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제거(CDR) 기술 투자를 통한 비용 절감을 목표로 하는 프런티어(Frontier) 펀드. 글로벌 핀테크 기업 스트라이프(Stripe)의 자회사인 ‘프런티어’가 운영 중입니다.

프런티어 창립에는 스트라이프를 비롯해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 컨설팅 기업 맥킨지, 메타(구 페이스북) 등 5개 기업이 참여했습니다. 총 9억 2,500만 달러(당시 한화 약 1조 1,800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했습니다.

최근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이하 JP모건), H&M 그룹 등 4개 기업이 신규 파트너로 참여했다고 지난 12일(현지시각) 프런티어가 밝혔습니다.

구체적으로 JP모건, H&M그룹을 포함해 소프트웨어 기업 오토데스크(Autodesk), 기업용 인사 및 재무관리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앱) 기업 워크데이(Workday)가 참여했습니다.

프런티어는 성명을 통해 이들 4개 기업으로부터 “탄소제거 구매 약정으로 1억 달러(약 1,307억원)를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 기업은 프런티어가 선정한 탄소제거 스타트업으로부터 2030년까지 일정량의 상쇄배출권(Offset credit)을 구매할 예정입니다.

 

프런티어 펀드 “투자자들에게 탄소제거 시장 커지고 있단 강력한 신호 ” 🔔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는 보고서를 통해 지구 평균온도를 산업화 이전 대비 1.5℃ 이내로 제한하기 위해선 DAC(직접공기포집) 같은 탄소제거 기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IPCC는 2018년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에서 탄소제거를 통해 대기 중에서 제거해야 할 이산화탄소(CO2) 양을 최소 1,000억 톤에서 최대 1조 톤으로 계산했습니다.

문제는 탄소제거 기술 상당수는 여전히 초기에 머물고 있단 사실입니다. 상용화에 근접한 기술은 아직 소수에 불과할뿐더러, 연구개발(R&D)과 시설 구축 및 운영비용 모두 높은 수준입니다.

프런티어 펀드는 투자를 통해 여러 기술에 투자함으로써 탄소제거 가격을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 기후테크 스타트업 리빙카본은 2022년 6월 프런티와 사전구매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올해 2월 리빙카본은 미국 조지아주에 탄소격리 능력을 향상시킨 유전자변형 나무 5000그루를 심었다 ©Living Carbon

프런티어 펀드는 사전시장약속(AMC·Advance Market Commitments)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프런티어가 잠재력이 높은 탄소제거 회사들에 투자함으로써 투자자들에게 해당 기술 시장이 커지고 있단 강력한 수요 신호를 보낸단 것이 핵심입니다.

프런티어는 탄소제거 기업과 이를 필요로 하는 기업을 연결합니다. 프런티어가 구매자들이 얼마만큼의 탄소제거량이 필요한지 집계하면, 탄소제거 기업들은 그 일부로 대가를 요구합니다.

초기 단계 업체들의 경우 사전 소량 구매 형태로 계약을 체결합니다. 반면, 대규모 확장을 준비 중인 업체들과는 합의된 가격으로 미래 탄소제거량을 구입하도록 장기구매계약(Offtake Agreement)을 체결합니다.

탄소제거에 성공할 경우 사전 소량 구매계약을 체결한 기업들은 구매자들로부터 돈을 받습니다. 장기구매계약을 체결한 경우 구매자들에게 계약한 만큼의 상쇄배출권이 제공됩니다. 다만, 프런티어와 장기구매계약을 체결한 탄소제거 기업은 아직 없습니다.

 

▲ 2022년 5월 출범한 프런티어 펀드는 현재까지 총 15개 탄소제거 스타트업과 사전구매계약을 체결했다 ©Frontier 홈페이지 캡처

‘리빙카본·캡츄라’ 등 15개 탄소제거 스타트업과 계약 체결 🤝

모든 탄소제거 기업들이 프런티어와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탄소제거 상태가 최소 1,000년 이상 지속돼야 하며, 제거 비용도 톤당 100달러(약 13만원) 미만으로 실행 가능한 로드맵을 제시하는 등 여러 특정 기준을 만족해야 합니다.

현재까지 프런티어가 AMC를 체결한 탄소제거 스타트업의 수는 15개. 이들 15개 기업은 계약을 통해 자금을 받았습니다.

프런티어는 이들 15개 기업과 약 9,000톤에 가까운 탄소제거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프런티어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들 계약에 560만 달러(약 73억원)가 지출됐습니다.

생명공학 기술을 사용해 탄소격리 효율성을 높인 ‘슈퍼 나무’를 선보인 기후테크 스타트업 리빙카본(Living Carbon)도 프런티어와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미 캘리포니아주에서 해양 기반 탄소제거 기술 실증 실험을 진행 중인 캡츄라(Captura)도 포함됩니다. 프런티어는 캡츄라와 508톤 규모의 상쇄배출권을 체결했습니다.

산림폐기물을 ‘나무 금고(Wood Vault)’에 넣어 온실가스 유출을 막는 기술을 연구 중인 코다마시스템스(Kodama Systems) 또한 프런티어와 계약을 맺었습니다.

 

▲ 프런티어 펀드에 4개 기업이 신규 참여함에 따라 탄소제거CDR 기술 투자를 위한 프런티어 펀드의 총 액수는 10억 달러를 돌파했다 ©Shopify

프런티어 전략 책임자 “경기침체 속 탄소제거 시장 성장 모멘텀 보여줘” 🚨

한나 베빙턴 프런티어 전략 책임자는 4개 기업이 신규 파트너로 참여한 점에 대해 “어려운 경제 상황에도 불구하고 탄소제거 시장이 성장 중인 모멘텀을 보여준다”며 “장기적인 계획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다”고 밝혔습니다.

오토데스크의 기후혁신 투자책임자인 라이언 막스펜서는 미 경제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탄소제거가 기후변화에 대한 궁극적인 해결책은 아니다”라고 분명히 했습니다. 이어 그는 “그렇지만 온실가스 배출 방지 및 탈탄소화를 위해서는 탄소제거 기술이 꼭 필요하다”고 분명히 했습니다.

워크데이 또한 탄소제거가 기후전략의 구성요소라고 밝혔습니다. 자체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인 워크데이는 2021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고, 회사 운영에 필요한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공급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회사 측은 2020년에 해당 약속을 지켰다고 밝혔습니다. 리치 사우어 워크데이 최고법률책임자는 “(그럼에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영구적인 탄소제거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탄소제거 기술이 신속하게 적용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개발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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