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달성 및 순환경제 구축을 위해서는 산업 부문의 생산공정에서 사용되는 자원과 물질의 효율성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나왔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산업연구원(이하 산업연)이 지난달 29일 내놓은 보고서 ‘소재효율성, 순환경제 전환의 중요한 열쇠’에 담긴 내용입니다.

이상원 산업연 부연구위원은 “탈탄소 산업구조 전환 과정에서 소재의 효율적 사용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며 “자원 및 물질의 효율적인 관리를 뜻하는 소재효율성은 순환경제 구축의 핵심 요소”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재효율성? “효율·효과적으로 소재 사용↑·자원낭비 및 환경 부하 ↓” ♻️

소재효율성은 쉽게 말해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소재를 사용하는 것을 일컫습니다. 이때 자원의 낭비가 환경 부하가 최소화돼야 합니다. 이 개념은 산업을 넘어 건설·수송·농업 등 경제의 모든 부문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제품 설계 및 생산공정 최적화, 폐기물 감소 등을 통해 소재효율성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 산업연의 설명입니다. 기존보다 더 적은 소재만 가지고 제품을 재설계하거나, 폐기물 발생이 적은 새로운 생산공정 개발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도 산업 부문의 소재효율성 강화를 감축 노력으로 제안한 바 있습니다.

보고서는 수요 측면에서 효과적인 온실가스 배출량(GHG) 감축 전략 발굴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는 현재 산업 부문의 배출량 감축 활동은 대개 에너지(발전) 전환 정책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달 21일 정부가 내놓은 ‘제1차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이하 탄소중립기본계획)’에 따르면, 산업 부문은 주로 저탄소전환 촉진을 위한 기술 개발 등을 통한 배출량 감축을 목표로 합니다.

산업연은 “청정전기·수소 등 공급이 중요한 정부 정책 위주의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진행이 더딘 물질 수요 관리, 재활용·재이용 활성화 등의 검토와 논의 등 다양한 대응 방안 모색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산업연구원은 산업 부문 내 소재효율성 강화를 위한 주요 전략 4가지를 소개했다. ©HildaWeges

산업 부문 소재효율성 달성 위한 주요 전략 4가지는? 🤔

보고서는 산업 부문의 소재효율성에 대해 크게 3가지 장점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자원 절약을 통한 환경 부하 감소 ▲소재 절감을 통한 비용 절감 ▲소재 정밀 제어를 통한 제품 품질 향상 등입니다.

그러면서 산업 부문에서 소재효율성을 달성하기 위한 주요 전략 4가지를 소개했습니다.

 

1️⃣ 제품 재설계 🎨

원자재 추출·제품 제조·사용·폐기 등 제품 전과정평가(LCA)를 고려한 설계가 필요하단 것입니다. 내구성·수리성·재사용 용이성 등을 두루 갖춘 제품 설계, 즉 순환디자인을 통해 소재효율화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습니다.

 

2️⃣ 재활용 및 바이오기반 소재 대체 🌱

산업연은 재활용 및 바이오기반 소재가 탄소감축의 중요한 수단이란 점을 강조합니다. 재활용 소재는 플라스틱·종이·고철·건설폐기물 등 모든 것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국제알루미늄연구소에 따르면, 알루미늄 캔을 재활용하면 새로운 알루미늄을 생산하는 것보다 95% 더 적은 에너지가 사용됩니다.

한편, 바이오기반 소재는 식물 또는 기타 유기물 기반의 재생자원을 뜻합니다. 비영리 싱크탱크 재료혁신이니셔티브(MII)는 바이오소재를 차세대 소재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최근 MII는 자동차와 패션업계를 중심으로 차세대 소재를 직접 개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3️⃣ 공정 최적화 🔧

공정최적화의 사례로는 공정처리 과정 개선, 고효율설비 교체 등이 있습니다. 또한 소재 재활용·재사용과 같은 조치를 공정에 넣어 폐기물 발생량을 줄일 수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합니다.

화석연료 대신 재생에너지 설비 사용, 유해 화학물질 소비 감소 등도 공정 최적화에 해당합니다.

 

4️⃣ 포장폐기물 감소 📉

산업연은 소재효율성 개선을 위한 주요 전략 중 하나로 포장폐기물 감소를 제시했습니다. 더 적은 소재를 사용해 효율적인 포장방법을 설계하거나, 재활용·재사용이 용이한 포장재를 만드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 재활용 시설에서 폐기물 처리를 감독하는 작업자의 모습. ©Azman Jaka, iStock

산업연 “순환경제 구축 위해선 구체적 방안·정책 기반 마련돼야 해” 📢

유럽연합(EU)과 미국 등 주요국은 산업 내 소재효율성 개선을 위한 정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EU는 2020년 ‘신(新) 순환경제 실행계획’을 내놓으며 소재효율성 개선을 주요 목표로 제시했습니다. 또 오는 2040년까지 1인당 폐기물 발생량을 15%까지 낮추는 내용의 ‘포장 및 포장재 폐기물 지침’ 개정안도 내놓은 바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환경보호청(EPA)에서 ‘지속가능한 소재 관리’ 프로그램을 운영 중입니다. 이는 소재 사용 및 기후영향평가 등 제품 LCA에서 모든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아울러 미국 에너지부(DOE)의 산업평가센터(IAC)가 중소제조기업들의 에너지 효율성 개선을 위한 무료 평가도 진행 중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폐기물 발생 및 자원 소비 등 자원순환 정책의 기둥 역할을 하던 ‘자원순환기본법’을 ‘순환경제사회 전환 촉진법’으로 전면 개편함으로써, 제품 LCA 전반에서 순환설계 및 재사용·재활용이 강조됐습니다.

산업연은 소재효율성 개선을 위해서는 ▲소재 사용 및 수명주기 영향에 대한 데이터 수집·분석 ▲핵심기술 연구개발(R&D) 지원 ▲인센티브 등 참여 확대 유인 개발 ▲평가 및 측정 방법 개발 ▲공급망 정책 연계 등의 필요성을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순환경제 활성화는 단순히 재활용을 늘리고 폐기물을 줄이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구체적인 방안과 정책적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 미국 철강 스타트업 보스턴메탈은 ‘용융산화물 전기분해(MOE)’라는 특허 기술을 통해 산화물을 고순도의 금속으로 만든다. 이 기술은 산소 외에 배출물이 없는 것이 장점이다. ©Boston Metal

철강·화학 등 주요 산업 내 소재효율성 개선 사례는? 😮

한편, 산업연은 철강·화학 등 산업 부문에서 소재효율성 개선을 위해 노력 중인 사례도 소개했습니다.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철강 산업은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7~9%를 차지합니다. 이는 철강 산업이 석탄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철강 부문의 탄소배출량 감축을 위한 핵심전략 중 하나로 소재효율성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실제로 주요 철강 기업들은 여러 방법으로 소재효율성 개선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재활용 강철을 원료로 사용하는 전기로(Electric Arc Furnace), 천연가스 및 기타 재료를 사용해 만든 직접환원철이 그 노력의 일환 중 하나입니다. 이밖에도 폐기물을 줄이고 재활용 소재 사용을 늘리기 위한 공정도 구축 중입니다.

세계 2위 철강 업체인 아르셀로미탈(ArcelorMittal)의 경우 2020년 한해에만 2,200만 톤가량의 철스크랩을 새로운 강철로 가공했습니다. 당시 평균 재활용 투입률은 31%였습니다.

올해 2월 아르셀로미탈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함께 보스턴메탈(Boston Metal)에 투자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철강 기업인 보스턴메탈은 용융산화물 전해액을 전기분해하는 공정을 이용하여 직접배출 없이 강철을 생산하는 특허 기술을 보유한 곳입니다.

 

▲ 독일 화학기업 바스프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수소 생산을 위해 ‘메탄 열분해’ 같은 새로운 공정 개발을 추진 중이다. 사진은 독일 루트비히스하펜에 위치한 바스프 생산단지 모습. ©BASF

산업연은 “소재효율성 향상 등 자원순환 접근 방식은 화학 산업에게 큰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화학 산업의 소재효율성 개선은 산업 부문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이는 일상용품부터 반도체 등 하이테크 제품에 이르기까지 공산품의 95%에 화학물질이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보고서는 화학 업체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소재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단 점을 언급합니다. 가령 독일 종합화학기업 바스프(BASF)의 경우 생산공정에서 원자재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페어분트(Verbvund)’ 프로그램을 시행 중입니다.

페어분트는 독일어로 ‘통합’ 혹은 ‘네트워크’를 뜻합니다. 한 공정에서 나온 부산물과 증기 등을 다른 공정에서 원료나 에너지로 재활용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가령 암모니아(NH3)를 열분해해 나온 이산화탄소(CO2)를 탄소가스 공장으로 보내 탄산음료에 넣는 탄산가스 원료로 사용하는 것.

이밖에도 시멘트 산업의 소재효율성 개선이 탄소 감축 및 천연자원 보존 등에 도움이 된다고 산업연은 덧붙였습니다.

 

<저작권자(c) 그리니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