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두콩으로 먹을 수 있는 플라스틱 포장재 만든 英 ‘삼플라’…“플라스틱 규제 속 폭풍 성장”

2018년 英 케임브리지대학서 스핀오프

플라스틱 오염 문제가 대두되면서 다양한 대체 플라스틱 개발이 세계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많은 기업들이 핵심 원료로 해조류에 주목하고 있는데요.

이 가운데, 여타 기업들과 달리 완두콩에 주목해 새로운 대체 플라스틱을 선보인 곳이 있습니다. 식물성 단백질을 사용해 생분해성 포장재를 개발하는 영국 생명공학 스타트업 삼플라(Xampla)입니다.

‘톰 포드 플라스틱 혁신상(Tom Ford Plastic Innovation Prize)’에서 쟁쟁한 해조류 대체 플라스틱 스타트업들과 함께 결선 진출에 올라 주목을 받은 바 있습니다.

완두콩으로 어떻게 대체플라스틱을 만들 수 있었을까요?

 

▲ 삼플라는 완두콩 등 식물성 단백질을 사용해 필름 형태의 대체플라스틱을 개발했다. ©Xampla

2018년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분사해 설립된 스핀오프 스타트업 삼플라.

케임브리지대 화학과 교수인 투오마스 노울수 박사와 같은대학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근무하던 마크 로드리게스 가르시아 최고기술책임자(CTO) 등이 공동설립했습니다.

연구진의 연구 주제는 식물성 단백질로 만들어진 새로운 플라스틱이었습니다. 15년간의 연구 끝에 이들은 완두콩 등 식물에서 발견되는 단백질을 모방한 천연 플라스틱 필름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삼플라가 주목한 것은 식물성 단백질의 ‘자기 조립 능력(Proteins to self-assemble)’입니다. 자기조립이란 적정 환경이 갖춰질 경우 분자가 스스로 모여서 집합체를 형성하는 성질을 말합니다.

가르시아 CTO는 대체플라스틱의 구조가 ‘식물성 거미줄’과 유사하다고 설명합니다. 거미줄은 단백질로 구성된 대표적인 천연 고분자 화합물입니다.

연구진은 완두콩과 대두박 등 농업폐기물을 용매와 90℃가량의 낮은 열을 사용해 용해하고 다시 얇은 시트로 가공했습니다. 얇으면서도 밀도가 높아 필름, 코팅처럼 지금까지 대체가 어려웠던 분야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식물성 단백질로 만들어진 덕분에 생분해 및 퇴비화도 가능합니다.

 

▲ 2021년 삼플라는 밀키트 기업 구스토와 협업해 식물 기반 식용·생분해성 스톡 큐브 포장재를 선보였다. ©Gusto

현재 삼플라는 다양한 분야에 대체플라스틱을 접목하기 위해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얇은 필름형 플라스틱 사용이 필수적인 식품업계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일례로 2021년 영국의 밀키트 기업 구스토(Gusto)와 협업해 완두콩 단백질로 만든 스톡(Stock, 육수) 큐브 포장지를 선보인 바 있습니다.

이 큐브는 완두콩과 감자를 비롯해 100% 천연 성분으로 만들어져 식용이 가능합니다. 포장재 그대로 냄비에 넣으면 끓는 물에서 조리되면서 완전히 용해된다고 삼플라는 덧붙였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밀키트가 우리 식생활에 자리 잡으며 덩달아 늘어난 포장재 폐기물을 해결할 수 있단 점에서 획기적입니다.

밀키트는 식품폐기물을 대폭 줄일 수 있어 탄소배출량을 줄이는데 기여한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그럼에도 손질된 재료가 모두 플라스틱 포장재에 담긴다는 점이 지적돼 왔습니다.

삼플라는 식용·생분해 가능한 대체플라스틱으로 이 문제를 해결한 것.

 

▲ 2022년 삼플라는 대체플라스틱을 사용해 비타민D를 보호하는 마이크로캡슐을 개발했다. ©Xampla

뿐만 아니라, 삼플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도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삼플라는 말합니다.

2022년 삼플라는 영국 음료기업 브리트빅(Britvic)과 함께 파괴되기 쉬운 비타민D를 담는 마이크로캡슐을 개발했습니다.

삼플라의 완두콩 대체플라스틱이 자외선과 저온살균 등으로부터 비타민을 보호하는 특성을 가진 덕분입니다. 파괴되기 쉬운 영양성분들을 음료에 담을 수 있어 사람들의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

삼플라는 비타민D 파괴를 막기 위해 사용하던 기존의 유색 용기를 투명한 용기로 바꿀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실제로 브리트빅 자체 연구에 따르면, 투명 용기의 경우 소비자가 재활용할 가능성이 40% 더 높았다고 삼플라는 강조했습니다.

 

▲ 삼플라의 대체플라스틱 포장재가 사용된 식기세척기용 세제의 모습. ©Xampla

삼플라는 이밖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일회용 플라스틱으로 일어나는 문제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제품이 식기세척기 및 세탁기의 세제용 비닐포장재입니다.

‘수용성 비닐’이라 불리는 ‘폴리비닐 알코올(PVA·Polyvinyl alcohol)’이 실제로는 제대로 처리되지 않아 하천과 바다의 오염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미 애리조나주립대 연구진은 2021년 연구에서 미국 내 캡슐세제에 사용된 PVA의 75%가 처리되지 않고 환경에 유입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 양은 8,000톤을 넘습니다.

PVA가 수용성이며 생분해가 가능한 물질이지만, 폐수처리장이 생분해에 최적의 조건은 아니기 때문이라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입니다.

이를 대체하기 위해 삼플라는 식물 기반의 식기세척기용 수용성·생분해성 필름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삼플라는 식품 포장재부터 식품포장용 종이 용기의 코팅 등 다양한 대체 플라스틱 사용처를 개발하고 있다. ©Xampla

다만, 여전히 해소해야 할 문제도 남아있습니다.

삼플라는 식물성 단백질로 만든 식품 포장재가 제품의 맛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으나, 유통기한은 기존 플라스틱 포장재 대비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습니다.

밀키트와 같이 단시간에 소비되는 식품 서비스가 아닌, 기존의 슈퍼마켓 등에 사용되기에는 아직 개선점이 남아 있단 뜻입니다.

그럼에도 삼플라는 전 세계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에 대한 규제가 증가하고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도입이 증가하고 있단 점을 짚었습니다.

이러한 조치들이 대체 플라스틱이 개발·확장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삼플라는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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