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밀 수확, 태양 가려야 지킨다?…‘SAI 실험’에 주목하는 인도 농업

기후변화 적응수단으로 SAI 기술의 농업적 잠재력은?

올해 1월 발행한 미국 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성층권 에어로졸 주입(SAI) 기술이 중간 수준의 기후변화 시나리오에서 인도 일부 지역의 비관개 쌀과 밀 수확량 감소를 완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확인됐습니다.

특히 비관개 밀은 SAI의 온도 조절 및 강수 증가 효과로 인해 가장 큰 혜택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인도 전역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생산 증가는 관측되지 않아, SAI는 보조적 기후 개입 전략으로서 추가 검토와 연구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기후변화 적응수단으로 SAI 기술의 농업적 잠재력은?

기후변화는 전 세계 농업 생산성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열대 및 중위도 지역에서는 비료와 농약 등 기술적 진보에도 불구하고 생산성 증가율이 점차 둔화되고 있습니다. 현재의 기후 정책이 유지될 경우, 2100년까지 지구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 대비 2.9°C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며, 이는 파리협정의 1.5°C 제한 목표를 크게 초과하는 수치입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과학계는 다양한 기후 개입 전략을 모색해 왔으며, 그중 하나가 바로 성층권 에어로졸 주입(SAI) 기술입니다. SAI는 성층권에 황산염 에어로졸을 분사해 태양 복사의 일부를 반사시키는 방식으로, 대규모 화산 폭발 이후 지구 기온이 일시적으로 낮아졌던 현상에서 착안한 기술입니다.

본 연구에서는 중간 배출 시나리오인 SSP2-4.5를 기반으로, 지구 평균 온도를 산업화 이전 대비 1.5°C 상승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설계된 ARISE-SAI-1.5 실험 데이터를 활용했습니다.

연구팀은 이 시뮬레이션을 바탕으로 SAI가 인도 내 쌀과 밀 생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습니다. 인도는 약 1억 7천만 헥타르의 경작지를 보유하고 있으며, 전체 노동력의 45%가 농업에 종사하는 등 식량 생산에 크게 의존하는 국가입니다. 쌀, 밀, 사탕수수 등 주요 작물의 세계 2위 생산국이자, 세계 최대의 콩류 생산국이라는 점에서 인도는 기후 변화에 따른 농업 피해에 매우 민감한 지역입니다.

ARISE-SAI-1.5 시뮬레이션 결과, 비관개 밀과 쌀은 일부 지역에서 SAI 적용 시 수확량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특히 북부 지역의 비관개 밀은 겨울과 봄철 기온 상승이 억제되고, 강수량이 늘어난 덕분에 가장 큰 수혜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관개 작물에서는 유의미한 변화가 거의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쌀의 경우, SSP2-4.5 시나리오에서는 고온 극한 현상이 생육기 전반에 걸쳐 빈번해지고 몬순 지연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그러나 SAI가 적용되면 몬순 강우량이 대체로 유지되어, 북동부 및 북서부 일부 지역에서는 비관개 쌀 수확량이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다만, 남서부 인도 등 일부 지역에서는 오히려 수확량이 감소하는 등, SAI의 농업적 효과가 지역별로 다르게 나타나는 한계도 확인됐습니다.

연구팀은 또한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적응 전략으로, 파종 시기 조정의 효과도 함께 분석했습니다. SSP2-4.5 시나리오에서는 농민들이 전통적인 기후 패턴을 고려해 파종을 1~2주, 혹은 최대 2개월까지 늦춰야 할 가능성이 있는 반면, SAI가 적용되면 이러한 조정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인도 북부 및 동부 지역에서는 조기 파종 시 기온 상승을 피하기 어려운 반면, SAI는 이러한 불리한 조건을 완화해 파종 시기의 유연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습니다.

 

실제 폭염·홍수 속 인도는 이미 식량위기에 진입 중

이 같은 연구 결과는 현실에서도 그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24년 인도는 기록적 폭염과 잦은 몬순 지연, 대홍수로 전국적으로 쌀 수확에 큰 피해를 겪었습니다. 현지 농민들 사이에서도 예측 불가한 강우와 온도 변화로 파종·수확 일정에 혼란이 커져 피해가 점점 확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내에서도 기후변화의 농업 피해가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2023년 폭염·태풍 등 이상기후 영향으로 전국 쌀 생산량은 전년 대비 약 5% 감소한 660만 톤을 기록했습니다. 1등급 쌀 비율도 60%에 그치는 등 고온 현상과 잦은 재해로 등숙률, 쌀알 무게 및 품질이 전반적으로 낮아지고 있습니다.

비록 평균기온 1℃ 상승 시 수확량 증가 효과도 있으나, 폭염·홍수 등 극단적 기후변화는 오히려 벼 품질 약화와 수확량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현실을 고려할 때, 기후변화로 인한 식량안보 위협에 대비해 많은 국가들이 지구공학 기술 연구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번 연구는 앞으로 기후적응 시대에 중요한 선택지 중 하나로 검토될 수 있는 미래 수단을 제시했다는 평가입니다.

다만 연구진은 SAI 기술이 기후 위기의 완전한 해법은 아니라고 경고했습니다. 이 기술이 중단될 경우 급격한 기온 상승과 자외선 증가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마지막에 SAI가 식량 안보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을 파악하기 위한 후속 연구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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