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제로 프레임워크 채택 시 美 보복 경고…국제 해운 기후협약 위기

美, 관세·비자 제한 언급…“동맹국에도 동일 조치” 구두 경고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의 해양 연료 배출 감축을 위한 ‘넷제로 프레임워크’ 채택을 앞두고, 해당 안건을 지지하는 국가들에 대해 관세, 비자 제한, 항만 부과금 등 다양한 보복 조치를 취하겠다고 노골적으로 경고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지난 4월 초안 합의 직전 협상에서 철수했으며, 오는 10월 예정된 IMO 특별 회의에서 프레임워크가 채택되지 않도록 회원국들에게 강한 압박을 가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전방위 압박에 글로벌 해운 탈탄소화 노력 분열 중…

미 국무부는 최근 IMO 회원국들을 상대로 ‘넷제로 프레임워크(Net-Zero Framework)’ 채택을 자제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국무부는 오는 10월 열릴 IMO 특별 회의에서 해당 프레임워크가 채택될 경우, 미국이 관세 인상, 비자 제한, 항만 비용 부과 등의 보복 조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은 동맹국과 파트너 국가들에게도 동일한 조치를 제안할 계획이라고 언급했지만, 구체적인 외교적 협의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습니다.

네덜란드 인프라수자원관리부 관계자는, 미국 대표로부터 넷제로 프레임워크를 지지할 경우 관세를 포함한 보복 조치가 뒤따를 수 있다는 구두 경고를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이 이와 유사한 경고를 어떤 다른 IMO 회원국들에게 전달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IMO는 지난 4월, 탄소 배출 기준을 위반하는 선박에 수수료를 부과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한 초안 협정을 승인했습니다. 해당 초안은 63개국이 찬성하고, 16개국이 반대했으며, 24개국이 기권했습니다.

하지만 최종 채택을 위해서는 과반수 찬성이 필요하며, 기권이 늘어날 경우 승인 가능성은 불투명해질 수 있습니다.

런던에 본부를 둔 IMO는 176개 회원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국제 해운의 안전과 보안, 해양 오염 방지를 위한 규제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해운은 전 세계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의 약 3%를 차지하며, 세계 무역의 약 90%가 해상 운송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IMO는 이러한 해운 부문의 배출을 줄이기 위해 탈탄소화 메커니즘을 도입하고 있으며, 이번 넷제로 프레임워크는 그 핵심 축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해당 프레임워크가 해운 산업에 과도한 부담을 주며, 실질적인 배출 감축 효과도 미미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미국 고위 무역·에너지·교통 당국자들은 성명을 통해 “IMO가 논의 중인 이번 제안은 명백히 거부한다“며, “우리 국민, 에너지 공급자, 해운업체와 그 고객, 관광객들의 비용을 증가시키는 어떤 조치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ING의 수석 부문 경제학자 리코 루만은 미국의 반대 입장이 글로벌 기후 전략의 시행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 프레임워크는 올바른 방향의 중요한 단계이며,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보복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인해, 일부 국가들이 최종 표결에서 입장을 바꿀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비영리 단체 Transport & Environment의 IMO 정책 매니저 알리 쇼는 “이번 행동은 지난 4월 미국이 취한 입장의 연장선일 뿐”이라며, “미국의 압력 전술은 실패했으며, 넷제로 프레임워크는 다수 회원국의 지지를 받아 초안이 승인되었고, 업계 내부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IMO 대변인 역시 “10월 예정된 IMO 회의는 채택 과정에 앞서 회원국들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적절한 논의의 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미국의 반대 여파로 인해, 유럽에서 이미 시행 중인 배출권 거래제, 퓨얼EU마린타임(FuelEU Maritime), 발트해 및 지중해와 같은 특정 배출 제한 해역처럼, 전 세계적으로 연료 규제가 지역 단위로 단편화되는 ‘패치워크 현상’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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