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2026년 새해를 맞아 기후테크와 기후 부문의 지형도가 근본적으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AI 혁명이 촉발한 전력 위기, 탄소 감축에서 기후 적응으로의 패러다임 전환, 중국 주도의 청정 에너지 공급망 재편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정책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시장은 경제적 논리로 움직이며, 기후테크는 보조금 의존에서 벗어나 상업적으로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리니엄은 2026년 기후테크 부문을 관통할 6대 주요 트렌드를 중요도와 영향력 순으로 분석합니다.
독일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PIK) 코츠(Kotz) 연구팀이 2024년 발표한 기후 변화의 경제적 영향에 관한 논문은 발표 직후 전 세계 정책 입안자들에게 광범위하게 인용됐습니다. 그러나 18개월간의 검증 끝에 데이터 오류와 통계적 결함이 너무 심각해 저자들은 수정이 불가능하다고 인정했고, 결국 2025년 12월 네이처는 이를 최종 철회했습니다.
문제의 심각성은 오류의 파급력에서 드러났습니다. 국가별 데이터를 하나씩 제거하며 재시뮬레이션한 결과, 상대적으로 경제 규모가 작은 우즈베키스탄의 GDP 데이터 오류 하나만으로 전체 모델의 경제 손실 추정치가 실제보다 약 3배나 증폭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해당 오류를 발견한 솔로몬 시앙은 phys.org와의 인터뷰에서 “작은 데이터 오류 하나가 모델 전체를 완전히 왜곡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철회 사건이 단순한 학술적 실수를 넘어 금융 규제 시스템의 심각한 구조적 문제를 적나라하게 노출시켰다는 점입니다.
녹색금융시스템네트워크(NGFS)는 이 논문을 기반으로 한 기후 손실 모델을 자신들의 기후 시나리오에 포함시켰습니다. 그러나 네이처가 논문의 신뢰성 문제를 공식 경고한 이후에도 해당 모델을 제거하지 않아 객관성과 감독 체계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됐습니다.
기관들이 결함 있는 모델을 사전에 발견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문제가 공개된 후에도 즉각 대응하지 않은 점은 기후 리스크 관리 체계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가 필요함을 보여줍니다.
차세대 기후 리스크 모델이 갖춰야 할 다섯 가지 원칙
전문가들은 차세대 기후 리스크 모델이 갖춰야 할 다섯 가지 필수 조건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첫째, 핵심만 담는 단순성입니다. 모델은 정말 중요한 요소만 포착하고, 불필요한 것은 과감히 제거해야 합니다. 둘째, 투명하고 이해하기 쉬워야 합니다. 분석 과정이 명확하고 누구나 확인할 수 있어야 하며, AI 블랙박스처럼 작동 원리를 알 수 없는 형태여서는 안 됩니다.
셋째, 실질적인 통찰력을 제공해야 합니다. 단순히 위험도를 알려주는 것을 넘어, 정책 결정자들이 실제로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넷째, 과학적 증거에 기반해야 합니다. 최신 연구와 검증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하되, 불확실한 부분은 숨기지 않고 투명하게 공개해야 합니다.
다섯째, 급격한 변화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합니다. 기후는 서서히 변하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폭발적으로 변할 수 있는데(티핑 포인트), 이러한 구조적 단절과 비선형적 변화를 모델이 포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원칙에 따라 정밀 기후 리스크 모델링은 기존의 거시경제 지표 기반 접근에서 벗어나, 물리학·생물학 원리에 기반한 생물물리적(Biophysical) 모델로 급속히 전환되고 있습니다. 단순히 과거 추세를 연장하는 통계적 방식으로는 새로운 기후 현상을 예측하는 데 근본적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보험 업계에서 활용되던 카타스트로피(Catastrophe) 모델이 금융권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 모델은 위험(Hazard), 노출(Exposure), 취약성(Vulnerability)을 명시적으로 포착하는 상향식(Bottom-up) 모델링을 통해 기후 리스크를 금융 가치로 정밀하게 환산이 가능합니다.
과학적·공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각 요소를 명확히 포착하며, 역사적 사건으로 검증되고 보정된다는 점에서 경험적 분석 기반의 경제 피해 함수와 차별화됩니다.
이러한 모델링의 정확도를 한층 높이는 것이 AI와 공간 정보를 결합한 초국지적 분석입니다. 국가 단위가 아닌 자산별, 위치별 정밀 데이터를 확보하는 이 접근법은 물리적 리스크의 진화를 예측하는 데 필수적이며, 금융 및 보험 업계의 새로운 표준으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캐나다 환경기후변화부(ECCC)는 매일 무려 1,300만 건의 관측 데이터를 고성능 컴퓨팅(HPC)과 AI/머신러닝으로 처리하며, 수치 예보의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