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순환성이 매년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순환성은 폐기물이 원료로 다시 생산에 투입되는 것을 뜻합니다.
네덜란드 비영리재단 서클이코노미재단(CCR)이 지난 24일(이하 현지시각) 발간한 ‘2024 순환성 격차 보고서’에 담긴 내용입니다. 컨설팅 기업 딜로이트와 공동으로 발간했습니다.
올해로 7회차를 맞은 이번 보고서는 순환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정책 및 기술적 제안이 담긴 것이 특징입니다. 재단은 16년간(2005~2015년) 148개국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순환성을 분석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년간(2018~2023년) 세계 순환성은 9.1%에서 7.2%로 매년 감소했습니다. 재활용·재사용 물질보다 천연자원의 사용 비중이 높았단 뜻입니다.
재단은 매년 지구에서 추출한 천연자원 중 7.2%만 재활용돼 경제로 돌아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지난 6년간 인류가 소비한 자원은 5,820억 톤에 이릅니다. 이는 20세기에 인류가 소비한 자원(7,400억 톤)에 점점 근접해지고 있다고 보고서는 꼬집었습니다.
매년 커지는 ‘순환성 격차’…“인식과 이행 간 격차도 존재, 순환워싱 우려” 🤔
반면, 같은기간 순환성 및 순환경제와 관련된 회의와 언론보도 등은 약 3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순환성과 순환경제를 바라보는 인식과 관심이 높아진 증거라고 보고서는 평가했습니다.
이에 재단은 2가지 종류의 ‘순환성 격차’가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첫째는 현 경제의 순환성과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필요한 순환성 수준 사이의 격차입니다.
재단은 지속가능한 경제성장과 지구환경을 모두 지키기 위해선 순환성을 17%까지 높여야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2023년 순환성(7.2%)과 목표치(17%)의 격차인 8.2%p(퍼센트포인트)가 현재의 순환성 격차입니다. 이 격차는 매년 커지고 있습니다.
둘째는 순환경제 개념에 대한 인식 수준과 이행 수준 차이의 격차입니다.
보고서는 “순환경제의 개념이 메가트렌드에 도달했다”고 설명합니다. 여러 기업이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에 재활용 적용여부 등을 표기합니다. 정부 또한 갖가지 순환경제 정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러나 개념에 대한 인식과 이행 수준 간의 격차가 아직 크단 것이 두 기관의 분석입니다. 보고서는 이같은 격차가 계속될 시 ‘순환워싱(Circular Washing)’이 커질 우려가 높다고 경고했습니다.
순환워싱은 공정의 순환성이 높다고 표시했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제품 등을 말합니다. 제품에 재활용 원료가 포함됐다고 거짓 표기하는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순환솔루션 16개 도입 시 행성경계 복원, 천연자원 채굴 수요 3분의 1 ↓” 🌏
재단은 순환경제 사회로의 전환이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고 피력합니다. 천연자원 채굴 및 소비가 생물다양성과 물스트레스의 90%를 유발합니다.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70%가 자원을 자원을 추출·가공·소비·폐기하는 과정에서 나온단 것도 문제입니다.
재단은 보고서에서 ‘행성경계(Planetary Boundaries)’란 개념도 언급했습니다. 이 개념은 인류가 지속가능하게 생존하기 위해서 지구 환경이 어디까지 버틸 수 있는지를 찾는 개념입니다. 총 9개 지표로 구성돼 있습니다.
지난해 독일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PIK) 연구에 따르면, 행성경계 9개 지표 중 6개가 기준치를 초과했습니다. ▲기후변화 ▲생물권 무결성 ▲영양화 ▲미세플라스틱 및 방사성폐기물 등 새로운 물질 증가 ▲토지 이용 변화 ▲담수 이용 변화 등입니다.
이에 재단은 순환솔루션 채택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순환솔루션 16가지를 채택하면 기준치를 넘은 행성경계 복원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천연자원 추출에 대한 세계 수요도 3분의 1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4개 부문별 16가지 솔루션은 다음과 같습니다.
🍞 식품시스템: ①재생농업 확대 ②곡물·견과류·채소 위주 식단 ③유기농 농산물 생산·소비 ④유통 과정서 식품 손실 최소화
🏗️ 건축·환경: ⑤건축자재 재활용·재사용 ⑥천연자재 소비 줄이기 ⑦에너지 효율화 설계 ⑧모듈식 설계 등 순환설계
🏭 제조품·소모품: ⑨공정 개선·효율화 ⑩제품 수명 연장 ⑪과소비 줄이기 ⑫지속가능한 의류 구매
🚗 수송*: ⑬전기자동차 등 수송 부문 전력화 ⑭불필요한 항공여행 최소화 ⑮대중교통 이용 확대 ⑯자동차 없는 라이프스타일 활성화
*재단은 보고서에서 식품시스템과 건축·환경, 제조품·소모품 3개 부문 내 순환솔루션 도입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국가별 맞춤형 순환경제 정책 필요”…인력 재교육·이해관계자 협력 필수 ⚖️
단, 순환솔루션 16가지는 국가별 문화와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적용돼야 한다고 보고서는 덧붙였습니다.
예컨대 선진국은 자원소비량을 대폭 줄여야 합니다. 중간소득국은 자원소비량을 유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반대로 저소득국은 자원소비량을 효율적으로 늘리되 건설 및 농업 부문에 순환솔루션을 도입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해야 합니다.
물론 이같은 순환솔루션과 실제 현실과는 괴리가 있다고 재단도 인정합니다. 재단은 “기존 경제 전반에 걸쳐 근본적인 변화를 만드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예를 들어 재생농업 활성화를 위해선 기존 농부와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재교육이 필요합니다. 순환경제 정책이 실제 현실에 적용하기 위해선 이론과 노동력 그리고 기술 간의 격차도 해소돼야 한단 뜻입니다.
순환경제 사회로의 성공적인 변화를 위해선 정부와 기업 그리고 시민 모두의 힘이 필요하단 것이 재단의 말입니다. 이 과정에서 금융권의 지원도 필요합니다.
서클이코노미재단 최고경영자(CEO)인 이본 보조는 “순환경제를 추구하는데 있어 모든 경우에 적용되는 일률적인 접근 방식은 없단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각국이 맞닥뜨린 현실에 적합한 솔루션을 최적화할 필요가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