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손모빌의 경고, “에너지 관련 배출량 감축에도 2050년 파리협정 2℃ 억제 달성 역부족!”

2050년까지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2℃ 이상 올라 파리협정 달성이 실패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나왔습니다.

파리협정의 목표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로 제한하고, 2℃ 이내로 억제하는 것입니다. 엑손모빌은 1.5℃ 목표는커녕 이를 훌쩍 넘어설 수 있다고 내다본 것.

지난 28일(현지시각) 미국 에너지 대기업 엑손모빌(Exxonmobil)은 ‘연례 에너지 전망(Exxonmobil Global Outlook)’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예측을 내놓았습니다.

엑손모빌은 2050년까지 세계 인구가 현재보다 20억 명 늘어난 97억 명에 이르며 화석연료를 비롯한 모든 유형의 에너지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개발도상국의 급격한 경제성장에 따른 배출량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꼽혔습니다.

이로 인해 2050년 에너지 관련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의 2℃ 시나리오에 2배 이상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보고서에 담겼습니다.

 

▲ 보고서는 2050년 에너지 관련 배출량이 250억톤으로 2021년 대비 2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IPCC의 2℃ 시나리오에서 제시하는 110억 톤의 2배를 넘는다. ©Exxonmobil 제공, greenium 편집

엑손모빌 “2050 에너지 배출량 25% ↓…2℃ 달성엔 부족!” ⚡

엑손모빌은 보고서에서 전 세계 국가들의 노력으로 2050년경 에너지 생산·소비하며 배출한 이산화탄소의 양이 2050년 250억 톤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는 2021년 에너지 관련 이산화탄소 배출량 340억 톤에 비해 25%이상 감소한 수치입니다. 국제에너지구(IEA)에 따르면, 2022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386억 톤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석탄 등 화석연료 사용의 감소와 태양광·풍력 등 저탄소 전력원의 증가 덕분입니다. 또 에너지효율성과 배출 집약도 감소로 2050년 세계 경제의 탄소집약도가 최대 65% 감소할 것으로 엑손모빌은 내다봤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리협정의 2℃ 제한 목표 달성에는 여전히 부족한 감축량이라고 엑손모빌은 꼬집었습니다.

엑손모빌이 IPCC의 제6차 종합보고서에 기반해 분석한 결과, 지구 평균기온을 2℃ 이하로 낮추기 위해서는 에너지 관련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10억 톤 이하로 감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즉, 2021년 대비 2050년까지 70%가량 감축해야 한다는 것.

 

▲ 아시아 및 중동·아프리카의 비 OECD 국가의 에너지 수요 증가와 선진국의 에너지 수요 감소 상쇄를 비교 분석한 결과, 2050년경 총 에너지 수요는 현재보다 1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Exxonmobil 제공, greenium 편집

2050년 세계 인구 97억…“비 OECD 에너지 소비 급증” 📈

보고서는 에너지 수요 감축이 불충분한 원인으로 세계 인구 증가와 개도국의 경제성장으로 인한 에너지 수요 증가를 짚었습니다.

2050년경 전 세계 인구는 현재 80억 명에서 25% 증가한 97억 명으로 증가할 전망입니다. 세계 총 국내총생산(GDP)는 2배 이상 늘고, 세계 1인당 GDP는 85%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보고서는 2050년 97억 명 인구를 충족하고, 생활 수준 향상을 위해서는 현재보다 15% 이상의 에너지가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무엇보다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제조 ▲상업 운송 ▲화학제품 등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2050년 개도국의 에너지 소비는 35% 급증할 것으로 분석됩니다.

그 결과, 2050년 비(非)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가 세계 에너지 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달할 전망입니다.

보고서는 탄소감축 기술 및 정책으로 선진국의 2050년 에너지 수요가 15%가량 감소함에도 불구하고 개도국의 에너지 수요 급증이 이를 상쇄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 보고서는 재생에너지와 에너지 효율성 향상만으로는 2℃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며, CCS·수소·바이오연료 등의 탈탄소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xonmobil 제공, greenium 편집

2℃ 목표 달성 위해선? “더 많은 CCS·수소·바이오연료 필요해!” 🎯

보고서는 세계 경제가 2배 이상 성장함에도 에너지 관련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5% 감축한 것은 상당한 진전이라고 평가합니다. 특히, 지난 10년간 해당 배출량이 10% 증가했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크다고 보았습니다.

그럼에도 재생에너지 증가·석탄 감소·에너지 효율성 향상으로는 IPCC의 2℃ 이하 시나리오만큼의 배출량 감축이 어렵단 것이 엑손모빌의 진단입니다.

더욱이 개도국의 산업 및 운송 분야 에너지 수요를 맞추기 위해서는 석유와 천연가스 등 고밀도의 에너지원이 여전히 사용될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개인용 차량은 전기자동차 보급으로 화석연료 사용이 감소하는 반면, 트럭 등 상업용 운송수단의 전기화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에 보고서는 2℃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안으로 ▲CCS(탄소포집·저장) ▲수소 ▲바이오연료 등을 꼽았습니다. 각각 화학·중공업 등 탈탄소화가 어려운 부문, 제철 분야, 항공분야에서 주요 전환 연료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즉, 수소와 바이오연료로 전기화가 어려운 에너지원을 대신하고, 불가피하게 사용되는 화석연료는 CCS를 통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인다는 전략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같은 공공 지원정책과 기술발전 나아가 탄소시장의 채택 등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덧붙였습니다.

 

▲ 2017년 그린피스를 포함한 환경단체가 엑손모빌의 기후변화 인지 여부에 대해 조사를 촉구하는 모습. ©Greenpeace

석유기업 엑손모빌의 경고, 더 새겨 들어야 하는 까닭은? 😥

사실 엑손모빌은 최근까지도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에 대한 모델링의 신뢰성 및 불확실성에 의구심을 표해온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더욱이 지난 1월 미국 하버드대 연구진에 따르면, 엑손모빌은 1970년대부터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기후변화 위험을 알았으나 자사의 이익을 위해 이를 감추고 부정했다는 사실이 폭로된 바 있습니다.

허나, 엑센모빌 역대 최고경영자(CEO)들은 화석연료가 기후변화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확실히 알 수 없다는 말을 반복해 왔습니다.

그럼에도 엑손모빌의 이번 보고서가 주목받는 이유, 엑손모빌의 기후연구가 상당히 정확했기 때문입니다.

엑손모빌은 1970년, 누구도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기후영향을 예측하지 않던 시기부터 관련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하버드대 분석 결과, 엑손모빌의 기후영양 예측 정확도는 99%에 달했습니다.

이에 엑슨모빌이 기후변화의 주요 원인을 제공했단 점에서는 아이러니하지만, 지구 평균기온 상승 2℃를 제한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경고를 새겨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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