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지난 6일(현지 시각), 오랫동안 중단됐던 자발적 탄소 배출권(CCER, China Certified Emission Reductions)의 첫 발행을 완료했습니다. 이번 발행량은 총 948만 톤(tCO₂e)으로, 9개의 해상 풍력 및 태양광 프로젝트에서 배출 감축이 이루어졌습니다.
이번 CCER 발행은 중국 생태환경부(MEE) 산하 공식 CCER 웹사이트에 공개된 데이터로 확인되었습니다. 중국 정부는 2017년 이후 CCER 신규 프로젝트 등록과 발행을 중단하고 규제 및 탄소 크레딧 방법론을 개편하는 작업을 진행해왔습니다.
2020년 말, 기존 방법론의 사용을 중단하고 새로운 기준에 따라 CCER을 발행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이른바 ‘CCER 2.0 시대’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첫 발행은 이러한 새로운 시스템에서 이루어진 첫 사례로, 시장 참여자들은 곧 거래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주요 프로젝트는 산둥·장쑤·광둥·푸젠성에 위치한 7개의 해상 풍력 발전(250~400MW)과 둔황(고비 사막 인근)의 태양광 발전(총 110MW) 등으로 구성됩니다. 이번 CCER은 석탄화력 발전을 대체하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통해 감축된 배출량으로 발행되었습니다.
한편, 중국의 낮은 장비 제조 비용에도 불구하고, 해상 풍력 및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의 개발 비용은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향후 거래 가격 형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국가 배출권 거래 시장, 어디까지 확대되나? 📈
중국의 국가 배출권 거래 시장은 현재 2,000개 이상의 발전 기업이 등록되어 있으며, 연간 약 52억 톤(tCO₂e)의 온실가스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발행된 CCER은 이러한 기업들이 탄소 배출 감축 목표를 달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규제 대상 기업들은 CCER을 활용해 최대 5%까지 배출량을 상쇄할 수 있으며, 이들이 주요 구매자가 될 전망입니다. 더불어, 2025년부터 시멘트·알루미늄·철강 생산업체들도 국가 탄소 시장에 포함되면서 CCER의 수요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들 산업에 대한 구체적인 이행 계획과 배출 허용량 배분 방안은 아직 발표되지 않아 시장 수요는 불확실한 상태입니다.
이번 CCER 발행은 중국의 최대 연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 기간 중에 이루어졌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합니다. 지난 3월 5일, 리창 총리는 연례 업무 보고에서 탄소 시장 확대 및 국가 탄소 감축 목표 강화를 강조했습니다. 이는 중국 정부가 탄소 시장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시장 전문가들은 CCER이 조만간 베이징거래소에 상장되어 거래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특히 태양광 프로젝트의 경우, 개발 비용이 높아 기존의 CEA(중국 배출권 할당제)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CCER의 환경적 무결성을 보장하기 위해 정부와 규제 기업들은 이중 산정을 방지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으며, 국제 및 국내 REC(재생에너지 인증서)와의 중복 발행을 제한할 계획입니다.
국영 기업 주도, 민간 시장의 역할은? 🔍
중국 내에서 이번에 발행된 CCER의 상당수는 중국삼협집단(China Three Gorges), 중국에너지투자그룹(China Energy Investment Group), 중국일반원자력발전그룹(China General Nuclear Power Group), 국가전력투자공사(State Power Investment Corporation) 등 국영 발전 기업이 운영하는 프로젝트에서 나왔습니다.
민간 기업의 참여 확대도 과제로 떠오르고 있으며, 특히 조림(afforestation) 프로젝트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다만, 조림 프로젝트에 대한 공청회에서 부정적인 피드백이 다수 접수되면서, 해당 분야의 탄소 크레딧 발행이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여전히 국제 탄소 시장과의 연계는 여전히 제한적입니다. 중국 정부는 CCER을 포함한 탄소 시장을 자국 규제 기업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외국 투자자들의 진입 기회도 매우 제한적인 상태입니다.
특히, 자연 기반 프로젝트 개발자들은 해외 기관에 위성 데이터 제공 시 국가 안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국제 탄소 시장에서의 프로젝트 진행이 어려워졌다고 지적합니다. 이에 따라, CCER 시장이 보다 유연하고 신속하게 운영될 필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