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수소·원자력 등 저탄소에너지 보급 활성화를 촉진하기 위한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안(분산에너지 특별법)’이 이르면 내년 상반기 도입될 예정입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는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분산에너지 특별법을 지난달 23일 전체회의에서 가결했습니다.

이 특별법은 한국전력공사·대규모 발전소 중심의 중앙집중형 국가 전력시스템에서 수요지 인근의 분산에너지 활성화로 다변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합니다.

법안에는 분산에너지사업자의 전력 직접판매를 허용하는 내용이 담기면서,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화도 가능해질 수 있단 전망이 나왔는데요.

분산에너지가 무엇인지, 또 탄소중립에는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살펴봤습니다.

 

▲ 분산에너지 활성화 추진전략. ©산업통상자원부

분산에너지, 저탄소에너지 활성화와 무슨 상관인데? 🤔

분산에너지란 에너지의 사용지역 인근에서 생산·소비되는 에너지를 말합니다. 전기사업법에서는 40㎿(메가와트) 이하 발전설비와 500㎿ 이하의 집단 에너지 전기·자가용 발전설비를 분산형 전원으로 정의합니다.

우리나라는 석탄화력발전소와 원자력발전소,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까지 대규모 발전소와 송전선로를 통해 에너지를 공급해왔습니다.

문제는 저탄소에너지 공급을 위해 태양광과 풍력 등 변동성이 높은 재생에너지가 증가하면서 전력계통의 불안정성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단 것.

이는 재생에너지 설비가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고, 출력량 조정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제주도의 경우 이미 소비 대비 초과공급으로 계통 부하가 걸리면서 출력제어가 2022년 기준 87회 이뤄졌습니다.

대규모 발전시설이 오히려 전력 소비가 적은 외곽이나 농어촌 지역에 몰림에 따라 에너지 생산-소비 간의 형평성 문제도 지적되어 왔습니다.

반면, 분산에너지는 재생에너지의 변동성 문제를 해소하면서 지역 단위의 에너지 수요 관리와 결합해 에너지 시스템을 전환할 해결책으로 주목받습니다.

이에 정부는 2021년 6월 분산에너지 확대를 위한 ▲계통 관리·수용 능력 강화 ▲인센티브 체계 마련 ▲ 시장·제도 조성 등을 담은 종합 대책으로 ‘분산에너지 활성화 추진전략’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올해 2월에는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탄녹위)’가 분산형 에너지 발전 비중을 향후 5년 동안 현재의 1.4배 수준으로 늘리는 내용을 담은 ‘제3차 지능형전력망 기본계획’을 의결했습니다.

 

차등요금제·의무할당량…특별법안 주요내용은? 📝

국회 산자위 전체회의를 통과한 분산에너지 특별법은 크게 2가지입니다.

산자위를 통해 수정·조정된 결과, ▲분산에너지 관련 정의 및 실태조사 규정 마련 ▲분산에너지특화지역 지정 ▲분산에너지 직접거래 허용 ▲분산에너지 할당 의무화 등의 내용이 담겼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주목받은 내용은 3가지입니다.

 

▲ P2G(Power to Grid) 활용 예시. 재생에너지 잉여전력을 다양한 에너지로 전환해 사용함으로써 계통부하를 줄일 솔루션으로 주목받는다. ©산업통상자원부

먼저, 중소규모의 재생에너지와 수소·연료전지에 이어 ‘중소형 원자력 발전사업(SMR·소형모듈원)’이 분산형 발전원으로 포함됐습니다.

그간 국회에서는 분산에너지 특별법에 SMR 포함을 주장한 여당과 이를 반대하는 야당 간 갈등이 거듭됐는데요. 이번 산자위 회의에서 부칙 조항으로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인허가 이후 SMR을 인정하는 조건으로 합의를 이뤘습니다.

둘째, 분산에너지 활성화를 위한 지역별 차등요금제가 가능해졌다는 점입니다.

법안에서는 분산에너지 활성화를 위해 분산에너지특화지역을 지정했습니다. 그 안에서는 “분산에너지사업자가 전기사용자에게 전기를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부족하거나 남는 전력은 전기판매 사업자와 거래할 있습니다.

이는 현재 한전이 독점해온 전기 판매권이 지역 발전사에게도 제한적으로 허용된 것. 즉, 발전사의 지역별 차등요금 책정이 가능해진 건데요. 이를 통해 발전소 인근 주민들의 피해보상과 저렴한 전기요금을 통한 기업 유치 등이 가능해지면서 분산에너지 확산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받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분산에너지 의무 할당 및 과징금 부과입니다.

법안에 의하면, 대규모 도시개발·재생, 일정 규모 이상의 신축·대수선 등 분산에너지 보급이 필요한 경우, 에너지 사용량의 일부를 분산에너지로 충당하도록 의무화합니다. 할당량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에는 과징금이 부과됩니다.

이외에도 마이크로그리드, P2G(Power to Grid), 가상발전소(VPP·Virtual power plant) 등 분산에너지 관련 기술 인력을 양성하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 3월 28일, 충청남도는 분산에너지 특별법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유재룡 충남도 산업경제실장은 기자회견에서 특별법 통과로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적용이 가능해지면 지역별 생산-소비의 불균형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충청남도

“재생에너지 활성화·지역형평성 제고” 지자체, 환영 뜻 표해 👏

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전력정책관은 국회 산자위 통과에 대해 “(분산에너지) 특별법이 한국형 분산에너지 시스템 구축을 위한 핵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환영을 표했습니다.

이어 “지역별 에너지 생산과 소비의 불균형 보완, 재생에너지 증가에 따른 계통불안정성 해소를 위해서는 분산에너지 시스템으로의 체계적 전환이 필수적”이라고 이 정책관은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분산에너지 특별법에 대한 반응은 확연히 갈립니다.

먼저 전기 차등요금제를 요구해온 지방자치단체는 즉각 환영했습니다. 국내 최대 석탄발전소 밀집지역으로 피해를 받아온 충청남도와 재생에너지 초과공급으로 골머리를 앓아온 제주도가 대표적입니다.

유재룡 충남도 산업경제실장은 지난달 28일, 특별법 산자위 통과에 대해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유 실장은 “지역별 전력자급률에 따라 상이한 전기요금체계를 적용한다면, 전력의 과다사용을 억제하고 각 지방정부의 에너지자립도 (제고) 노력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 밝혔습니다.

제주도의 경우 산자위 통과에 앞선 17일, 분산에너지 활성화 세미나를 주최했습니다. 김영환 전력거래소 제주본부장은 “제주도는 풍력, 태양광이 넘쳐 대용량저장장치나 전력시장가격, 계시별 요금제를 통해 전력 수요를 유도해야 하는 상황”이라 강조했습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 또한 “제주도가 (분산에너지) 특구 지정이 되면 재생에너지 입찰 제도 도입을 제일 먼저 하게 될 것”이라며 분산에너지 추진 의지를 피력했습니다.

 

▲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원자력발전소를 발전용량에 따라 대형(700MW 이상), 중형(700MW 이하), 소형(300MW 이하), 초소형(20MW 이하)으로 분류한다. ©IAEA

“재생에너지 강제 의무화”…SMR 사실상 불가능 의견도 💬

법안이 당초 취지와 달리 재생에너지 보급에 치중됐다는 반발도 나옵니다.

분산에너지 활성화의 목표는 수요지 인근의 소규모 발전원을 통해 송전망 건설을 회피해 전력계통 부하를 줄이는 것입니다. 즉, 분산에너지의 핵심은 용량과 계통 부담 여부에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특별법에서 분산에너지사업의 유형으로 모든 재생에너지사업을 포함하면서, 대규모 태양광·풍력발전 단지들도 혜택을 입게 됐단 점을 지적합니다. 쉽게 말해 재생에너지 발전소가 난립하면서 계통 부담이 더 가중될 수 있단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여기에 일정 규모 이상의 신축 또는 기축건물 대수선에 대해 일정비율 이상의 분산에너지 사용을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노동석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 연구위원은 “분산에너지특별법은 소비자의 재생에너지 소비를 강제하는 법”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쟁점사항이었던 SMR 또한 산자위 의결에서는 포함됐지만, 주민들의 원전 수용성을 고려할 때 수요자 인근에 설치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것이란 지적입니다.

 

곧 국회 타결 전망…“이르면 내년 4월 도입될 것” ⚖️

산자위는 3월 20일 소위원회 회의를 거쳐 23일 전체회의에서 의결하며 신속한 행보를 보였습니다. 그 배경에는 최근 수도권 지역에서 불거진 계통 부족 문제가 있습니다.

최근 한전은 현재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건설 중인 제2전시장과 CJ라이브시티 T1 측에 전력공급유예를 통보했습니다. 한전은 “상위 계통 공급 여력 부족으로 고객 수전 희망시기에 공급이 곤란하다”고 밝혔습니다. 앞으로 6~8년, 빨라도 2029년까지는 전력공급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지난 2021년 12월 완공 계획이었던 동해안~신가평 송전선로 공사가 2025년 6월까지로 지연된 영향입니다. 수도권 사업장 집중이 지속되면서 대부분의 수도권에서 전력공급난이 계속될 전망입니다.

이에 국회에서 기업의 지역 분산 및 전력 계통 부족 해결을 위해 분산에너지 특별법 제정을 서두른 것.

산자위를 거친 분산에너지 특별법은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를 남겨두고 있습니다. 여야간 이견 조율이 마무리됐기 때문에 상반기 중 국회 본회의 통과할 가능성이 높은데요. 산자부는 이르면 내년 4~5월부터 시행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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