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로 인한 가뭄과 삼림벌채 등의 영향으로 아마존 열대우림이 2050년에는 생태계 복원이 불가능한 임계점(티핑포인트)을 넘을 수 있단 전망이 나왔습니다.
브라질 산타칼리나대학 등 국제 연구진은 이같은 연구 결과를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에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각) 발표했습니다.
아마존 열대우림은 지구 전체 생물다양성의 10%를 보유한 곳입니다. 지구상에서도 생물다양성이 높은 생태계 중 하나로 꼽힙니다. 인류가 내뿜은 탄소배출량의 15~20년치에 해당하는 탄소를 저장하고 있어, 지구 기후의 균형을 잡는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허나,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아마존 생태계가 급속하게 붕괴하고 있단 연구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는 현 온실가스 배출 추세라면 아마존이 2100년 무렵에 티핑포인트를 넘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번 브라질 연구진의 연구 결과는 IPCC의 예측보다 약 50년은 더 빠른 것으로, 아마존 생태계가 2050년에는 급격히 붕괴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2050년 아마존 열대우림 최대 47% ‘돌이킬 수 없는 회복 지점’ 넘어 붕괴 🌲
기존 IPCC 연구를 비롯한 주요 연구에서는 아마존에 스트레스를 주는 요인을 지구온난화와 벌목 등만 고려했습니다.
연구진은 여기서 더 나아가 아마존에 스트레스를 주는 요인을 크게 5가지 요인으로 나눠 추세를 분석했습니다. ▲지구온난화 ▲강수량 ▲계절별 강우 강도 ▲건기 기간 ▲삼림벌채 등입니다.
이를 6500만년간 과거 기록과 1980년대 이후의 관측 데이터 등을 기후모델에 반영해 아마존의 과거와 현재 기후탄력성 정도를 분석했습니다. 도로, 도시개발 등에 따른 영향도 데이터에 반영됐습니다.
그 결과, 고대 아마존이 지구 평균기온 변화에 더 탄력적으로 적응한 반면, 최근에는 지구온난화와 이상가뭄 그리고 산불 등의 영향으로 ‘환경 스트레스’를 더 자주 겪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무엇보다 아마존이 생태계 회복을 기대할 수 있는 ‘안전한 경계’를 넘어 훼손됐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50년에는 아마존 면적의 10~47%가 티핑포인트에 넘어 붕괴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결론냈습니다.
“아마존 15% 소실, 17% 벌목·산불 등으로 훼손”…탄소저장량 ↓ 🌴
기존 연구에서 아마존의 20~25%가 벌목으로 훼손되면 티핑포인트가 넘을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그런데 이번 브라질 연구진의 연구 결과, 아마존의 훼손 규모가 이미 25%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열대우림의 15%는 이미 사라졌고, 17%는 벌목과 산불 등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훼손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마존 회복을 위해선 벌채 비율이 10% 미만이어야 한다고 연구진은 덧붙였습니다.
논문은 이로 인해 “극심한 가뭄 현상이 아마존 전약에 더 광범위하고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여기에 10년간 이어진 장기 가뭄이 열대우림의 38%를 추가적으로 약화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진은 내다봤습니다.
이같은 붕괴가 탄소흡수원으로서의 아마존의 기능을 약화시키고, 기후변화 취약성을 키우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연구진은 경고했습니다.
실제로 연구진은 아마존 내 장기 모니터링 시설 살펴본 결과 “대부분 현장에서 나무 고사율이 증가해 탄소저장량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이상가뭄·산불 등으로 외래식물종 아마존서 확산…“기후회복력 감소” 📉
또 기존 연구에서는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5℃ 상승할 시 아마존이 열대우림이 아닌 사바나 초원으로 변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아마존 열대우림의 운명이 그보다 더 복잡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아마존의 연간 강우량은 1,800㎜ 이상입니다. 이보다 연간 강우량이 적은 지역에서는 산불이 잦은 편입니다.
문제는 잦은 산불 이후 아마존 열대우림에 주요 외래식물종이 확산하고 있단 것. 연구진은 산불이 지나간 아마존에서 대나무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단 것을 예로 소개했습니다.
이같은 외래종의 유입이 미래 아마존의 회복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단 것이 연구진의 우려입니다. 고대와 달리 아마존의 기후탄력성과 회복력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단 것.
물론 연구진이 개발한 모델 자체가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논문 주저자이자 산타칼리나대 박사후연구원인 베르나르도 플로세스도 이 지점을 인정합니다.
플로세스 박사후연구원은 “연구진이 개발한 모델이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없다”며 “이산화탄소 수준이나 기온상승이 숲에 미치는 영향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더 나은 예측을 위해선 기후모델과 현장 관측 데이터 간의 결합이 필요하단 것이 그의 말입니다.
그럼에도 플로세스 박사후연구원은 아마존이 더 약해지고 균질화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어 그는 “2050년이 되면 붕괴 속도가 더 빨라진다”며 “아마존이 티핑포인트를 지나면 더는 시스템을 통제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2023년 남미 9개국서 아마존 벌채 속도 급격히 감소 🤔
한편, IPCC 주저자로 참여한 영국 엑서터대 기후과학자인 리처드 베츠 박사는 본인의 소셜미디어(SNS)에 해당 연구 결과를 인용하면서도 “역사적으로 아마존의 삼림 손실을 줄이는 것이 가능했다”고 밝혔습니다.
베츠 박사는 그 근거로 브라질 국립연구소(INPE)의 아마존 삼림벌채율 자료를 인용했습니다.
INPE에 의하면, 아마존 내 삼림벌채율은 2004년부터 2010년까지 극적으로 감소했습니다. 이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행정부 시절의 정책 덕분입니다.
정권이 바뀌며 아마존 삼림벌채율은 2010년대 후반부터 다시 상승해 2022년 최고점을 찍습니다. 이후 룰라 대통령이 재취임하며 아마존 벌채 비율은 다시 하락 추세입니다.
비영리단체 아마존 컨저베이션에 의하면, 2023년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 속도는 전년 대비 55.8% 줄었습니다.
남미 9개국(브라질·볼리비아·콜롬비아·에콰도르·가이아나·페루·수리남·베네수엘라·프랑스령 기아나) 모두에서 아마존 열대우림 벌채 속도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과학·원주민 지식·지역 기반 지식 활용해 2030년 삼림벌채 종식 목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