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슬레, 자사가 창립한 ‘낙농 메탄 감축 연합’에서 돌연 탈퇴

네슬레, 창립 멤버였던 메탄 감축 연합 탈퇴… 환경단체는 '그린워싱' 비판

세계 최대 식품기업 네슬레가 자사가 공동 창립한 ‘낙농 메탄 감축 연합(Dairy Methane Action Alliance)’에서 탈퇴했습니다.

네슬레는 외부 조직 멤버십에 대한 정기적인 재검토의 일환이라고 설명했지만, 환경단체들은 이를 또 하나의 ‘그린워싱’ 사례로 강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네슬레의 탈퇴는 기업들의 기후 공약 철회가 잇따르는 최근의 글로벌 흐름과 맞물리며 논란을 키우고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 기후공약 철회 행렬…네슬레도 낙농 메탄연합 이탈

킷캣과 네스퀵 등으로 널리 알려진 스위스의 다국적 식품기업 네슬레는 최근 ‘낙농 메탄 감축 연합’에서 공식적으로 발을 뺐습니다.

이 연합은 2023년 12월, 두바이에서 열린 UN 기후변화회의(COP28)에서 미국 환경단체인 환경보호기금(Environmental Defense Fund)의 주도로 출범했으며, 네슬레는 댄논, 크래프트 하인즈, 벨 그룹, 제너럴 밀스, 락탈리스 USA 등과 함께 창립 멤버로 참여한 바 있습니다.

네슬레의 이번 결정은 보수 정권이 득세하는 세계적 추세와 함께, 기업들의 자발적 기후 공약이 후퇴하는 흐름 속에서 이루어진 것입니다.

네슬레 대변인은 “네슬레는 정기적으로 외부 조직 멤버십을 검토 중이며, 이 과정의 일환으로 낙농 메탄 감축 연합 참여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우리는 낙농 기후 계획과 2050년 넷제로 로드맵 목표 달성에 변함없이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네슬레의 이 같은 설명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체인징 마켓 파운데이션의 CEO 누사 우르반치치는 “메탄 배출을 신속히 줄이는 것은 기후 위기 대응의 비상 브레이크이자, 기업들이 취할 수 있는 가장 시급한 단기 조치 중 하나”라며 네슬레의 탈퇴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그녀는 “이번 결정은 최근 리더십 교체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있으며, 필립 나브라틸 CEO가 기후 행동에 진정으로 헌신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습니다.

체인징 마켓 파운데이션에 따르면, 네슬레의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 중 약 37%가 낙농 부문에서 발생하며, 이는 주로 소의 장내 발효 과정에서 나오는 메탄 때문입니다.

메탄은 20년 기준으로 이산화탄소보다 무려 86배나 강력한 온실가스로, 매년 약 100만 명의 조기 사망과 관련된 지상 오존 형성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학적 사실은 기업의 메탄 감축 노력이 왜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주요 근거입니다.

농업은 인간이 유발하는 주요 메탄 배출원으로, 이 중에서도 축산업은 전체 배출량의 25~80%를 차지합니다.

댄논에 따르면, 낙농업만 해도 전 세계 메탄 배출의 약 8%를 차지합니다. 네슬레는 바로 이러한 배경에서 낙농 메탄 감축 연합에 참여하였고, 2018년 대비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을 약 20%, 메탄 배출량을 약 21% 감축했다고 밝혔습니다.

네슬레의 이번 결정은 스위스 금융기업 UBS가 최근 ‘넷제로 은행연합(NZBA)’에서 탈퇴한 사례와 유사한 흐름으로 해석됩니다. 최근 글로벌 대기업들이 자발적 기후 이니셔티브에서 연이어 이탈하는 현상은 매우 우려스러운 신호로 분석됩니다.

기업들의 기후 공약 후퇴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보수 정권이 부상하고, 국가주의적 정책이 강화되는 흐름 속에서 더욱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리기후협정 탈퇴를 선언하며, 기후 위기를 “세계에 자행된 가장 큰 사기”라고 표현한 바 있습니다. 실제로 미 행정부는 농무부 웹사이트에서 ‘기후 변화’ 관련 언급을 삭제하였고, 환경보호청(EPA)의 기후관련 연구 부서를 폐쇄하였습니다.

한편, 현재까지 댄논, 제너럴 밀스, 벨, 락탈리스, 스타벅스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연합 탈퇴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분석에 따르면, 총 4,200억 달러(약 600조 원,) 규모의 20개 주요 낙농 및 커피 기업 중 대부분은 명확한 메탄 감축 목표나 신뢰할 수 있는 행동 계획, 기본적인 배출량 투명성조차 갖추지 못한 상태입니다.

새로운 연구는 2030년까지 메탄 배출량을 30% 줄이겠다는 국제 공약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메탄 배출 증가 추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징후는 아직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우르반치치는 “연합은 참여 기업들에게 메탄 감축 목표를 의무화하지 않았고, 배출량과 행동 계획을 공개하는 데 그쳤다”며, “이처럼 비교적 느슨한 접근조차 네슬레에게는 과도한 부담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이 사례는 자발적 약속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다. 약속은 쉽게 할 수 있지만, 훨씬 더 쉽게 철회할 수 있다”며 “따라서 각국 정부의 강력한 규제가 절실하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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