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이제 막 2030년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NDC) 감축을 위한 기본계획을 내놓은 가운데,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한발 나아가 2040년 기후목표 설정을 위한 의견수렴을 시작했단 소식입니다.

법적 구속력이 있는 2040년 온실가스 배출량(GHG) 감축 목표 설정을 위해 시민·산업계·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공개 협의를 시작했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각) EU 집행위가 밝혔습니다.

현재 EU는 1990년 대비 2030년 배출량을 최소 55% 감축하는 ‘핏 포 55(Fit for 55)’ 정책을 추진 중입니다. 이는 EU의 2050년 기후중립 목표 달성을 골자로 한 그린딜(European Green Deal) 정책의 일환입니다.

EU가 목표로 한 2030년까지 약 7년이 남은 상황. 이 가운데 EU는 2050 기후중립 달성을 위한 중간 이정표로 2040년 기후목표*를 수립하는 것입니다.

세계 기후정책을 선도하는 EU가 그리는 2040년 기후목표가 무엇인지, 그리니엄이 들여다봤습니다.

*기후중립(Climate-neutral): 기후중립은 주요 온실가스 중 하나인 이산화탄소(CO2)를 포함한 메탄·아산화질소 등 6대 온실가스의 순배출을 0으로 만들겠단 의미입니다.

▲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EU 탄소배출권 거래제(ETS)’ 강화를 포함해 기후대응 전반에 대한 의견수렴을 진행하고 있다. ©EU

2030년 55% 감축·2050년 기후중립…2040년 목표는? 🤔

앞서 설명한 대로 EU 집행위는 지난달 31일부터 역내 시민 및 산업계 등 여러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2040년 기후목표 수립을 위한 설문조사를 진행 중입니다.

EU 집행위는 조사에 대해 야심 찬 기후행동을 촉진하기 위한 모범을 보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2030년과 2050년 각각의 목표 사의 평균궤적을 따르면, 2040년 목표는 1990년 대비 75~80%의 배출량 감축이 필요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먼저 EU 집행위는 화석연료 및 산업 공정에서의 탄소감축을 위해 유럽 배출권거래제(ETS) 강화를 고려하고 있단 점을 시사했습니다. 실제 ETS 강화 여부를 묻는 항목이 설문조사에 들어가 있습니다.

또 EU 전체 배출량 중 12%를 차지하는 농업 및 토지 부문의 감축 강화를 위한 항목도 조사에 포함됐는데요. 구체적으로는 탄소세·ETS를 포괄하는 탄소가격(Carbon Pricing)이 주요 항목으로 포함됐습니다.

탄소제거(CDR) 또한 설문조사에 주요 항목으로 포함됐습니다. EU 집행위는 파리협정의 1.5℃ 상승 제한을 위해서는 탄소제거 기술이 필요했단 점을 인정했습니다.

이 때문에 재조림 등 기존 자연기반솔루션(NBS)에서 나아가 DAC(직접공기포집)·바이오에너지 등 ‘산업적인 솔루션’의 필요성 및 효과성에 대해 의견을 구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홍수·산불 등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 기후대응 정책으로 인한 사회적 영향 등 각 분야에 대한 인식도 조사 중입니다. 조사 결과는 2040년 기후목표에 반영할 예정입니다.

 

▲ 2022년 6월 독일 본에서 열린 글로벌이행점검(GST) 개발을 위한 ‘기술 대화(technical dialogue) 1’의 토론 내용을 정리한 인포그래픽. ©EU

2040 목표, 벌써 준비해?…“2023 GTS에 발맞춘 것” 🌐

왜 EU 집행위가 2040년 기후목표를 세우기 위해 나선 것일까요?

이는 2021년 6월 승인된 유럽기후법(European Climate Law)에 명시된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유럽기후법은 EU가 2050년까지 기후중립을 이룬다는 목표를 법제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합니다. 법에 명시된 내용에 따라, EU 집행위는 204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설정해야 합니다. 2030년과 2050년 사이의 중간 목표를 설정함으로써 기후중립 목표 달성 진행상황을 추적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핵심입니다.

더 큰 이유도 있습니다. 파리협정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인 글로벌이행점검(GST·Global Stocktake)에 발맞추기 위함인데요. GST란 파리협정 당사국들이 5년마다 NDC 달성을 위해 국가별 감축 이행상황을 종합적으로 평가·검토하는 과정입니다.

최초로 진행되는 GST 결과는 오는 11월 열릴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나올 예정입니다. 파리협정에 의하면, 당사국들은 GST 결과를 반영해 5년 주기의 새로운 NDC를 제출해야 합니다.

즉, 유럽기후법은 파리협정 이행을 위한 장기전략의 일환으로 2023년 발표될 GST 결과를 반영해 2040년 기후목표를 설정하도록 설정된 것. 이 때문에 유럽기후법에는 제1차 GST 이후 6개월 이내 2040년 기후목표를 제안할 것을 요구합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한국도 제1차 GST 결과에 따라, 오는 2025년에는 NDC를 조정해야 합니다.

 

▲ 2019년 그린딜 발표부터 2021년 ‘핏 포 55’ 발표까지의 타임라인. ©EVBOX

6월까지 의견수렴…2024년 기후목표 및 로드맵 발표 예정 📅

EU 집행위는 일반 섹션과 전문가 섹션으로 나누어 설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일반 섹션 답변에만 25분가량이 걸릴 정도로 구체적이고 포괄적인 항목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번 조사는 오는 6월 23일까지 진행됩니다. EU 집행위는 설문조사 결과를 정리해 입장 및 정책 브리핑을 진행합니다. 또 동시에 온라인에도 공개될 예정입니다.

한편, EU 집행위는 해당 설문조사 결과를 반영한 2040 기후목표 및 기후 로드맵(2040~2049년)은 2024년 1분기에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복잡다단한 EU 기후목표, 정신없다면? ‘타임라인’으로 확인해! 📝

1️⃣ 2019년: ‘유럽 그린딜(European Green Deal)’ 발표, 2050 기후중립 목표

2️⃣ 2020년: ‘2030 기후목표’ 발표, 2030년까지 배출량을 1990년 대비 55% 감축

3️⃣ 2021년 6월: ‘유럽기후법’ 승인, 2030 기후목표에 법적 구속력 부여

4️⃣ 2021년 7월: 2030 기후목표 달성을 위한 실행 계획으로 ‘핏 포55 입법 패키지’ 발표

5️⃣ 2023년 3~6월: 2040 기후목표 설정 위한 여론수렴

6️⃣ 2024년 1분기: 2040 기후목표 및 로드맵 발표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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