욘드미트는 지난해 2분기와 3분기에 전 직원의 4%와 19%의 인력을 감축했습니다. 임파서블푸드 또한 지난해 10월 전체 인력의 6%를 감축했습니다.

여기에 비욘드미트와 임파서블푸드 두 기업 모두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23’ 참가 취소를 발표하며 식물성 대체육 산업의 위기론이 다시 부상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문제 해결책으로 ‘가격’을 꼽습니다. 일례로 지난해 11월 미 경제전문매체 CNBC 보도에 따르면, 미국 월마트에서 판매되는 비욘드미티 버거 패티 2개(226g)의 가격은 다진 쇠고기 900g과 같았습니다. 달리 말하면 식물성 대체육의 무게당 가격이 고기와 비교해 4배가량 높은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IRI의 신선식품전문가 조나 파커는 인플레이션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대체육보다 덜 비싼 진짜 고기를 선택하고 있단 점을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무게당 가격이 더 저렴한 육류는 이전보다 매출이 늘어났다는 점을 언급했는데요.

이 때문에 그는 진짜 고기와의 가격 패리티 경쟁이 앞으로 식물성 대체육 산업의 성장에 중요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제언했습니다.

*패리티(Parity): 두 가지 항목이 서로 동등한 경우를 뜻한다. 최근에는 새로운 제품·서비스가 기술 개발·원료 대체 등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춰 기존의 제품·서비스와 같은 가격을 달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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