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의 해상풍력 산업이 얕은 바다 프로젝트의 고갈, 심해 개발에 따른 기술적 난관, 그리고 정책 변화라는 복합적인 도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전만 해도 1GW에 못 미치던 해상풍력 발전 용량은 2024년 기준 4GW를 넘어서며 4배 이상 증가했지만, 2030년까지 10.9GW라는 정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정책적 지원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그런데 EU와의 통상 분쟁을 계기로 정책이 급변하면서, 산업계 전반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4GW 돌파한 타이완 해상풍력…부유식 해상 풍력의 기술적 한계 돌파 중
타이완 정부는 석탄 발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상풍력 발전을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2050년까지 전체 전력의 60%를 재생에너지로 공급하겠다는 목표 아래, 해상풍력은 그 중심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산업 전반은 현재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수심이 얕은 바다에서의 저비용 프로젝트가 사실상 고갈되면서, 개발업체들은 고정식 해상풍력 기술의 적용 범위를 기존 60미터에서 최대 90미터 수심까지 넓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램볼(Ramboll)의 타이완 디렉터 스콧 수(Scott Hsu)는 “부유식 해상풍력이 상용화되기 전까지는 고정식 기술의 수심 한계를 확장하는 것이 필수”라고 강조했습니다.
태평양북서국립연구소(PNNL)에 따르면, 타이완은 2021년부터 2024년 사이 2.9GW의 신규 해상풍력 용량을 설치하며 총 3GW를 돌파했고,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에서 두 번째로 큰 해상풍력 시장으로 부상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건설 중인 2.4GW 규모의 3개 프로젝트는 상업 운전 일정이 지연되고 있어, 정부가 설정한 2025년 5.7GW 목표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됩니다.
정책 환경도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2021년, 타이완 정부는 ‘해상풍력 구역 개발 용량 할당 규칙’을 발표하며, 총 26개 주요 항목에 대해 입찰자가 제안한 용량의 최소 60%를 현지에서 조달해야 한다는 강력한 현지화 요건(LCRs)을 도입했습니다. 이 조치는 개발 비용을 급격히 끌어올려 해외 투자자들의 진입 장벽으로 작용했습니다.
이에 따라 2024년 7월, EU는 타이완의 해상풍력 입찰 제도가 WTO 규정을 위반했다며 공식 협의를 요청했고, 같은 해 11월에는 타이완 정부가 차기 입찰 라운드에서 현지화 요건을 자격 요건이나 평가 기준에서 제외하기로 합의했습니다.
SEMI의 에너지 협력 리드 데이비드 치앙(David Chiang)은 “이러한 갑작스러운 정책 변경은 현지 및 국제 이해관계자 모두의 투자 계획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지적했습니다.
타이완 해상풍력 산업은 유럽 기업들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빠르게 성장해왔습니다. 2023년, EU는 총 29억 유로(약 4조 7,000억 원)를 투자하며 타이완 최대 외국인 투자자로 자리매김했고, 이 가운데 대부분이 해상풍력 분야에 집중되었습니다.
덴마크의 오스테드(Ørsted)는 타이완 최대 해상풍력 단지를 개발했고, 베스타스(Vestas)는 타이중에서 현지 업체와 협력해 풍력 터빈 블레이드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이완내 풍력 산업의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합니다. 덴마크 기반의 투자 분석사 에이기르 인사이츠(Aegir Insights)는 “타이완 해상풍력 시장은 가까운 미래에 정부 보조금이 필요할 것이며, 유럽과 마찬가지로 공공 지원 없이는 지속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했습니다.
에이기르는 타이완의 해상풍력 운영 용량이 2035년까지 10GW를 약간 상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이는 정부의 목표치인 18.4GW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기술적 리스크도 여전히 존재합니다. 아시아풍력에너지협회(Asia Wind Energy Association)의 이사 에드가 커크위크(Edgare Kerkwijk)는 “전 세계적으로 부유식 해상풍력 개발이 주춤하고 있으며, 기존 업체들은 상용화되지 않은 기술에 투자하는 데 매우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부유식 해상풍력은 고정식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아직 상업적으로 검증되지 않았고 높은 비용과 프로젝트 취소 등의 리스크를 안고 있습니다.
PNNL에 따르면, 타이완은 2025년부터 2034년 사이에 14GW의 해상풍력 용량을 추가할 것으로 예상해 APAC 지역 내에서 두 번째로 큰 해상풍력 시장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목표가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심해 개발의 기술적 한계를 뛰어넘는 기술 혁신과 산업계의 민첩한 대응, 그리고 국제 협력의 강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