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와 환경 오염으로 인해 지구 환경이 인간이 더는 거주할 수 없는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는 연구가 나왔습니다.
인류가 안전하게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주요 지표 9가지 중 6가지가 이미 안전 기준 한계치를 넘어선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독일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PIK)·스웨덴 스톡홀름대·덴마크 코펜하겐대·캐나다 맥길대 등 8개국 29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국제연구팀이 과학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이같은 연구결과 발표했습니다.
행성경계 9가지 중 6가지 지표, 안전 한계치 넘어 🚨
연구진은 2009년 제시된 ‘행성경계(Planetary Boundaries)’를 분석했습니다.
‘지구위험한계선’으로도 불리는 행성경계는 인류가 지속가능하게 생존하기 위해서 지구 환경이 어디까지 버틸 수 있는지를 찾는 개념입니다.
지표는 ①기후변화 ②생물권 무결성(생물다양성) ③영양화(질소 및 인의 변화) ④해양산성화 ⑤토지 이용 변화 ⑥담수 이용 변화 ⑦오존층 변화 ⑧대기질(에어로졸) ⑨미세플라스틱·살충제·방사성폐기물 등 새로운 물질 등입니다.
2015년 연구진이 행성경계를 첫 분석했을 시 당시 9가지 지표 중 4가지가 한계치를 넘었습니다.
이후 올해 연구에서는 여기에 ‘담수 이용’과 ‘미세플라스틱 등 새로운 물질 증가’가 추가돼 6가지가 한계치를 넘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2023년 행성경계 안전 한계치 넘은 6가지 지표, 구체적 내용은? 🤔
구체적으로 ▲기후변화 ▲생물권 무결성 ▲영양화 ▲미세플라스틱 및 방사성폐기물 등 새로운 물질 증가 ▲토지 이용 변화 ▲담수 이용 변화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나머지 3가지(해양산성화·대기질·오존층 변화)는 안전 기준 범위에 들어섰으나, 해양산성화와 대기질이 점차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고 연구진은 경고했습니다.
세부적인 상황은 아래와 같습니다.
🌡️ 기후변화
2022년 기준 대기 중 이산화탄소(CO₂) 농도는 417ppm을 넘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산업화 이전대비 50% 높은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일부 과학자들은 기후문제가 악화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선 대기 중 CO₂ 농도를 350ppm 이하로 유지해야 할 것을 피력합니다.
🦜 생물다양성 무결성
생물다양성 보존과 직결된 지표입니다. 약 800만 종의 동식물 중 100만여종이 멸종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지난 150년간 동식물의 유전적 다양성이 10% 이상 손실됐다고 연구진은 밝혔습니다.
🚜 영양화
과도한 비료 사용으로 인해 토지와 해양 내 질소(N)와 인(P)이 급증했단 지표입니다.
일례로 이들 영양분이 과잉 공급되면 식물성 플랑크톤이 대량 증식해 산소량이 부족해집니다. 이는 어패류가 질식하는 ‘부영양화 현상’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의하면, 매년 안전 기준의 3배에 달하는 질소가 농경지에 투입됩니다. 인의 투입량도 마찬가지로 계속 증가하고 있단 연구가 담겼습니다.
🥤 새로운 물질 증가
미세플라스틱, 방사성폐기물, 화학물질 등을 뜻합니다. 연구진은 이들 물질이 지구 시스템에 영향을 어떻게 미칠지 연구가 부족하단 점을 지적했습니다.
정량화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나, 인류의 손으로 만들어진 이 물질들이 현재 지구 시스템을 위협한다고 연구진은 결론냈습니다.
🌲 토지 이용 변화
연구진은 FAO의 연구를 인용해 “전 세계 산림 면적이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단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FAO에 의하면, 세계 산림 면적은 1990년 이후 남한 면적의 약 18배에 달하는 178만㏊(헥타르)가 사라졌습니다.
🌊 담수 이용 변화
연구진은 담수를 크게 ‘녹색물(Green Water·토양이나 식물 등이 이용할 수 있는 물)’과 ‘파란물(Blue Water·눈에 보이는 저수지, 호수와 같은 일반 담수)’로 구분해 분석했습니다.
두 가지 모두 각각 16%와 18%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즉, 사용할 수 있는 담수가 줄어들고 있단 뜻입니다.
연구 주저자 “지구 건강검진 결과, 심장마비 임박한 고혈압 환자” 😮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행성경계 9개 지표를 처음으로 포괄적으로 평가한 것임을 강조했습니다. 2009년과 2015년 연구 당시에는 일부 지표가 정량화 작업을 진행 중인 탓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지구 전체에 대한 최초의 과학적 건강검진”임을 피력했습니다.
행성경계 지표가 한계치를 넘어섰단 것은 재난은 아니나 ‘경고 신호’인 것은 분명하단 것이 연구진의 설명입니다.
행성경계 9가지 지표는 모두 상호연결돼 있습니다. 이들 지표 중 하나라도 ‘티핑포인트(Tipping Point·임계점)’를 벗어나면, 도미노가 무너지듯 연쇄 효과로 다른 지표는 물론 지구 환경 자체가 악화일로를 걷는단 것.
일례로 연구진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사용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중 하나가 악화되면 다른 지표도 저하된단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연구 주저자인 캐서린 리처드슨 코펜하겐대 생물해양학과 교수는 지구를 고혈압 환자에 비유했습니다. 리처드슨 교수는 “고혈압 상태가 계속되면 심장마비가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다”며 “이들 6개 지표도 한계치 밑으로 낮추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쉽게 말해 지구에 심장마비 같은 재난이 닥치지 않기 위해 인류가 노력해야 한단 설명입니다.
1990년대 행성경계 한계치 넘은 ‘오존층’…국제사회 노력 덕에 안전해져 🤝
해결책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리처드슨 교수는 행성경계 9가지 지표 중 하나인 ‘오존층 변화’가 1990년대만 해도 한계치를 넘었단 점을 언급했습니다.
오존층 파괴가 대두되자 국제사회는 1989년 1월 ‘몬트리올 의정서’를 발효했습니다. 프레온가스(CFC-11), 할론 등 오존층 파괴 물질에 대한 소비 및 생산의 단계적 축소를 골자로 합니다.
각국이 오존층 파괴 물질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소비를 억제한 결과, 파괴된 오존층이 2040년까지 1980년대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란 세계기상기구(WMO)의 전망이 나왔습니다.
리처드슨 교수는 “오존층 파괴는 1990년대 (행성경계 안전 기준치를) 이탈했으나 몬트리올 의정서로 촉발된 국제사회의 노력 덕에 안전지대에 돌입했다”며 국제사회의 협력과 대응이 지구 환경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덧붙였습니다.
2009년 처음 행성경계를 고안한 요한 록스트롬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 소장은 연구에 대해 “지구의 건강을 회복하려면 기후변화를 해결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며 “지구 시스템을 모델링해 현 상태를 정확히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환경을 재건하고 보호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