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유엔이 설정한 이달 말 기한 내 국가결정기여(NDC) 제출을 연기할 것으로 보입니다.
블룸버그가 입수한 EU 내부 문서에 따르면, 덴마크가 의장국을 맡고 있는 EU는 다음 주 열리는 유엔 총회에서 공식 수치 목표 대신 기후 대응 의지를 담은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성명서 초안에는 “EU는 기후 대응 경로를 유지하고 있으며, EU와 회원국들은 모범을 보이고 야심찬 기후 행동을 추진하겠다는 결의를 재확인한다”는 문구가 포함돼 있습니다. 여전히 2040년까지 온실가스를 1990년 대비 90% 감축하자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제안에 대해 회원국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EU는 오는 11월 브라질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 전까지 공식 목표를 제출할 계획입니다.
회원국 간 입장차로 지연되는 EU의 기후목표 합의
EU는 203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66.3%에서 72.5% 사이로 줄이겠다는 범위형 제안을 마련했으나, 정확한 수치에 대한 회원국 간 이견으로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황입니다.
보다 큰 쟁점은 2040년 감축 목표입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1990년 대비 90% 감축을 제안했지만, 이에 대한 입장은 국가별로 엇갈리고 있습니다.
특히 프랑스와 독일 등 주요 국가는 이 논의를 다음 달 정상회의로 넘기자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일부 동부 유럽 국가는 이미 법적 구속력이 있는 2050년 기후 중립 목표를 기준으로 NDC를 설정하길 원하고 있습니다. 반면, 보다 야심찬 국가들은 2040년 목표를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회원국 간의 견해차가 EU의 공식 목표 제출을 가로막고 있는 실정입니다.
EU는 2021년 제정된 유럽 기후법을 통해 2050년까지 기후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법적 목표를 명시했으며, 2030년까지는 온실가스를 1990년 대비 최소 55% 감축한다는 중간 목표도 설정한 바 있습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EU는 ‘핏 포 55(Fit for 55)’ 패키지를 채택하고 관련 정책을 정비했습니다.
2040년 목표와 관련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2024년부터 관련 커뮤니케이션과 영향 평가를 발표했고, 2025년에는 90% 감축 목표를 담은 기후법 개정안을 공식 제출할 계획이었습니다.
이번 제출 지연은 기후변화 대응을 선도해온 EU의 국제적 신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동시에 기후 전환 과정에서 시민들의 부담을 줄이려는 정책적 조율이 얼마나 복잡한지를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합니다.
EU 장관들은 오는 목요일 회의에서 2040년 감축 목표와 성명서 채택 여부를 논의할 예정입니다.
유럽 기후법에 따르면 EU는 파리협정의 글로벌 이행점검(Global Stocktake) 주기에 맞춰 5년마다 감축 진행 상황을 평가하고 조정해야 합니다.
2023년 집행위원회가 실시한 첫 평가는 현재 감축 속도로는 2050년 기후 중립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특히 건물, 교통, 농업 부문의 온실가스 감축이 시급하며, 산림 등 탄소 흡수원 분야는 최근 수년간 오히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