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 부문이 30여년의 기후총회 역사에서 주요 의제로 처음 부상했습니다.
농식품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4분의 1가량을 차지합니다. 그럼에도 그간 기후총회에서는 농식품 관련 논의가 미진했습니다.
2022년 이상기후와 함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및 식량위기가 고조되며 27차 당사국총회(COP27)에서 농식품 의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이 가운데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개막식 이튿날인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각)부터 기후행동에 식품시스템 문제 결합을 촉구하는 선언이 공개되며 분위기를 달궜습니다.
COP28에서 나온 농식품 관련 기후대응 서약 및 정책 현황을 그리니엄이 정리했습니다.
152개국 농식품 기후행동 선언 “기후총회 최초의 농식품 선언” 🎙️
COP28 총회 초반인 지난 1일 ‘지속가능한 농업, 복원력있는 식량시스템, 기후행동에 관한 COP28 UAE 선언(이하 농식품 기후행동 선언)’이 발표됐습니다.
COP28 의장국인 아랍에미리트(UAE)는 이날 134개국이 선언문을 지지했다고 밝혔습니다.
브라질, 중국, 유럽연합(EU), 미국 등 식품 관련 온실가스 배출량이 높은 국가가 포함됩니다. 우리나라도 선언문에 지지를 표명했습니다.
11일 기준, 18개국이 추가돼 152개국이 선언에 동참했습니다.
선언문에는 농업과 식량시스템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기후변화 최전선에 놓인 농부들의 삶과 생계를 보호하자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더불어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나 국가적응계획(NAP) 등 국가 전략에 농식품 관련 조치를 종합적으로 반영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선언문에 명시됐습니다.
남은 총회 기간 중 농식품 산업구조의 변화 방안이 얼마나 구체화될지가 관건입니다.
농식품 기후행동 선언을 계기로 가입국들은 ▲25억 달러(약 3조원) 이상 자금 동원 ▲기술협력 제공 ▲2030년 1억 6,000만㏊(헥타르) 재생농업 전환 등을 노력하기로 했습니다.
‘식량·농업·물의 날’인 지난 10일에는 농식품 기후행동 선언을 가속화하기 위한 이니셔티브도 출범했습니다. 일명 ‘식품 시스템 변화를 위한 챔피언 연합(ACF)’입니다. 브라질, 노르웨이, 시에라리온 등 3개국이 공동 의장을 맡고 있습니다.
ACF 가입국들은 오는 2025년 30차 당사국총회(COP30)까지 명확하고 측정가능한 목표를 포함해 주요 국가 전략을 갱신할 계획입니다.
갱신 대상으로는 앞서 언급한 NDC와 NAP, 장기 저탄소발전전략(LT-LEDS), 국가생물다양성전략 및 이행계획(NBSAP)이 포함됩니다. 매년 기후총회에서 진행상황을 보고하게 됩니다.
베이조스·게이츠 등 농식품 시스템 변화 위해 다양한 기후투자 쏟아져 💰
이와 별개로 COP28에서 농식품 관련 투자 약속도 다수 발표됐습니다.
지난 1일 아마존 설립자 제프 베이조스가 세운 ‘베이조스 지구 기금’은 5,700만 달러(약 749억원)를 미래 식량 분야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아마존 삼림 벌채 제한, 기후스마트농업 장려, 식품 손실과 폐기물 해결 등에 기금이 사용됩니다.
같은날 COP28 의장국인 UAE는 빌 게이츠 부부가 설립한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과 함께 2억 달러(약 2,640억원) 규모의 농업 연구 파트너십도 발표했습니다.
‘기후를 위한 농업 혁신 미션(AIM for climate)’ 이니셔티브는 투자액을 170억 달러(약 22조원) 이상으로 증액하겠다고 지난 8일 발표했습니다.
이 이니셔티브는 2021년 26차 당사국총회(COP26)에서 미국과 UAE의 주도로 출범한 이니셔티브입니다. 출범 당시 40억 달러(약 5조원)로 시작했으나 2022년 COP27에서 투자액을 80억 달러(약 10조원)로 증액했습니다.
오는 2025년까지 기후스마트농업과 식품 시스템 혁신을 가속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유제품 생산서 메탄 감축 위한 글로벌 식품 기업간 연합 출범 🧈
한편, 글로벌 주요 유제품 기업들은 COP28을 계기로 메탄가스 감축을 위한 공동행동에 나섰습니다. 우유와 치즈 등 유제품 생산 과정에서 메탄 배출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네슬레·제네럴밀스·하인즈 등 6개 식품 대기업이 참여한 ‘유제품메탄행동연합(Dairy Methane Action Alliance)’의 이야기입니다.
유제품메탄행동연합은 비영리단체 환경보호기금(EDF)이 주도하는 새로운 산업 파트너십입니다. 연합에 참여한 기업들은 향후 자사 공급망에서 발생한 메탄 배출량을 측정·공개하고, 이를 줄이기 위한 행동 계획을 수립해야 합니다.
단, 유제품메탄행동연합의 경우 메탄 감축을 위한 공동 목표는 제시되지 않은 점은 한계로 지적됩니다.
그럼에도 케이티 앤더슨 EDF 사업 담당 수석이사는 로이터통신에 “유제품메탄행동연합은 식품 부문의 투명성 강화와 배출 감소를 위해 새로운 모델을 설정하는 획기적인 첫 단계”라고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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