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한 달 동안 브라질 아마존 열대우림의 삼림 벌채 면적이 작년 같은기간 대비 67.9% 감소했습니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가 지난 12일(현지시각)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4월 브라질 아마존 삼림 벌채 면적은 328.7㎢(제곱킬로미터)였습니다. 최근 3년 동안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올해 브라질 삼림 손실 면적은 1,173㎢로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40.4% 감소했습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삼림 벌채가 주로 7~9월에 가장 많이 일어나는 것을 고려할 때, 아직 벌채가 완전히 하향 추세로 들어섰다고 확신하기 이르다고 설명합니다.

그럼에도 이번 데이터는 2019년 말 열대우림 파괴가 급증한 이후 처음으로 나타난 좋은 징조라고 밝혔습니다.

감소 현상에 대해 호물루 바치스타 그린피스 브라질 지부 대변인은 “불법 채굴과 벌목 등 환경 위반 행위를 없애기 위한 브라질 정부의 조치가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습니다.

세계자연기금(WWF) 브라질 지부의 환경보존 전문가인 다니에우 시우바 또한 “정권 교체가 이러한 변화에 영향을 미친 것이 사실이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 제로0란 공약 아래 삼림 보호를 우한 여러 환경정책을 펼치고 있다 ©LULA

룰라 브라질 대통령 “아마존에 대한 모든 환경범죄 대응할 것” 🚨

지난해 10월 30일(현지시각) 치러진 브라질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그는 대선에서 50.9%의 득표율로 정반대 성향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당시 대통령을 1.8%p(퍼센트포인트) 차이로 근소하게 앞서 당선됐습니다.

브라질 역사상 첫 3선 대통령이 된 룰라 대통령은 대선 승리 확정 직후 승리 연설에서 “아마존에 대한 감시·감독을 다시 시작하고, 원주민의 토지를 훼손하는 모든 환경범죄에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그는 대선 직후 당선인 신분으로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 참석했습니다. 룰라 당시 대통령 당선인은 COP27에서 “브라질이 기후변화 대응에 중심에 서겠다”며 “(아마존 삼림 내) 불법 벌목과 채굴을 유예없이 단속하겠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룰라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부터 아마존 열대우림 보호를 강조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는 보우소나루 전(前) 대통령 재임기간(2019~2022년) 중 아마존 삼림에서만 20억 그루가 넘는 나무가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브라질 환경연구단체 이마존(Imazon)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에만 서울시 면적(605㎢)의 약 6배에 달하는 3,987㎢의 아마존 삼림이 사라졌습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삼림 벌채 ▲토지 점유 ▲불법 광산 개발을 추진해 아마존 열대 우림을 파괴한 혐의로 2021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고발된 상황입니다.

 

▲ 2001년부터 2018년까지 연도별로 사라진 아마존 열대우림을 시각화한 지도 ©NASA

룰라 대통령 “불법 삼림 채굴 엄격 통제”…삼림 보호 정책 톺아보기 🇧🇷

취임식 직후 룰라 대통령은 아마존 벌채 중단 이외에도 약 60㎢의 삼림을 보존지역으로 설정했습니다.

주목할 점은 환경운동가 출신이자 과거 룰라 정부에서 환경부 장관을 맡았던 마리나 시우바를 다시 재발탁했단 것입니다.

시우바는 과거 룰라 정부(2003~2010년)에서 환경부 장관을 맡아 아마존 열대우림 내 불법 벌목 문제를 전보다 70% 이상 줄이는데 기여한 인물입니다. 삼림 훼손 행위를 엄격하게 단속하겠다는 룰라 정부의 의지가 드러납니다.

룰라 정부는 아마존 삼림 보호를 위한 구체적인 정책들도 내놓았습니다. 아울러 전임 정부의 반환경 정책을 철회하거나 변경하는 법령도 발표했습니다.

▲ 룰라 브라질 대통령은 아마존 열대우림 벌목 행위를 규제하기 위해 환경운동가 및 환경부 장관 출신인 마리나 시우바를 다시 환경부 장관으로 임명했다 ©NEIL PALMERLula 트위터

먼저 룰라 대통령은 취임식(1월 2일) 당일 아마존 열대우림 내 ‘원주민 토지 및 보호지역 채굴’을 장려하는 전임 정부의 법령을 무효화 했습니다. 또 소규모 광업 개발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과 관련 위원회를 구성하는 법령도 폐지했습니다.

이어 지난 1월 룰라 정부는 아마존 내 원주민 보호를 위해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합니다. 이 조치는 아마존 삼림 내 불법 벌목 및 채굴로 질병에 시달리는 아마존 원주민 야노마미족을 보호하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전임 정부의 환경보호 규제 완화로 아마존 내 불법 채굴업자가 2만 명 가까이 늘어나자 환경과 원주민 모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더불어 전임 정부에서 폐기된 ‘법적 아마존 삼림 벌채 방지 및 통제를 위한 행동 계획(PPCDAm)’도 복원됐습니다. 이 계획은 2004년 룰라 대통령이 집권 당시 설롑된 계획으로 아마존 삼림 벌채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지난 3월 PPCDAm 논의를 위한 세미나 결과 , ▲산림 보호 노력에 보조금 지급하는 ‘지속가능한 개발’ ▲불법 점령 영토 통제하는 ‘환경 모니터링 및 통제’ ▲전통적 영토 소유권 인정하는 ‘토지 계획’ ▲아마존 기금을 포함한 ‘규범 및 경제적 도구’와 같은 기틀이 도출됐습니다.

세부 계획은 브라질 환경부 산하 소위원회가 오는 8월까지 마련할 예정입니다.

 

▲ 남미 아마존 열대우림의 모습 ©NEIL PALMER

아마존 열대우림 보호 위한 ‘아마존 기금’ 운용 재개 💰

한편, 세계 최대 삼림보호기금인 ‘아마존 기금(Amazon Fund)’의 운용이 재개됐습니다.

이 기금은 2008년 룰라 대통령이 아마존 내 불법 벌채를 막고 지속가능한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만든 기금입니다. 노르웨이 정부가 10억 달러(약 1조 3,400억원), 독일 정부가 3억 달러(약 4,000억원)를 기부했습니다.

그러나 2019년 보우소나루 대통령 취임 이후 브라질 정부가 기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려고 하면서 갈등이 생겨 기금 운용이 중단됐습니다. 기금 운용 목적을 놓고 소송까지 진행됐습니다.

작년 11월 브라질 대법원은 수정된 아마존 기금의 관리 준칙이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결했습니다. 당시 브라질 배법원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내린 기금 운용 중단 조치는 위헌”이라며 “삼림벌채와 산불이 증가하는 시기에 태만한 조치”라고 판단했습니다.

룰라 대통령 집권 이후 아마존 기금 운용이 재개됐습니다. 시우바 장관은 “현재까지 총 5억 달러(약 6,700억원)의 자금이 불법 채굴업자 소탕과 완화된 환경보호 정책 복원에 쓰였다”고 밝혔습니다.

 

▲ 올해 2월 28일현지시각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서 마리나 시우바 브라질 환경부 장관왼과 존 케리 미국 기후특사오가 만나 아마존 기금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 ©US Embassy Brazil

다른 국가들도 기금에 지원을 이어가겠다는 의사를 내비쳤습니다.

지난 2월 28일(현지시각) 존 케리 미국 기후특사는 브라질을 방문해 아마존 기금에 5,000만 달러(약 669억원)를 우선 기부하기로 했습니다. 미국은 의회의 논의 결과에 따라 추후 기부금액을 최대 5억 달러(약 6,600억원)까지 늘릴 예정입니다.

앞서 올해 2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룰라 대통령은 미국 워싱턴 D.C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이 환경 부문에서 협력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또 지난 3월 에스펜 바르트 에이데 노르웨이 기후환경부 장관은 “아마존 기금 유치에 대한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밖에도 ▲독일 2억 유로(약 2,600억 원) ▲영국 8,000만 파운드(약 1,340억 원)를 기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약 13억 달러(약 1조 7,407억원) 규모의 기금이 조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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