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라 사태로 신뢰성 흔들린 VCM, ‘바이오차’ 새로운 구세주 될까?

바이오차(Biochar)’가 탄소시장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간 세계 자발적 탄소시장(VCM)의 주류는 레드플러스(REDD+)를 비롯한 산림 기반의 탄소상쇄크레딧이었습니다. 산림벌채를 막고, 이로써 발생하는 온실가스(GHG) 감축량을 탄소크레딧으로 만든 것입니다. 비교적 저렴한 비용에 공급량도 많습니다.

그러나 자발적 탄소시장 대표 인증기관인 베라(VERRA)를 시작으로 산림 기반 탄소상쇄(제거)크레딧의 신뢰성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DAC(직접공기포집)을 기반으로 발행하는 탄소제거크레딧의 경우에는 신뢰성이 높은 대신 비용이 높고, 아직 규모도 작습니다.

이에 마이크로소프트(MS)·쇼피파이 등 탄소중립 선도 기업이 주목해온 바이오차에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열분해를 통해 만드는 바이오차는 장기간 탄소격리가 가능한 탄소제거 솔루션으로 주목받는다. ©Wenceslau Geraldes Teixeira

바이오차, 저렴한 비용·확실한 탄소격리에 생물다양성·토양 회복까지? ✴️

탄소시장 내 새로운 기회로 떠오른 바이오차(biochar).

바이오차는 유기물질(바이오매스·biomass)과 숯의 합성어로, 바이오매스를 저산소 환경에서 200~400℃의 고온으로 열분해를 통해 만들어지는 물질입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바이오차의 잠재력이 재평가되고 있습니다. 연료로써의 효용을 넘어, 다양한 효용이 연구·발표됐기 때문입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 또한 2018년 보고서에서 바이오차를 대기 중 이산화탄소(CO2)를 격리하는 유망한 기술로 강조한 바 있습니다.

바이오차는 그 자체가 탄소 덩어리로, 대기 중의 탄소가 안정적인 형태로 격리된 상태입니다. 이를 지하나 토양에 묻으면 대기 중 탄소를 600년가량, 장기 격리하는 효과를 냅니다.

이와 비교하면 조림 등의 자연 기반 탄소제거의 지속성은 100년 이내로 추정됩니다. DAC를 통한 탄소제거는 1만 년 이상으로 평가받습니다.

이는 바이오차가 탄소제거크레딧의 핵심 분야로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반영구적으로 탄소를 격리할 수 있기 때문에 탄소크레딧의 신뢰성이 높은 것. DAC나 해양직접포집처럼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지 않아 가격도 비교적 저렴합니다.

핀란드의 탄소거래 플랫폼 퓨로어스(Puro.earth)에 따르면, 바이오차 탄소크레딧은 개당 약 111유로(약 16만원)입니다. 3~4달러(약 4,000~5,000원) 선인 산림 기반 상쇄크레딧보다 비싸지만 DAC에 비하면 저렴한 가격을 형성했습니다.

 

▲ 바이오차는 다공성이 좋아 토양의 오염물질을 흡수하고 미생물 증가, 토양 유실 방지 등의 토양개량제로 각광받는다. ©Carbofex

특히, 바이오차는 폐기물을 사용한단 점에서 순환적입니다. 기존의 나무뿐만 아니라 농식품 폐기물 등 다양한 폐기물이 활용됩니다. 덕분에 폐기물 매립 시 발생하는 메탄(CH4) 배출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주요 메탄 배출원인 가축분뇨를 바이오차로 만들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토양 내 중금속 제거 ▲수분 저장 촉진 ▲미생물 증가 ▲토양 유실 방지 등의 역할을 해, 생물다양성 및 토양 회복에도 기여합니다. 이미 농업계에서는 이러한 이점이 잘 알려져 있어, 오래전부터 숯을 사용해 산성화된 토양을 중화시켜왔습니다.

토양 개량제, 정수 여과제 등 바이오차의 다양한 응용분야는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어 솔루션의 비용을 낮추는 효과도 냅니다.

이에 대해 스테이시 카우크 쇼피파이 지속가능성 책임자는 “(바이오차가) 톤당 100달러(약 13만원)가량의, 가장 저렴한 공학적 탄소제거 솔루션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 호주 재생에너지 기업 레인보우비이터는 농업폐기물을 사용해 바이오차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MS와 쇼피파이가 탄소크레딧을 구입한 기업 중 한 곳이다. ©Rainbow bee eater

MS·쇼피파이가 선택한 바이오차 기업, 어떤 곳일까? 🤔

그간 MS와 쇼피파이는 탄소제거 기술에 많은 관심과 투자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MS는 일찍이 2012년 탄소중립을 달성했고, 2020년에는 2030 탄소네거티브를 목표로 내걸었습니다. 이를 위해 10억 달러 규모의 기후혁신기금을 세웠으며, 클라임웍스·에어룸 등 DAC 스타트업에 선도적으로 투자해왔습니다.

쇼피파이 또한 탄소제거(CDR) 기술 투자를 통한 비용 절감을 목표로 하는 프런티어(Frontier) 펀드의 창립 기업으로 다양한 탄소제거 스타트업에 투자한 상황입니다.

이렇듯 탄소제거 스타트업에 진심인 MS·쇼피파이가 선택한 바이오차 기업은 어떤 곳들일까요?

 

1️⃣ 호주 ‘레인보우비이터’ 🇦🇺

호주 재생에너지 기업인 레인보우비이터(Rainbow Bee Eater). 바이오매스 폐기물을 새로운 에너지로 순환하는 기업입니다. 이 기업은 쇼피파이와 MS 모두의 선택을 받았습니다. 두 기업은 각각 2020년과 2021년 퓨로어스 플랫폼을 통해 탄소크레딧을 구매했습니다. 구체적인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이 기업은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호주에 지속가능한 에너지원 사용을 높이기 위해 설립됐습니다. 개발진은 9년간의 연구개발(R&D) 끝에 바이오매스에서 합성가스, 전기를 생산하는 ‘에코투(ECO2)’ 기술 개발에 성공합니다. 이 과정에서 잔류물의 60%가량이 바이오차로 생산됩니다.

바이오차의 80%는 탄소로 이뤄져, 바이오차 1톤당 2.5톤의 CO2가 격리될 수 있다고 레인보우비이터 측은 설명했습니다.

 

▲ 핀란드의 바이오차 기업 카보펙스는 자사의 바이오차 1kg당 3.5kg의 이산화탄소를 격리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Carbofex

2️⃣ 핀란드 ‘카보펙스’ 🇫🇮

MS와 쇼피파이가 공통으로 선택한 또다른 바이오차 기업, 핀란드의 카보펙스(Carbofex)입니다.

열병합발전 시스템을 사용해 바이오차를 생산하고, 이를 정수(淨水) 및 원예용 원료로 공급하는 기업입니다. 바이오차 생산에는 지속가능하게 관리되는 핀란드 삼림에서 나오는 간벌 목재가 원료로 사용됩니다.

카보펙스는 2017년부터 시연공장을 운영해 시간당 최대 500kg의 목재 칩으로 140kg의 바이오차와 1㎿(메가와트) 규모의 전력을 생산합니다. 생산된 바이오차를 토양에 사용할 경우 1kg당 3.5kg의 CO2를 격리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합니다. 2017년 이후 9,800톤의 CO2를 포집했다고 덧붙였습니다.

 

+ 급부상하는 바이오차, 한국에선 어떨까? 🇰🇷
바이오차 시장에 많은 기업들이 뛰어들고 있는 세계 시장. 이와 달리 한국에서는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는 모양새입니다. 앞서 언급했던 가축분뇨의 바이오차 전환이 두드러집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가축분 바이오차 전환의 시범사업으로 올해 경북 의성·영덕, 전북 익산에 바이오차 생산시설 조성을 시행할 계획입니다.

우리 정부는 바이오차의 탄소감축 효과에 대한 기대가 매우 큰데요. 이와 관련해 정창남 농식품부 축산환경과 서기관은 “가축분뇨 800~1,000만 톤으로 바이오차 100만 톤을 생산할 경우, 톤당 온실가스 2톤(감축)을 셈하면 200만 톤을 줄이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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