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양육 10주년① 이제 식탁까지 한 발짝 남았다? 배양육 산업 성과 5가지로 정리함!

지난 8월 5일은 배양육이 공식적으로 세상에 데뷔한 지 10년이 되는 날입니다.

배양육은 동물의 세포를 생물반응기(바이오리액터)에 넣고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해 배양해 생산한 고기를 뜻합니다.

10년 전인, 2013년 8월 5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에서는 세계 최초로 배양육 소고기로 만든 햄버거를 요리하는 시연회가 열렸습니다. 네덜란드 과학자인 마크 포스트 박사가 주최한 해당 시연회는 주요 언론을 통해 생중계됐습니다.

세포로 키운 고기란 점과 함께 햄버거 하나를 만드는데 무려 33만 2,000달러(당시 한화 3억 5,000만원)가 들었단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후 여러 기업이 배양육 품질 개선과 비용 절감에 뛰어든 상태입니다.

대체단백질 분야 비영리 싱크탱크인 미국 굿푸드인스티튜트(GFI)는 2013년을 기점으로 배양육 산업이 아이디어에서 개념 증명 단계로 이동했다고 평가합니다. 그리고 2020년 싱가포르에 이어 올해 미국에서도 배양육의 상업적 판매가 허용된 상황.

배양육이 실험실을 넘어 ‘시장’으로 진출하는 상황, 그리니엄이 최초의 배양육 등장 이후 10년간 배양육 산업이 달성한 성과와 남은 과제를 2편에 걸쳐 살펴봅니다.

 

2013년 배양육 공개 후 10년, 배양육 산업이 달성한 마일드스톤 5가지는? 🤔

배양육과 관련해 가장 유명한 일화는 영국 전(前) 총리인 윈스턴 처칠의 수필일 것입니다.

1932년 처칠 전 총리는 한 잡지에 ‘50년 뒤의 세계’라는 기고문에서 미래에는 “닭가슴살이나 날개를 먹기 위해 닭을 통째로 키우는 부조리”를 벗어날 것이라 예견했습니다. 대신 배양액을 사용해 필요한 부위별로 키우게 될 것이라 전망했습니다.

처칠 전 총리의 예견대로 이후 배양육을 개발하려는 시도는 세계 각지에서 계속됐으나, 이들 모두 번번히 실패했습니다.

2001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우주비행사의 우주식량 개발을 위해 배양육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2008년 동물보호단체인 페타(PETA)는 최초의 배양 닭고기 개발 기업에 100만 달러(당시 한화 약 10억원)의 상금을 제시했지만, 성공한 기업은 없었습니다.

 

▲ 2013년 8월 5일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대의 마크 포스트 교수가 소 근육세포로 만든 배양육 소고기를 전 세계에 공개했다. ©Mosa Meat, 페이스북

처칠 전 총리의 예견과 달리 배양육 개발은 81년이 흐른 2009년에야 성공합니다.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대 생리학자인 마크 포스트 교수가 실험용 쥐에서 근육세포를 분리해 배양해 근육을 만든 것. 이후 포스트 교수는 구글 공동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으로부터 지원금을 받아 본격적인 배양육 개발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2013년에 실제로 사람이 먹을 수 있는 배양육 개발에 성공해 대중에 공개한 것. 포스트 박사는 이를 계기로 2016년 배양육 스타트업 모사미트(Mosa Meat)를 공동설립합니다

대대적인 언론 공개를 계기로 배양육 산업은 점차 성장 중 입니다. 오늘날 배양육은 기후문제와 가축 전염병 그리고 식량안보 등을 해결할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전 세계에 최초로 배양육이 공개된 이후 10년간 배양육 산업이 달성한 마일드스톤은 무엇일까요? 그리니엄이 5가지로 정리했습니다.

 

1️⃣ 배양육 상업적 판매 가능|싱가포르 이어 미국도 허용 🍗

세계 최초로 배양육의 소비 및 판매를 허용한 국가는 싱가포르입니다.

2020년 12월 식물성 대체육 스타트업 저스트에그(Just Egg) 자회사인 잇저스트(Eat Just)의 닭고기 배양육이 싱가포르 식품청(SFA)의 승인을 받았습니다. 이를 계기로 미국·이스라엘·네덜란드 등 전 세계 배양육 스타트업들이 싱가포르에서 시제품 개발 및 출시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후 지난 6월, 미국 또한 잇저스트와 업사이드푸드(Upside Foods)의 닭고기 배양육 판매를 최종 승인했습니다. 작년 11월 업사이드푸드가 미 식품의약국(FDA)의 안전성 심사를 통과한 지 반년만입니다.

이로써 미국은 싱가포르에 이어 배양육 판매를 허가한 두 번째 나라가 됐습니다.

국내 삼일회계법인(삼일 PwC)은 미국의 배양육 승인에 대해 “(식품안전성 등) 배양육 업계 리스크가 축소된 것”이라며 “사업 확장의 발판이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유럽에서도 배양육 상업 판매를 위한 진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배양육의 출발지였던 네덜란드에서는 지난 7월 배양육 시식을 허가하는 법안이 유럽 최초로 발효됐습니다. 배양육 시식을 허가하는 국가로는 이스라엘, 싱가포르, 미국에 이은 4번째입니다.

다만, 유럽 내 배양육 상업 판매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입니다. 이는 유럽식품안전청(EFSA)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그리고 27개 모든 EU 회원국의 승인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2️⃣ 배양육 기업 수|2011년 1개 → 2022년 156개 📈

세계 최초의 배양육 스타트업은 2011년 아이슬란드에 설립된 ‘ORF 제네틱스(ORF Genetics)’입니다.

인체 ‘성장인자(growth factor)’를 기반으로 한 바이오 연구에서 동물 세포배양 연구로 확장한 기업입니다. 현재 유전자변형(GMO) 보리를 재배하고 정제하여 단백질을 추출하고 있습니다.

사실 업계에 가장 먼저 두각을 나타낸 기업은 업사이드푸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15년 설립 당시 멤피스미트(Memphis Meats)란 사명으로 시작했습니다. 설립 이듬해인 2016년 세계 최초로 배양육 미트볼, 2017년 세계 최초의 닭과 오리 배양육을 선보이며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습니다. 이후 다양한 이들이 배양육 산업에 뛰어들었습니다.

GIF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 세계 26개국에 156개 배양육 기업이 있습니다. 배양육 또는 배양 해산물 생산하는 운영 시설은 18곳, 계획·운영 중인 파일럿(실증) 규모 이상 시설은 27곳에 달합니다.

실제로는 이보다 더 많은 배양육 스타트업이 존재할 수 있단 것이 GFI의 설명입니다. 대개 배양육 스타트업의 경우 ‘스텔스 스타트업’으로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스텔스 스타트업이란 법적 보호를 위해 정보를 노출하지 않고 비공개로 운영되는 스타트업을 말합니다.

 

+ 한국 배양육 산업은? 8개 스타트업 운영 중! 🇰🇷
한국에서도 2010년대 후반부터 배양육 스타트업이 속속 등장했습니다. GFI에 의하면, 한국은 2022년 기준 총 8개 배양육 스타트업이 있습니다.

  • ① 2021년 세포배양 독도새우를 선보였던 셀미트(Cell MEAT)
  • ② 동물 줄기세포 추출·배양 기술을 보유한 스페이스에프(SPACE F)
  • ③ 해조류 기반 배양육 개발 기업 씨위드(Seawith)
  • ④ 대량생산 특화 세포주 기술을 보유한 심플플래닛(Simple planet)
  • ⑤ 덩어리(Whole-cut) 배양육 기술을 개발하는 티센바이오팜(TissenBioFarm)
  • ⑥ 해산물 배양육 개발 기업 셀쿠아(Cellqua)와 ⑦바오밥헬스케어(Baobab Healthcare)
  • ⑧ 줄기세포 기반 배양육 스타트업 다나그린(DanaGreen) 등입니다.

 

 

3️⃣ 역대 투자액|28억 달러, “업사이드푸드, 시리즈 C로 최고액 갱신” 💰

배양육 상업 판매가 가시화되면서 전 세계 자금이 배양육 스타트업으로 몰렸습니다.

GFI가 지난 2월 발간한 업계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7년간(2016~2022년) 배양육 부문에 투자된 자금은 28억 달러(약 3조 7,000억원)에 달합니다.

그중 3분의 1가량인 8억 9,600만 달러(1조 1,800억원)가 2022년 한해에 투자됐습니다. 이는 2021년 투자액인 13억 달러(1조 7,100억원)에 비하면 33% 감소한 수치입니다.

그러나 전 세계 벤처캐피털(VC) 투자와 핀테크 투자가 전년 동기 대비(YoY) 각각 35%와 46% 감소한 상황에서도 좋은 성적표를 받았단 평가가 나옵니다.

이는 작년 4월 업사이드푸드의 시리즈 C 투자가 기여했습니다. 업사이드푸드는 시리즈 C에서 4억 달러(약 5,2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조달하며 배양육 산업에서 역대 최대 투자 금액를 기록했습니다.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Temasek)과 아랍에미리트 국부펀드 아부다비성장펀드(ADG)가 해당 투자를 주도했습니다.

 

+ 한국 대기업도 배양육 투자 적극적! 💸
한국 대기업들도 국내 및 해외 배양육 스타트업 투자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CJ제일제당은 2021년 이스라엘 배양육 기업 알레프팜(Aleph Farms)과 업무협약(MOU)을 맺었고, 싱가포르 배양육 기업 시옥미트(Shiok Meats)의 투자에 참여했습니다. 풀무원은 2020년 미국 배양육 기업 블루날루(BlueNalu)의 2,000만 달러(약 236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에 참여한 바 있습니다.

 

▲ 지난 3월 호주 배양육 스타트업 바우는 매머드 배양육 미트볼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studio aico

4️⃣ 배양육 종류 다각화|소닭·돼지에서 푸아그라, 멸종한 매머드까지? 🐘

가장 먼저 탄생한 배양육은 소고기였습니다. 축산업 중에서도 소의 환경영향이 가장 크기 때문입니다. 소는 닭이나 돼지에 비해 사육기간이 길어 사육에 필요한 자원이 많고, 반추동물 특성상 온실가스인 메탄(CH4)이 발생합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다양한 동물 세포에 배양육 기술을 접목하는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잇저스트와 업사이드푸드의 닭고기 배양육과 네덜란드 스타트업 미터블(Meatable)의 돼지고기 배양육이 대표적입니다.

프랑스 스타트업 고메(Gourmey)는 거위·오리의 간인 푸아그라 배양육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세포배양 기술을 사용해 동물학대 논란을 피하겠단 배경이 깔려 있습니다.

최근에는 해산물 배양육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에는 이스라엘 스타트업 스테이크홀더푸드(Steakholder Foods)가 3D프린팅 기술을 사용해 만든 세포배양 생선을 공개했습니다.

한편, 가장 화제를 모은 곳은 올해 3월 ‘매머드 배양육’ 미트볼을 공개한 호주의 배양육 스타트업 ‘바우(Vow)’입니다.

매머드 세포의 DNA에 아프리카 코끼리의 유전정보를 조합해 배양했다고 바우 측은 설명합니다. 해당 미트볼은 일회성 프로젝트로 개발됐습니다. 팀 노크스미스 바우 최고경영자(CEO)는 배양육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기 위해 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 미국 푸드테크 스타트업 캘리포니아컬쳐드가 세포배양 기술을 사용해 실험실에서 키운 세포배양 초콜릿의 모습. ©California Cultured

5️⃣ 배양육 산업 다각화|육류 넘어 유제품·패션·화장품업계까지 혁신! 💡

배양육은 본래 동물의 세포를 배양해 동물의 고기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됐습니다.

그러나 현재 세포배양 기술은 육류를 넘어 유제품, 가죽, 기타 식품류의 지속가능한 대안을 찾는데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먼저 세포배양 기술을 사용해 젖소 없이 우유 및 유제품을 생산하는 ‘배양 유제품’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 등장했습니다. 캐나다 오팔리아(Opalia), 미국 브라운 푸드(Brown Foods), 이스라엘 윌크(Wilk)가 대표적입니다.

미국 푸드테크 스타트업 캘리포니아컬쳐드(California Cultured)의 경우, 코코아 열매에서 추출한 세포를 배양한 ‘세포배양 초콜릿’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5월에는 구찌·발렌시아가 등 명품 패션브랜드의 모회사인 케링(Kering)이 ‘랩그론 가죽’ 스타트업 비트로랩(VitroLabs)의 시리즈 A 투자에 참여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화장품업계 또한 윤리적 문제로 동물실험이 비판 받으면서 세포배양 기술에 주목했습니다.

동물이나 인간의 피부 세포를 배양한 ‘인공피부’를 사용함으로써 동물실험을 대체하려는 시도가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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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양육 10주년 모아보기]
① 이제 식탁까지 한 발짝 남았다? 배양육 산업 성과 5가지로 정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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