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공급망을 다각화하기 위한 민관 노력에도 여전히 중국 등 특정국에 대한 공급망 의존도가 높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지난 20일 공개한 ‘글로벌 이차전지 공급망 현황과 국내 리스크 분석’ 보고서에 담긴 내용입니다.
보고서는 국내 배터리 핵심원자재가 중국, 칠레, 튀르키예(터키)에 크게 의존하는 상황을 꼬집었습니다. 특히,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제언했습니다.
글로벌 공급망 내 中 영향 재확인…“韓 배터리 소재 수출에 주력” 🇰🇷
보고서는 유엔 상품무역통계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해 배터리 ▲원자재 ▲소재 ▲완제품 각각의 총수출액 자료를 분석했습니다.
여기서 원자재는 리튬·니켈 등의 핵심광물을 말합니다. 소재는 양극재와 음극재, 분리막 등 기초소재를 말합니다. 완제품은 단어 그대로 원자재와 소재로 만든 배터리를 뜻합니다.
연구소는 이러한 원자재부터 배터리 수입까지 배터리 밸류체인(가치사슬)의 공급망 흐름을 분석했습니다. 아래 그래프는 이를 생키 다이어그램으로 시각화한 것입니다.
분석 결과,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의 주요 참여국은 중국, 한국, 미국, 일본, 독일 등이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중국(빨간색)의 영향력이 공급망 전반에서 강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파란색)은 소재 생산·수출과 배터리 생산·수출에 주력하는 모습이 다시금 확인됐습니다.
주력 분야는 소재 수출로 드러났습니다. 2022년 국내 배터리 소재 총수출액은 약 203억 달러(약 26조원)로, 세계 배터리 소재 교역액의 11.5%를 차지했습니다.
소재 분야에서 수출 비중은 중국이 36.7%로 가장 높았습니다. 주요 배터리 공장이 위치한 헝가리(13.5%), 폴란드(13.1%), 미국(14.3)의 수출 비중도 높았습니다.
韓 원자재·소재 대외의존도 ↑ “단, 소재 분야 대체후보국 多” 🌐
보고서는 주요 36개 품목의 대외의존 구조, 국내 수입액, 다각화 가능 여부 등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핵심 원자재 대부분을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총교역액 대비 무역수지를 통해 살펴본 결과, 원자재와 소재 중에서 다수 품목이 순수 수입에 가까웠습니다.
원자재 중에서는 ▲산화·수산화리튬(-97.9%*) ▲천연흑연(-97.7%) ▲산화·수산화코발트(-96.6%) ▲%산화망간(-90.6%)의 수입의존도가 높았습니다.
소재에서는 ▲전구체(-95.8%) ▲PVDF 바인더(-83.7%) ▲CMC 바인더(-74.5%)의 수입의존도가 높다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숫자가 클수록 공급망 관리 필요성이 높다는 뜻입니다.
원자재는 대체후보이 존재하지 않아 취약성이 높았습니다. 소재는 원자재 대비 비교적 수출국이 다양해 공급망 다각화가 가능하단 분석이 나왔습니다.
예컨데 원자재인 핵심광물의 경우 수산화리튬·탄산리튬이 각각 중국·칠레 편중도가 높지만 뚜렷한 대체후보지도 마땅치 않습니다. 중국과 칠레가 해당 분야의 세계 수출액의 88%가량을 차지합니다.
반면, 소재의 경우 중국이 주요 수출국이었으나 미국·독일·네덜란드·일본 등 대체후보국이 존재했습니다.
물론 실질적인 대체가능 여부와 다각화 비용에 대한 판단은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덧붙였습니다.
韓 대응 현황? 공급망 다각화·해외진출 지원 필요 💰
미중갈등과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지정학적 위기로 인해 핵심광물 및 소재 수급에 대한 불안정이 고조된 상황입니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월 ‘핵심광물 확보 전략’을 발표하며 10대 전략 핵심광물의 특정국 의존도를 2030년까지 50%대로 완화한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선 칠레나 콩고민주공화국 같은 수입과의 협력을 증대사는 동시에 호주나 캐나다 같은 여타 자원강국으로의 다각화도 모색할 필요성이 높습니다.
지난 10월 29일에는 방문규 산자부 장관이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칠레를 방문했고, 지난 5월에는 캐나다와 핵심광물 협력 증대를 위한 국가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습니다.
배터리 소재 분야에서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영향으로 중국산 소재 대신 한-중 합작기업의 국내 설립과 북미 현지공장 건설이 증가했습니다.
이에 연구소는 보고서에서 국내 배터리 원자재 및 소재 기업의 주요 원광 생산국 진출을 적극 지원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원자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無코발트 양극재, 실리콘(無흑연) 음극재 등 대체소재 개발과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에 대한 자금 지원의 필요성도 역설했습니다.
이와 함께 IRA 대응으로 해외진출하는 배터리 기업 및 소재 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도 주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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