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가디언 등 언론3사 “베라, 탄소크레딧 94%는 환상! 감축 성과 없어”…베라 즉각 반발

자발적 탄소상쇄 크레딧의 신뢰성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발단은 영국 일간지 더가디언의 보도에서 시작됐습니다. 지난달 18일(현지시각) 더가디언은 독일 주간지 디차이트, 탐사보도매체 소스머터리얼 등과 합동취재 및 분석을 통해 베라(Verra)의 산림보호에 의한 탄소크레딧의 90% 이상이 기후에 기여하는 가치가 없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들 보도에 대해 베라는 즉각 반발하고 나셨습니다. 지난달 31일까지 총 4건의 반박자료를 배포하며, 이들 언론3사와 정면으로 충돌했습니다.

베라는 미국에 있는 비영리 탄소크레딧 인증 기관입니다. 탄소상쇄 방법론을 개발하고 프로젝트를 등록해 탄소크레딧을 인증합니다. 특히, 자발적 탄소시장(VCM)에서 베라의 입지는 압도적입니다. 전 세계 탄소크레딧 4개 중 3개는 베라에 의해 승인되는데요. 실제로 베라의 매출은 2018년 700만 달러에서 2021년 4,100만 달러(약 523억원)로 급성장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산림청, SK 등 공공·민간기관 구분없이 베라를 통해 해외 산림 프로젝트에 투자 중입니다. 국내 금융권에서는 산림 관련 탄소크레딧 투자가 대체투자의 일환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 REDD+는 베이스라인 설정에 따라 탄소크레딧의 배출량이 과대·과소 산정될 수 있다. ©greenium

언론3사vs베라? ‘REDD+’부터 알고 가야해! 🤔

본 사건을 이해하기 위해선 먼저 ‘레드플러스(REDD+)’를 알고 가야합니다. REDD+는 산림이 경작지 등으로 전환을 막거나 불법벌목 순찰을 강화하여 산림벌채, 황폐화 등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합니다.

사업자는 해당 산림을 보호함으로써 발생되는 탄소배출 감축량을 베라가 개발한 방법론을 적용하여, 인증을 통해 탄소크레딧을 최종 발행합니다. 이때 발행된 탄소크레딧은 판매되어 기업들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REDD+의 탄소배출량을 산정하기 위해선 ‘베이스라인 배출량’을 설정해야 합니다. 베이스라인 배출량*은 REDD+가 없을 경우 삼림 황폐, 벌채로 인해 산림에서 배출되는 탄소배출량을 추정한 것입니다. 참고할 영역을 설정하고, 벌목·황폐 현황 등 데이터를 활용해 프로젝트 영역의 베이스라인을 설정합니다.

*베이스라인 배출량 (REDD 프로젝트 부재시 탄소 배출량 ) – 실제 배출량 (REDD 프로젝트 이행시 탄소배출량)

 

👉 보존과 이용…양면성을 지닌 REDD+

 

▲ 지난 1월 18일(현지시각) 영국 일간지 더가디언은 베라의 탄소크레딧이 과장됐단 내용을 담은 기사를 보도했다.©The Guardian 갈무리

언론3사 “베라 통한 REDD+ 사업 효과 평균 400%가량 부풀려져!” 📢

더가디언을 중심으로 디차이트, 소스머터리얼 등 언론3사는 약 9개월간 영국 케임브리지대(1건), 국제연구팀(2건) 작성한 총 3개의 보고서*를 기반으로 독자적인 추가 분석을 진행했습니다. REDD+ 사업이 기후변화 완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자체 분석한 것인데요.

이와 함께 업계 관계자·현장조사·위성사진 등을 활용해 베라에 등록된 REDD+ 프로젝트 조사도 진행됐습니다. 분석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 1️⃣ 베라에 등록된 열대우림 프로젝트들 가운데 일부만이 삼림벌채 감소를 보여주었으며, 발행된 탄소카레딧의 94%가 기후변화에 기여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2️⃣ 케임브리지대 연구팀에 따르면, 베라에 의해 등록된 인증 사업의 효과가 평균 400%가량 부풀려졌습니다.
  • 3️⃣ 명품 기업 구찌, 석유 기업 셸, 소프트웨어 업체 세일즈포스 등 유명 기업 상당수가 베라의 친환경 주장에 입증하여 크레딧을 구매했습니다. 이들 기업은 탄소중립을 위한 기여라고 홍보 중입니다.
  • 4️⃣ 이들 REDD+ 프로젝트들 중 최소 1개는 인권문제를 안고 있었습니다. 일례로 더가디언이 취재한 남미 페루의 한 프로젝트의 경우 공원경비원과 경찰들이 톱과 밧줄로 열대우림 속 현지인들의 집을 부셨고, 일부는 당국에 의해 강제 퇴거 위협에 직면했습니다.

*더가디언은 위의 3개 보고서가 산림벌채 방지 측정을 위한 과학적 방법을 적용해 선정하였다고 밝혔습니다. 이중 1개 보고서는 프리프린트(학술지 출판 전에 사전 공개된 논문), 다른 2개는 피어리뷰(Peer Reveiw) 단계입니다.

 

©Biofilica

국제연구팀 “29개 REDD+ 프로젝트 중 8개만 유의미한 산림벌채 감소” 🏔️

국제 및 케임브리지 연구팀, 두 개 연구팀은 베라가 승인한 87개 REDD+ 프로젝트를 검토했습니다. 이중 정보가 충분하지 않은 프로젝트는 검토에서 제외됐습니다.

국제연구팀에 따르면, 추가 분석을 위해 선정한 29개 REDD+ 프로젝트 중 8개만이 의미있는 산림벌채 감소를 보여줬습니다. 언론3사는 자체 분석 결과를 연구팀의 결과와 비교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베라를 통해 승인된 REDD+에서 나온 탄소크레딧 중 94%는 발행이 적절하지 않단 분석이 나왔습니다. 구체적으로 21개 프로젝트에서 나온 크레딧은 기후변화 완화에 기여하지 못했고, 남은 7개 프로젝트는 베라의 예상 추정치보다 52~98% 낮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29개 프로젝트는 중 1개 프로젝트 만이 산림벌채에 80% 정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 개발도상국 내 진행 중인 REDD+ 프로젝트. 색상이 어두울수록 REDD+ 프로젝트 수가 더 많단 뜻이다. ©Mi Sun Park ResearchGate

한편, 케임브리지대 연구팀은 베라가 승인한 40개 REDD+ 프로젝트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40개 프로젝트 중 4개 프로젝트만이 전체 산림의 4분의 3을 벌채로부터 보호했습니다. 일부 프로젝트에서 산림벌채가 줄었으나 그 효과가 미비하단 것이 발견된 것입니다.

언론3사는 두 연구팀의 연구 결과를 면밀한 분석한 결과, 32개 REDD+프로젝트에서 산림손실 베이스라인 시나리오가 약 400% 과장된 것으로 결론냈습니다.

이중 아프리카에 위치한 마다가스카르 내 3개 프로젝트가 베이스라인의 과대산정을 줄이는데 역할(평균 400%)을 했는데요. 달리 말하면 마다가스카르 내 3개 REDD+ 프로젝트가 사라질 경우 베이스라인 시나리오는 약 950% 과장된 것입니다.

두 연구 보고서에 사용된 연구방법과 기간 그리고 프로젝트 범위들이 모두 다르단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두 연구팀의 분석 정보를 베라가 승인한 예측치와 비교한 결과, REDD+ 프로젝트의 효과성이 결여된단 것은 확실하다고 강조했습니다.

 

▲ 더가디언 등 언론3사의 보도 직후 베라는 이에 즉각 반발했다. ©IETA/ITN

베라 즉각 반발! “측정방식·데이터 차이 고려해야…왜곡된 결론” 🥊

이런 의혹에 베라는 즉각 반박했습니다.

베라는 먼저 언론팀이 참고한 3개 보고서 중 하나가 발표되지 않은 점을 지적했습니다. 또 언론팀이 왜곡된 연구자료를 기반으로 추가 분석을 통해 잘못된 결론을 내렸다고 베라 측은 주장했습니다.

베라 측은 케임브리지대 연구팀의 연구에서 “정당하고 경제적 지속가능 이행에 대한 수많은 도전에도 불구하고, REDD+ 프로젝트의 초기 물결은 산림의 손실을 줄이는데 효과적이다”란 결론이 언급됐으나, 더가디언 등 언론팀이 이를 언급하지 않았단 점도 지적했습니다.

또한, 베라는 국제연구팀의 분석 방법이 심각한 결함을 가지고 있어 결론을 신뢰하기 어렵다고 주장합니다. 베라는 국제연구팀의 분석 방법이 지상에 미치는 실제 영향을 포착하기 불충분하다고 설명합니다. 즉, 탄소감축량과 연구팀의 추정치 사이에 차이가 있단 것인데요.

구체적으로 베라는 국제연구팀이 활용한 위성의 해상도(250mx250m)가 조잡하고, 벌채 측정을 위해 비교 가능한 유사지역 선정과 유사지역의 벌채 측정을 기준으로 선정된 합성대조(Synthetic control)를 우려했습니다. 즉, 연구팀이 활용한 자체 기준은 지역 특성이 반영되지 못해 해당 프로젝트 측정에 적합하지 않단 것입니다.

또 각기 다른 방법론으로 조사된 3개의 보고서를 바탕으로 언론팀이 REDD+를 왜곡된 결론으로 이끌었다고 베라는 재차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과학계의 의견을 반영하면서 꾸준히 방법론을 개선해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자발적 탄소시장 신뢰성 위한 재정비 필요해! 🤜

케임브리지대 연구팀 논문 공동저자인 데이비드 쿰스 산림생태학 교수는 “(REDD+의) 인증된 효과와 실제 산림 보호 효과 사이에 큰 차이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쿰스 교수는 연구팀이 계산한 것과 베라에서 가지고 있는 데이터베이스(DB)와 방법론 간의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장기적으로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다른 논문의 공동저자인 영국 뱅거대 줄리아 존스 교수는 “탄소배출 감축 효과를 측정하는 시스템을 시급히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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