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MO·C3S 올 7월 역사상 가장 더운 달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 “지구열대화 시대 도래”

“지구온난화 시대가 끝나고, 지구열대화 시대가 시작됐다. (The era of global warming has ended, the era of global boiling has arrived)”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이 지난 27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이같이 밝히며 국제사회에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즉각적인 조치를 촉구했습니다.

구테흐스 총장은 “현재 기후변화 현상은 진행 중이고 두려운 상황”이라며 “이는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구 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 이내로 제한한다는 목표를 달성하고, 최악의 상황을 회피할 여지는 남아있다”며 국제사회에 즉각적인 기후대응을 촉구했습니다.

 

WMO “2023년에만 지구 평균 최고 기온 기록 17번이나 갱신” 🌡️

구테흐스 총장의 발언은 같은날 세계기상기구(WMO)가 올해 7월이 기상 관측 시작된 이후 역대 가장 더운 달이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가운데 나온 것입니다.

WMO의 전망은 유럽연합(EU) 기후변화 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C3S)의 데이터를 토대로 했습니다.

최근 C3S는 이달 전 세계 평균 지표면 온도가 1940년 관측 이래 가장 높았다면서, 올해 7월이 역사상 가장 더운 달이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7월 1일부터 23일까지 지구 평균 지표면 기온은 16.95℃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기존 월간 지구 평균 지표면 기온 최고치는 16.63℃(2019년 7월)를 상회한 기록입니다.

 

▲ 7월 23일을 기준으로 1940년부터 2023년까지 집계된 전 세계 지표면 평균기온을 비교한 그래프. ©C3S, ECMWF

일별로 보면 7월 6일이 17.08℃로 가장 높았고, 같은달 5일과 7일이 다음으로 높았습니다. 이전 기록은 2016년 8월 13일 16.8℃였습니다. 2023년 들어서만 벌써 17번이나 지구 평균 최고 기온이 갱신됐다고 WMO는 설명했습니다.

WMO는 이같은 기온 상승에 대해 “캐나다와 그리스 등지에서 발생한 산불과 함께 북미·아시아·유럽 대부분 지역에서 지속된 폭염과 관련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같은 기온 상승이 인류의 건강과 환경 그리고 경제 모두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카를로 부온템포 코페르니쿠스 C3S 국장 또한 “기록적인 기온은 지구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는 추세의 일부”라며 “7월 기록이 예외로만 남을 것 같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역사상 가장 ‘더운 달’로 기록된 7월의 열기가 8월이나 다음해에도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란 설명입니다.

 

▲ 1979년부터 2023년까지의 극지 해수면 평균 온도 변화를 비교한 그래프. ©C3S, ECMWF

지구 해수면 평균 온도도 계속 상승 ↑…“해양 CO² 흡수량 ↓ 불가피” 🌊

아울러 극지 해수면 온도도 2023년 4월 이후 최고를 유지 중이며 세계 해수면 평균 온도도 비슷한 추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7월 19일 평균 해수면 온도가 20.94℃를 찍었고, 이는 가장 높았던 2016년 3월 29일(20.95℃)과 불과 0.01℃ 차이였다고 WMO는 설명했습니다.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면 바닷물에서 나오는 수증기가 대기로 더 유입돼 태풍·폭우·폭설 등 이상기후가 더 자주 발생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면 해양의 이산화탄소(CO²) 흡수량도 줄어듭니다. 이는 온도가 상승할수록 용해도가 낮아져 기체가 물에 녹기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WMO는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는 엘니뇨 현상으로 인해 “향후 5년 안에 올해 7월보다 더운 날씨가 찾아올 확률이 98%”라고 전했습니다.

 

“기후문제 시급성 이해 도울 고안책 마련 필요” ✏️

한편, 구테흐스 총장이 사용한 ‘지구열대화’ 용어가 장기적으로는 기후위기 해결에 도움이 안 될 수 있단 전문가들의 의견도 나왔습니다.

영국 기후변화위원회(CCC) 의장이자 리즈대학 물리학 교수인 피어스 포스터는 미국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지구열대화 용어가) 우리 모두를 둔감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스위스 취리히연방공과대학(ETH 취리히)의 기후학자인 소니아 세네비라트네는 “향후 어느 시점에서는 기후대응의 시급성과 중요성을 전달하기 위한 표현이 바닥날 수 있다”며 “주요 쟁점은 (용어 같은) 단어가 아닌 현재 우리가 기후문제에 처해 있단 사실을 깨닫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2021년 8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 보고서 공개 당시 구테흐스 총장은 ‘코드 레드(Code Red)’란 용어를 사용하며 국제사회에 즉각적인 기후대응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코드 레드, 지구열대화 등의 용어가 대중으로부터 관심을 잠깐 이끌 수 있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관심도가 떨어진단 것이 두 사람의 설명입니다.

대중에게 지구열대화란 단어를 각인하는 것을 넘어, 기후문제 해결을 위해 개인과 정부의 일치된 노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단 메시지를 전달하는 일이 필요하단 뜻입니다.

이와 관련해 수라제 데사이 리즈대 지구환경학부 교수는 “기후변화의 시급성을 대중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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