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협정은 지구 평균온도 상승 폭을 산업혁명 이전 대비 최대 2°C로 제한하고, 가능하면 1.5°C 이내로 억제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1.5°C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온실가스 배출량(GHG)을 2030년까지 2010년 수준 대비 약 45% 감소시켜야 합니다. 이 수준까지 배출량이 떨어져야 2050년까지 탄소중립(넷제로) 달성이 가능합니다.

2050년까지 넷제로 달성을 위해 모든 이의 노력이 필요한 상황. 각국 뿐만 아니라 기업들도 잇따라 탄소중립 선언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현재까지 구글, 애플, 삼성 등 800여개 기업이 탄소중립 선언을 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들 기업의 탄소중립 선언 덕분에 ‘자발적 탄소시장(VCM)’이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 탄소시장은 크게 ‘규제 탄소시장(CCM)’과 ‘자발적 탄소시장(VCM)’으로 구분된다. 글로벌 금융조사기관 ‘리피니티브’가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서 밝힌 분석에 따르면, 2021년 자발적 탄소시장의 규모는 약 20억 달러로 5년 전보다 4배 이상 증가했다. ©BOE

탄소시장? CCM과 VCM으로 구분돼! 💰

탄소시장은 크게 정부 주도의 ‘규제 탄소시장’‘자발적 탄소시장’으로 구분됩니다.

규제 탄소시장(CCM·Compliance Carbon Market)의 대표적인 감축 수단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Cap and Trading system)입니다. 배출권거래제는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경제주체별, 주로 기업과 지방자치단체별로 온실가스 배출량(GHG)의 상한선을 설정합니다. 이후 주체별로 실제배출량을 비교하는데요. 많이 배출한 곳은 적게 배출한 다른 곳에서 잉여배출권을 구입해 전체적인 배출량의 상한선을 유지합니다.

이때 배출권 제출의무를 이행하지 못한 곳은 과징금이 부과되는데요. 이는 또 회사의 평판에도 악영향을 미칩니다. 배출권거래제와 함께 탄소세 등도 대표적인 탄소가격제(carbon pricing)로 규제시장에서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에 활용됩니다.

반면, 자발적 탄소시장(VCM·Voluntary Carbon Market)은 말 그대로 정부가 아닌 기업·개인 등 민간 주도로 운영됩니다. 민간 주도의 자발적 탄소시장은 법적 규제와는 무관하게 온실가스 감축활동을 자발적으로 수행하는 기업·기관·개인 등이 참여해 탄소크레딧을 거래하는 시장입니다. 시장운영방향도 민간이 주도하여 자율적으로 결정하게 됩니다.

즉, 법에 따라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의무가 있고 그에 따른 배출권이 활용되면 규제 탄소시장입니다. 반대로 자발적으로 수립한 목표에 따라 온실가스 감축 이행에 따른 탄소배출권이 활용되면 자발적 탄소시장인 것.

  • 규제 탄소시장 🏛️: 대표적으로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탄소세 등이 있습니다.
  • 자발적 탄소시장 💸: 온실가스 감축 의무가 없는 기업·조직·개인 등이 자발적으로 감축을 위해 배출권을 구매하는 것을 뜻합니다. 대개 스코프3(Scope3) 배출량 상쇄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 레드플러스(REDD+)는 산림 용도 변경으로 인한 훼손, 황폐화 등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보상체계다. 2013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제1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19)에서 ‘바르샤바 REDD+ 프레임워크(Warsaw REDD+ Framework)’가 채택됐다. ©UNFCCC

자발적 탄소시장 “REDD+가 대표적”…평창 동계올림픽서도 활용돼 🌲

자발적 탄소시장은 크게 베라(VERA), 골드스탠다드(Gold Standard), 클라이밋액션리저브(CAR·Climate Action Reserve) 등과 같은 운영기관에서 탄소배출권의 ▲방법론 등록 ▲승인 ▲발급 등을 운영합니다. 개인·단체·기업 모두 해당 기관에 배출권 프로젝트를 등록하고, 배출권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현재 산림보존을 통해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활동, 레드플러스(REDD+)가 대표적인 자발적 탄소시장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발급된 배출권마다 고유 일련번호가 발급되며, 기업들은 이를 가지고 직접 배출권을 구입 혹은 배출권 거래 플랫폼 등에서 배출권을 구입하는데 활용합니다.

자발적 탄소시장의 배출권은 ESG경영 차원에서 기업의 기후공시에도 활용됩니다. 유럽 및 미국 기업 중 탄소정보공개플랫폼(CDP·Carbon Disclose Platform)에 자발적 탄소배출권 구매량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의 개막식 모습.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는 당시 대회 기간 중 배출될 것으로 예상되는 온실가스 159만 톤 전략 감축·상쇄를 위해 9차례에 걸쳐 탄소배출권 자발적 기부, 산림탄쇄사업 등으로 총 165만 톤을 감축했다. ©대통령 경호처

기관이나 개인의 경우 주로 행사의 탄소중립을 위해 자발적 탄소배출권을 구매합니다. 국내의 경우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과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때 조직위원회가 자발적 탄소배출권을 기부받아 배출량을 상쇄시켰습니다.

기존 규제 탄소시장은 배출량 규제 대상 기업이 아닌 경우 탄소감축을 유도할 요인이 없었습니다. 또한, 규제 기업도 탄소배출권 가격이 탄소감축 비용보다 낮으면 탄소감축에 대한 투자를 꺼리게 되는 한계가 있었는데요.

자발적 탄소시장은 사회적 책임과 환경보호를 위해 온실가스 감축 또는 상쇄 활동을 자발적으로 수행하고 탄소배출권을 거래하도록 함으로써 배출량 감축을 촉진시킨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 자발적 탄소시장(VCM) 성장세 인포그래픽. ©맥킨지 제공, greenium 편집

2021년 자발적 탄소시장 규모 20억 달러…“2050년까지 100배 이상 성장” 📈

앞서 설명한대로 현재까지 800여개 글로벌 기업이 탄소중립 선언했습니다. 이들 기업은 직·간접 배출량 관리를 위해 공급망 내 협력업체에게도 온실가스 감축 기준을 내세워 준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애플의 경우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공급망 내 탄소중립을 요청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오는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 75% 감축을 목표로 글로벌 공급망과 협력해 매년 탈탄소 진척 상황을 평가하는데요. 아울러 애플은 주요 협력업체에게 재생에너지만 100% 사용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애플과 달리 배출량 직접 감축에 한계가 있는 기업의 경우 탄소배출권을 구매해 온실가스를 상쇄시켜 감축 목표를 달성합니다. 탄소중립 선언을 한 기업들과 함께 자발적 탄소시장에 대한 수요가 같이 성장하는 상황입니다.

글로벌 금융조사기관 리피니티브(Refinitive)에 의하면, 지난해 세계 자발적 탄소시장 규모는 약 20억 달러(약 2조원)로 5년 전과 비교해 4배 증가했습니다. 전체 배출권 시장에서 차지하는 규모는 약 1%에 불과하다고 리피니티브는 분석했는데요.

그러나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McKinsey)는 2030년 자발적 탄소시장의 규모가 2020년 대비 최대 15배 성장하며, 2050년까지 최대 100배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2030년까지 성장 전망은 50억~300억 달러(약 6조~38조원), 최대 500억 달러(약 64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분석됐는데요.

또한, 맥킨지는 자발적 탄소시장의 배출권 수요가 2030년에는 15억~20억 톤ERs(Emission Reductions), 2040년에는 70억~130억 톤 ERs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 클라임웍스가 아이슬란드에 건설 중인 신규 직접공기포집(DAC) 플랜트 ‘맘모스(Mammoth)’의 상상도. ©Climeworks, 유튜브

자발적 탄소시장 ‘품질성 문제’ 지적돼…“탄소 네거티브가 해결책!” 🧪

자발적 탄소시장이 성장하는 만큼 여러 문제들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자발적 탄소시장의 배출권 또한 철저한 배출량 측정·보고·검증(MRV)을 통해 발급되나, 프로젝트별 신뢰성과 배출권 투명성 등 품질에 대한 문제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자발적 탄소시장의 주요 이슈는 추가성(Additionality), 이중계산방지(No Double Counting) 등이 있습니다.

  • 추가성 🏭: 온실가스 감축활동은 추가적이어야 함
  • 이중계산방지 🧮: 탄소배출권이 중복되지 않아야 함.

 

이 때문에 자발적 탄소시장에서도 주목해야 할 것은 탄소네거티브(Carbon Negative) 유형의 배출권입니다. 탄소네거티브 배출권은 ▲삼림황폐 방지로 인한 흡수원 손실방지 ▲재조림을 통한 자연적 탄소격리 ▲매립지 메탄 배출 감축 및 방지 ▲직접공기포집(DAC) 등 탄소격리를 통한 탄소제거(Carbon Removal)에서 나올 수 있습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는 지난 4월 보고서를 통해 탄소제거 기술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처럼 1.5°C 목표 달성을 위해선 연간 배출되는 CO2의 10~20%를 포집·제거가 필요합니다.

인류의 산업화로 인해 대기 중에 다량으로 배출된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해선 상당한 양의 탄소 포집이 필요합니다. 이는 곧 자발적 탄소시장을 이끄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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